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스위스(Switzerland)

[베른] 자유로운 연방광장의 아이들

728x90


 

 

장미정원에서 내려오니 베른에서의 일정도 막바지로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웬만한 볼거리들은 오면서 다 둘러봐 돌아가면서는 크게 봐야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드니 좀 섭섭하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아레강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베른 시청사>

 


시청이라 하면 빡빡한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야 하는데 너무 조용하다. '건물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는데 저 멀리 한 남학생이 앉아 시청사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안하게도 내가 그의 시야를 가렸구나. 그도 내 마음과 비슷했나 보다. 그림으로 담을만큼... 그 재주가 없어 그냥 돌아와야 하는 내가 쬐금 아쉽다. 나도 310님(이웃블로거: factory310.tistory.com)처럼 멋진 재주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돌아오는 길에선 마르크트 거리와 크람거리를 살짝 벗어나 옆길로 넘어왔는데 메인거리와는 다른 모습의 베른이 보인다. 메인거리는 북적한 다운타운답게 고층건물(그래야 5층정도가 다지만)이 들어서있었는데 옆으로 비켜서니 단층 또는 복층 건물들이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카지노도 보이고, 명품샵도 보이고... 아이쇼핑~ 아니, 윈도우쇼핑만 실컷 한다.

 

<연방광장(Bundes Platz)>

 

저 멀리서 새까만 점으로 가득한 광장이 보인다. 그 점이 뭘까 싶어 다가갔더니 세상에~ 사람들이다. 이렇게 땅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 이탈리아의 광장들이 생각난다. 이탈리아에선 흔했던 모습인데 스위스에선 그리 자주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대신에 푸른 잔디 위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많이 볼 수 있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광장의 모습이 생각보다 훨씬 더 넓다.


 


 

이곳 연방광장은 베른 뿐만 아니라 스위스 전체의 상징으로도 일컬어지는 곳이란다. 하긴, 스위스의 수도가 베른이니 당연지사겠지. 이곳은 100년 넘게 스위스 정치의 중심지로 자리했으며, 지금은 공연이나 음악회 등이 자주 열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 해외귀빈을 접대할 때도 빠지지 않는 곳이란다. 18세기에 재건되었는데 지금의 모습이 그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하니 당시로는 꽤 세련된 모습을 갖췄겠다 싶다. 2003년~2004년에 800만 스위스 프랑을 들여 수리하면서 좀 더 멋진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연방광장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높이 솟아오르는 분수다. 과거에 세웠던 분수와는 다른 형태로 3600장의 자연석 타일 사이로 26개의 분수가 4m높이까지 솟아오른다. 이른바 춤추는 물이라고 보이는 이곳은 아이들이 놀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 되었다. 

 

 

 

 


 

야경이 멋있어서 밤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데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 나즈막히 깔려 있는 분수의 물들이 어느 순간 솟아오르면서 바닥에 앉아있던 아이들이 순식간에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우리 동네에서도 길거리 분수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지만 이곳은 언뜻 봐서는 분수인지, 수영장인지 분간할 수 없는 모습이다. 아예 수영복을 입고 노는 아이들도 있고, 심지어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물 속에서 노는 아이들도 보인다. 맨 앞의 소녀는 본의 아니게 찍힌 모습이라 살짝 모자이크. ^^;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너무 신나게 논다. 아이도, 엄마도, 다른 어른들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들 맘가는대로 놀고, 쉬고 있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이 광장 상당히 매력있다.

 

 

 

<연방의사당>


 

우리로 본다면 국회의사당이라 할 수 있는 곳으로 1902년에 완성되었다. 연방광장과 아레강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국회의사당이라 하면 그 위엄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무거운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건물 자체는 위엄을 지니면서도 그 앞의 광장은 너무나 시민들과 가까이 접해 있다.
실내엔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실내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고 한다. 특히 천정의 스테인드 글라스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이라고 하니 담번엔 한번 들어가봐야 겠다. 이 건물에 깃발이 꽂히면 의회가 열리고 있다는 뜻이며 의회의 모습은 갤러리에서 시민들이 살펴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단다.

<베른역 앞 성당>

 


 

베른역 앞에 있는 성당인데 베른에 도착할 땐 미사 중이라 둘러볼 수 없었고, 돌아오는 길에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 잠시 들렀다 나온다. 그저 지나치지 못하는 내 단점이자 장점이 이곳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아~ 베른도 이제 안녕이구나.

 

 

 

<루체른 시민공원>

 

루체른에 도착하니 저녁무렵 즈음 되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직 공원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호수가 인접해있어 수영을 하기도 하고, 물에서 나와 쉬면서 일광욕을 하기도 한다. 삶 가까이에 자연이 접해있으니 이렇게 좋은데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을까. 나도 내 인생여정의 어딘가엔 이렇게 자연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반응형

인스타그램 구독 facebook구독 트위터 구독 email보내기 브런치 구독

colorful png from pngtree.com/

DNS server, DNS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