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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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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만난 몇 가지 혼자 다니는 여행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첫 번째는 식사시간이다.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데 혼자 먹는 식사가 그리 익숙하지 않다. 몇 년전 매주 서울에 올라가 교육을 들으면서 꽤 숙달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낯설은 환경이라 그런지 첫 시도가 쉽지 않다. 딱히 끌리는 것도 없고,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없어 고민하다가 제대로 된 여행을 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먹을 만한 것을 찾는다. 하지만 쉽지 않다. 이탈리아에서 보름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거의 대부분의 점심은 사먹어야 했다. 그 때마다 내가 찾은 것은 조각 피자와 파니니였다. 주문하기도 편하고, 가격도 싸고(사실 이게 젤로 컸다), 먹으면서 다닐 수도 있고... 그러면서 혼자 먹는 식사에 익숙해지면서 '어! 이렇게 혼자 먹으며 다녀도 괜찮은데?..
[밀라노] 화려한 밀라노를 대변하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 점심시간이 거의 가까워진다. 점심시간을 즈음해서 문을 닫는 곳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 제약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찾았다. 1865년부터 시작해 13년이 걸려 완공된 이곳은 아케이드 양식의 종합 쇼핑몰이다. 카페, 레스토랑, 부티크 등이 화려하게 배치되어 있다. 400년 동안 지은 두오모 옆에 있으니 13년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갈레리아의 크기도 만만치 않다. 한쪽 끝은 두오모 광장으로, 한쪽 끝은 피아차 델라 스칼라(스칼라 광장)와 접해 있고, 길게 뻗은 통로는 200m에 달한다. 갈레리아를 들어오면 밀라노가 화려한 패션의 도시임을 뼈 속 깊이까지 느낄 수 있다. 밀라노의 응접실이라는 뜻이 담긴 '일살로토 디 밀라노'라고 불리기도 한다. 밀라노에서 격조를 갖추고..
[밀라노] 스카이 베가와 함께보는 밀라노 City view!(두오모 지붕에서) 두오모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고 나서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두오모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본당을 나와서 살짝 옆으로 돌아가면 된다. 올라가는 방법은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걸어올라가는 방법이 있지만 괜한 치기로 걸어가기로 한다. 장장 254개의 계단을 밟고 올라서서 말이다. 힘들기도 하지만 한명이 겨우 지나갈 듯한 좁은 통로를 따라가자니 답답하기도 하다. 그나마 지칠 때쯤이면 나타나는 손톱만한 창이 있어 다시 힘을 낸다. 사방이 꽉 막힌 감옥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빛이 사람에게 주는 점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낀다. 두오모 지붕을 오르는 요금: 5 Euro(엘리베이터를 이용할 경우 8 Euro) 한참 꽉 막힌 통로를 따라 올라가니 탁 트인 외부로 연결된다. 지금부터는 하늘을 보며 올라갈 수 ..
[밀라노] 대성당의 시대? 거대한 밀라노 두오모 두모오(Duomo) 높이 157m, 너비 92m, 135개의 첨탑, 2245점의 조각상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고딕양식 교회. 숫자놀음만으로 충분히 놀랄만하다. 밀라노 시내 중심에 위치한 두오모는 1387년 잔 갈레아초 비스콘티의 예술진흥정책에 따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꼬모 지역의 건축가들의 참여로 건설이 시작되어 500년간 지속되었다. 지금까지도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아직 'ing'라고 해도 될 듯 하다.전체적인 건축양식은 고딕양식이지만 두오모 정면에는 르네상스, 신고전주의 양식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500년의 오랜 건설기간에도 불구하고 초기 설계와 크게 다를바 없이 건설되었으며 시대 흐름을 담고 있는 많은 예술품들이 건물과 완벽한 어울림을 자랑한다. 세부적 건설내용은 17..
