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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시코쿠(四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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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쓰 중앙 상점가(마루가메쵸)의 먹거리타운 헤집기 '다카마쓰'라는 단어 만으로 떠오를 수 있는 연관 검색어, 우동, 예술의 섬, 나오시마, 쿠사마 야요이, 안도 타다오... 이런 유명한 이름들을 모두 내려놓고, 발 길가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뜻밖의 횡재를 하는 날이 있다. 다카마쓰에서의 먹거리는 우동으로 시작해서 우동으로 끝나는 것 같다. 호텔조식 조차도 우동이니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이즈음되면 아무리 명성이 자자한 사누키 우동이라 하더라도 조금은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약간의 일탈을 해보기로 했다. 일본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로 손꼽히는 다카마츠 중앙 상점가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작은 구멍가게 부터 으리으리한 명품샵까지 하나의 구슬이 되어 엮여 있다. 세계의 먹거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고, 고급 음식점과 간단한 셀프 음식점까지 한번에 만날 ..
다카마쓰 골목길에서 만난 아기자기 소품샵(기타하마 아리) 남아있는 다카마쓰에서의 시간을 그냥 걸으며 보내고 싶었다. 바쁘게 움직인 여행의 시간에서 한번 정도는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좋을테니까 말이다. 일본의 도시들을 둘러보면서 몇 개의 성을 둘러보았지만 다카마쓰 성은 일본 내 3대 수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질만큼 아주 작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그런 곳이었다. 몇 편의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됐다는 말에 살짝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도시 걷기에 충실하기로 했다. 지금 한창 재건사업이 진행 중이니 다음에 찾을 땐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여행에서 만나는 작은 기쁨~ 도시관광버스, 100엔으로 얻을 수 있는 큰 기쁨이다. 이 역시 지금의 걷기 여행에선 그냥 구경거리일뿐... 짧은 시간이지만 걷기여행을 자처한 이유는 일본 소..
죽은 도시에 새생명을 불어넣은 나오시마 집프로젝트 나오시마의 이름난 볼거리들을 마다하고 집프로젝트(家 プロジェクト)를 찾은 것은 건축가 동생과 동행했다는 이유도 크지만 "지역사회 살리기"의 대표 사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곳을 지척에 두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채웠기 때문이다. 집프로젝트는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베네세사와 일본의 유명 건축가, 예술가들이 합심하여 만든 재생예술구역이다. 총 7개의 가옥으로 구성된 집프로젝트는 예전에 사용하던 오래된 주택에 현대적 미를 가미하여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예술품이 되었다. 한정된 시간에 나오시마를 여행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쵸영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의 대중교통을 생각하면 나오시마 교통비는 상당히 착한 편이다(부담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나오시마 항구에서 5분 이내에 만날 수 있는 여행 포인트(미야노우라 지구) 나오시마는 2곳의 항구가 있지만 다카마쓰에서 훼리를 타면 미야노우라항을 접하게 된다. 항구에 내려선 사람들은 한결같이 항구 저편에 있는 베네세하우스나 지중미술관으로 향하지만 항구주변만 잘 살피더라도 아쉬움이 없는 나오시마 여행이 될 수 있다. 일본여행의 참 재미는 작은 골목길에서 시작되니 말이다. 나오시마의 지중미술관, 이우환미술관, 베넷세하우스가 1차적 목적지라 하더라도 빠짐없이 발길이 향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나오시마 센토 아이러브유(直島銭湯 I♡湯)다. 이름도 다채로운 온천들이 지도 곳곳에 가득한 일본에서 동네 목욕탕이라는 시시한 이름이 명소가 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보고 간 사진들에 비해 작은 규모에 깜짝 놀란 것이 I♡湯와의 첫 대면이었다. 작년(2013년)..
나오시마(直島)에서 즐기는 소소한 여행법 아직은 잠들어 있는 다카마쓰. 다카마쓰에서의 마지막 날, 내 여행시계는 어김없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이런 내맘을 알 턱이 없는 바다는 고요하기 그지없다. 솟아오르는 조급함을 억누르며 아침을 여는 고동소리를 기다려 나오시마로 향한다. 다카마쓰 여행에서 1번으로 꼽아도 아쉽지 않을 나오시마를 고작 반나절 밖에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지만 섬 전체가 쉼에 빠져버리는 월요일에 이곳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집으로 향하기 전 잠깐의 스침을 위해 왕복 두 시간을 바다 위에 뿌리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다음에 만날 나오시마는 최소한 1박 2일이라며 되뇌이면서... 다카마쓰 일대 바다는 우리네 남해처럼 다도해다. 항구에서 한 눈에 보이는 섬들부터 보이지 않는 섬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섬들이 환상적인 ..
