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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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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 자유로운 연방광장의 아이들 장미정원에서 내려오니 베른에서의 일정도 막바지로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웬만한 볼거리들은 오면서 다 둘러봐 돌아가면서는 크게 봐야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드니 좀 섭섭하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아레강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시청이라 하면 빡빡한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야 하는데 너무 조용하다. '건물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는데 저 멀리 한 남학생이 앉아 시청사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안하게도 내가 그의 시야를 가렸구나. 그도 내 마음과 비슷했나 보다. 그림으로 담을만큼... 그 재주가 없어 그냥 돌아와야 하는 내가 쬐금 아쉽다. 나도 310님(이웃블로거: factory310.tistory.com)처럼 멋진 재주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돌아오는 길에선 마르크트 거리와 크람거리를..
[베른] 유네스코가 반한 풍경 베른의 저 끝까지 달려가기!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길 끝까지 가면 아레강이 만든 U자 곡선의 가운데를 지나 장미공원에 이르게 된다. 장미로 가득한 언덕 공원에서 베른을 느끼기 위해 그곳을 향해 갔다. 목적지는 저만치 보이는데 중간중간 내 발길을 잡는 것들이 있다. 알프스의 대표적인 산들을 3개나 품고있다고 하더니 그래서인가. 흐르는 강물의 색도 빙하가 녹아 나타난다는 그런 옥빛을 지녔다. 하지만 옥빛보다 더 놀라운 것은 엄청나게 풍부한 수량과 빠르게 흐르고 있는 강물이다.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을 자주 들어서인가? 아니면 점점 말라가고 있는 지구에 대한 걱정이 컸었나? 예전엔 철철 넘치던 계곡의 물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되면서 이렇게 생명력 있고 씩씩하게 흐르고 있는 강물을 보니 너무 반갑게 느껴진다. ..
[베른] 스위스 최대규모의 고딕성당, 베른 대성당(뮌스터) 스위스에 도착해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만날 수 있었던 고딕양식의 성당은 아직 보지 못했다. 높이 솟은 첨탑은 있어도 그 모양이 달라 '스위스의 교회'하면 떠올릴 수 있는 그들만의 특별한 모양을 내 기억속에 만들어뒀었다. 하기야 내가 스위스를 얼마나 안다고 이런 소리를 하랴. 그래도 처음은 처음인지라 옛친구를 만난듯 대성당을 향해 달려갔다. 역시 고딕양식은 난해하다. 보기도 힘들고, 보고 이해하기도 힘들고, 맘에 담기도 힘들다. 어차피 한 컷에 담기는 포기했다. 그러면 그럴 수록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것을 이미 익숙하게 경험했던터라 그냥 되는대로 찍어봤는데 나름 맘에 든다. 성당에서 제일 높은 저 첨탑은 땅에서 딱 100m되는 높이라 한다. 가로로 보아도 긴거리인 100m를 세로로 세웠다니... 아무 상관이..
[베른] 마르크트 거리에서 만난 아인슈타인의 흔적 베른의 메인거리는 알파벳 U자의 중앙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슈피탈 거리, 마르크트 거리, 크람거리이다. 이들은 하나의 길을 따라 가지만 그 이름은 구간에 따라 다르게 불린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마르크트 거리로 상설 시장이 열리던 감옥탑에서 시계탑까지 이어지는 300m 길이의 거리이다. 베른의 상징인 곰돌이로 장식한 트램이 장난감 기차처럼 지나다니고 거리 중앙은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분수대가 스위스를 상징하는 테마파크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베른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사랑받고 있는 시계탑이다. 문득 프라하 구시청사에 있는 오를로이 천문시계가 떠오르기도 한다. 유명세야 오를로이 천문시계가 더 크겠지만 역사로는 베른의 시계탑이 아버지 뻘이다. 방어탑인 동시에 성곽의 출입구..
[베른] 베렌광장에 펼쳐진 열린 장터 모습 루체른 구시가지에서 빼놓은 몇 군데를 둘러보고 난 뒤 일행과 헤어져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가며 스위스의 풍경에 서서히 취해간다. 아무리 찍는대로 엽서고, 달력이라 하지만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시쳇말로 레알 스위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만 한다. 당장 내려 손을 대면 손 끝에 전해질 스위스인데 꿈이고, 허상인 것만 같다. 베른(Bern) 스위스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베른은 명실공히 스위스의 수도이다. 외유내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베른은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흔히들 생각하는 북적북적하고 혼잡한 수도의 모습이 아니라 더 매력적인 것 같다. 1911년 군사요새로 만든 곳이지만..