[밀라노] 스포르체스코 성(Castello Sforzesco)으로 보는 밀라노의 과거 밀라노는 이탈리아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초현대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그래서 밀라노 시내를 오가며 보게되는 건축물 뿐만 아니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미지, 이들이 서로 어우러져 나타내는 분위기 등은 이탈리아의 많은 도시들과 다르게 아주 세련된 모습을 띤다. 그렇다고 해서 밀라노가 현대에 와서 어느 순간 만들어진 도시는 아니지 않는가. 이 곳에서 과거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스포르체스코 성이다. 빛바랜 붉은 벽돌이 나이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하지만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높은 기상은 수그러지지 않는다. 우뚝 솟아오른 첨탑은 역사 속에서 호령했을 당시 영주의 넋을 보여주는 듯 하다. 입구에 소개되고 있는 안내 게시판이다. 지금은 신식 건물들이 들어선 다운타운이 되었..
[밀라노] 춤추는 스포르체스코 성(Castello Sforzesco) 가끔은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숨 쉬고 있는 것 같다.
[밀라노] 밀라노에서 만나는 파리(Paris)의 흔적 이탈리아. 유럽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지만 나는 세번째 유럽에서 이탈리아를 만났다. 맛있는 음식, 좋은 옷을 제일 먼저 챙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꽁꽁 숨겨두었다가 맨나중에 꺼내드는 사람이 있다. 나는 완벽한 후자에 속한다. 이런 내모습이 조금 어리석어 보인다는 느낌이 들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다. 꼭 가야할 곳이고,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조금은 남겨두고 싶은 그런 곳이 이탈리아였다.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한 내가 무엇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알 수 없지만 나도 드디어 이탈리아에 발도장을 찍었다. 이탈리아를 기웃한 것은 년초에 이탈리아 사진으로 장식된 다이어리를 사면서이다. 물론 그 다짐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가느냐, 못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꼭 가야할 ..
현대카드 에어라운지(인천공항) 이용 트레비(Travie)에서 예상치 못했던 유레일패스를 받아들고 구름에 올라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행복감이 사라질까 두려워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 꼭꼭 숨겨두고 생각만 하면서 즐거워했다. 꼭 논밭에 돈항아리를 묻어두고 혼자 웃음짓는 어리석은 부자처럼 말이다. 분명 이유없이 실실 웃어대는 나를 보며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했을게다. 실없는 넘!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즐거움은 '과연 가능할까'하는 생각으로 잠식되어 갔다. 만화를 보면 화난 사람 얼굴이 붉은색으로 퍼져나가는 것처럼 내 머리 속에서 작게 시작한 걱정이 어느샌가 내 생각, 내 마음에 한 가득해졌다. 그 때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못해 '쿵!'하고 떨어지기를 몇 번, 결국 '일단 질러 보자'라고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둘째가라면 서러울만..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어떤 매력을 가졌을까요? 이탈리아와 스위스 여행, 지금까지 떠났던 여행 중 가장 길고,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은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크게 준비한 것이 없었기에 그냥 훝어보기 정도가 될 것 같아 기대를 가지면서도 약간의 걱정도 함께 담아 갔었는데요.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느끼고 즐길 수 있을거라 나름대로 합리화를 해가며 이곳 저곳을 활개치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히 깨달았던 점, 이탈리아는 '그냥 떠나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즐비해있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선 그저 '와~ 좋네, 대단하네!'만 연발할 수 밖에 없을 듯 해요. 제가 그러고 돌아왔거든요. ^^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이탈리아는 아무리 벗겨도 완전히 벗겨질 수 없는 양파껍질과 같은 매력을 가진 독특한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돌아오면서..
[로마] 로마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베네치아 광장과 비토리오 엠마누엘라 2세 기념관 이탈리아를 한참 돌아 로마의 베네치아 광장까지 왔다. 참으로 거대한 건물들과 많은 사람들이 가득차 있는 곳이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최고는 단연 로마인 것 같다. 보는 순간 '헉'하며 경탄을 금치 못했던 이곳 베네치아 광장은 생각과는 달리 로마시민들에게 그다지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단다. 이제 겨우 100년이라는 아~주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로마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건물을 꼽으라면 두말없이 로마시민들이 이곳을 꼽는다고 하니 말이다. 그들이야 어쨌든 이곳을 처음 보는 나는 경탄을 금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주변의 콜로세움이나 포로 로마노를 돌아보면서 왜 로마시민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지만... 내일은 스위스로 긴 여정을 떠나는 날. 이제 내 여행도 막바지가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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