시코쿠 전통가옥의 어울림, 시코쿠 마을(시코쿠무라, 四国村) 월요일이면 여행자의 시계는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다. 그 시계가 마음과 맞아떨어지면 금상첨화겠지만 짧은 여행에선 그 무거움이 여간 야속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야속함 속에서 빛나는 보석을 찾아내는 것 또한 여행이 가진 특별한 묘미다. 잠든 나오시마를 두고 선택한 시코쿠무라(四国村)는 우리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되어 주었다. 다카마쓰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6km) 시코쿠무라를 찾기 위해선 전철을 타고 야시마역(고토히라선)으로 향해야 한다. 철컥거리는 전차는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세련되지 못한 투박함이 오히려 편안함을 줄 때가 있다. 정거장 마다 오르내리며 승차권을 확인하는 기장의 모습도 미소를 머금게 하는 풍경이다. 야시마역(고토히라선)에 내려서면 야시마산 정상의 전망대까지 가는 셔..
자연을 닮으려는 손길이 만든 특별 명승지, 리쓰린 공원(栗林公園) 리쓰린 공원(栗林公園)은 자타공인 시코쿠 여행에서 빠져서는 안될 여행지로 꼽힌다. 일본에서 지정한 국가 특별 명승지일 뿐만 아니라 미슐랭(Michelin) 가이드 그린버전(Green Guides)에서 최고 등급인 ★★★("일부러 여행할 가치가 있다")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여행자의 선호에 따라 천차만별의 평가를 받는게 여행지의 운명이겠지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행지도 있기 마련, 미슐랭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일부러 여행할 가치"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시코쿠에 왔다면 꼭 한번은 둘러볼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입구에서 휠체어나 유모차를 대여할 수 있다. 국가 명승지라는 특별한 이름은 보기에 아름답다고만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리쓰린 공원의 역사와 더불어 일본식 정원의 특징, 식물과 돌이 현재의..
잠시만요, 사누키 우동 한그릇 드시고 가실께요~ 온전히 여행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하루, 그 하루의 시작을 "우동(うどん)"으로 열었다. 가가와 현(香川県)을 대표하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으뜸이 될 "사누키 우동(讃岐うどん)"은 가가와 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우동으로 알려져 있다. 가가와현은 "우동 현"이라는 공식 명칭까지 가지고 있다. 오죽하면 "우동버스", "우동택시"까지 운행을 하겠는가. 우동버스의 반나절 코스 노선을 따라 사누키 우동에 푹~ 빠져보기로 했다. ▲ 우동버스 정류장 ▲ 우동버스 명찰 과연 어떤 맛이기에 하루키 마저도 극찬했을까. [하루키의 여행법]에서 그는 가가와 현의 셀 수 없이 많은 우동집에 놀랐다고 고백한다. 일본에서 가장 작은 규모인 가가와 현에 있는 우동집의 숫자가 800개를 넘는다고 한다. 도쿄에 ..
바다 위 춤추는 야경, 다카마쓰와의 첫인사 시험지 채점, 학기말 성적처리, 성탄행사, 묵은 한 해의 정리 등등... 12월은 언제나 바쁜 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었던 기회! 여행 후 쓰나미처럼 다가올 일들이 빤히 보임에도 다카마쓰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 나를 불렀고, 사누키 우동면발이 손짓하는 듯 했다. 그렇게 다카마쓰가 내게 말을 걸었다. 아침 일찍부터 몇 가지 일을 해치우느라 끼니를 때울 겨를 조차 없었다. 겨우 먼저 공항으로 향한 동생이 사둔 샌드위치로 배를 채웠는데 아뿔싸... 아시아나 기내식도 차가운 샌드위치였다. 짧은 구간에 기내식까지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심 따뜻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요깃거리를 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약간은 실망이다. 1시간 30분의 비행을 끝내고 가가와현 다카마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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