[루체른] 호프교회 보고, 스위스 용병의 넋을 기리러 간다. 스위스에서의 3번째 날, 오늘은 기차타고 놀러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도시락 싸가지고(oh~ no!), 사가지고(OK!!) 베른으로 가는 날이다. 어제 하루 셋이서 함께한 시간에 푹~ 빠진 나머지 아침에 살짝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서로가 원하는 바가 달라 오늘 하루는 각자가 원하는 곳으로 향하기로 했다. 어제 못다본 호프교회를 들렀다가 서로 원하는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내겐 이른 아침인데 백조떼는 말짱한 정신으로 루체른호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니기에 눈이 많이 가기도 했지만 그 하는 짓이 웃겨 눈길을 빼앗기도 한다. 사람을 위해 만들어 놓은 인도인지, 백조들이 오가는 조도(鳥道)에 사람이 끼어든건지 헷갈리게 만든다. 지들이 이곳의 주인인양 고개를 빳빳이 들고 ..
[루체른] 캔버스가 되어버린 스위스 작은마을 퐁듀와 함께 모든 의지가 날아가버린 것 같다. 가야 할 목적지를 잃은 것이다. 생각 외로 빨리 문을 닫는 루체른의 패턴(심지어 대형마트도 문을 닫았다)으로 갈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똑같은 길만 몇 번을 생각없이 돌아다닌다. 무슨 방황하는 청소년도 아니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 이렇게나 헤매다니... 비록 문닫힌 상점이지만 그래도 스위스 전통을 담은 장식품들이 간간히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들어가 볼 수도 없어 성냥팔이 소녀처럼 유리창을 사이로 두고 침만 꿀꺽꿀꺽 삼킨다. 스위스의 상징? 시계하면 스위스, 옛날엔 스위스에 오면 장인의 땀이 스며있는 시계하나 사가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것도 쉽지 않네. 괜찮다 싶은건 너무 비싸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동네에서도 살 수 있는 것들이고... 역시 우리는 ..
[루체른] 꽃다리 밟으며 백조의 호수를 지난다. 리기산에서 내려와 루체른에 도착하니 오후 6시이다. 아무래도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긴 아쉬워 루체른 시가지를 제대로 한번 둘러보자면서 구시가지를 향해 거닐기 시작했다. 걸어다니다가 적당한 곳이 있으면 저녁식사까지, 어제의 컵라면을 생각하면서 오늘은 근사하게 먹어보자면서 본토 퐁듀를 저녁식사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쿵짝이 잘 맞는지 한 친구가 이곳에서 유명한 퐁듀집을 하나 알아왔다면서 수첩을 펼친다. '오호~ 드디어 퐁듀를 먹어보는구나.' 기대가 가득하니 발걸음도 가벼워지는 듯 하다. 구시가지의 시작은 카펠교에서 부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열심히 카펠교로 가고 있는데 중학교 고학년? 아님 고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남학생 둘이 강 아래로 내려갔다 올라갔다 정신없다. 무슨 일인가 싶어 궁금하기도..
[리기산] 알프스 자락에서 걷기여행의 매력에 빠지다. 여기를 봐도 산, 저기를 봐도 산... 사방이 산이다. 8월 초, 한여름에 보는 산의 모습이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한다. 알프스의 산은 언제나 하얀 눈으로 덮여있는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푸른 산도 있구나 싶다. 저 멀리 하얀 눈에 덮인 산이 원래 내가 원했던 풍경이지만 지금은 리기의 모습에 푹~ 빠져버렸다. 굳이 흰 눈이 아니어도 좋다. 이 곳에 빠져 있을 수만 있다면... 아무리 좋아도 이 곳에서 살 순 없지 않는가. 한번에 내려오기가 아쉬워 조금 걸어보기로 했다. 우리를 앞서가던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에게 눈길이 간다. 머리가 허연 호호 할머니, 호호 할아버진데 걸어가시려나 보다. 느릿느릿 속도는 나지 않지만 두 손 꼭 잡고 내려가는 모습에 사랑의 향기가 젖어 있다. 그 향기 흐트릴까봐..
[리기산] 기차를 타고 올라간 하늘엔 이런 세상이 있었다. 높이1,752m의 리기쿨룸, 기차를 타고 올라오긴 했지만 나는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와 있다. 비행기를 탄 것을 뺀다면 적어도 이 순간은 내 인생에 있어서 역사적인 날이다. 등산을 즐겨라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편은 아니라 기회가 되면 산으로 향하고, 또 객기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하면 끝을 보는게 내 등산 스타일이다. 지금까지 내가 오른 산 중에 가장 높은 산이 소백산이었으니 산에 대해 특별하게 이야기할 처지가 못된다. 지리산보다 조금 낮고, 설악산보다는 조금 더 높은 곳이 리기산이다. 구름을 헤치고 올라오는 사람들의 무리와 기차들의 혼잡함 속에서 혼자만의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새어나오면 부끄러우니 철저히 맘 속으로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니 일단 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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