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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다니는 여행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첫 번째는 식사시간이다.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데 혼자 먹는 식사가 그리 익숙하지 않다. 몇 년전 매주 서울에 올라가 교육을 들으면서 꽤 숙달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낯설은 환경이라 그런지 첫 시도가 쉽지 않다. 딱히 끌리는 것도 없고,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없어 고민하다가 제대로 된 여행을 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먹을 만한 것을 찾는다. 하지만 쉽지 않다.
이탈리아에서 보름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거의 대부분의 점심은 사먹어야 했다. 그 때마다 내가 찾은 것은 조각 피자와 파니니였다. 주문하기도 편하고, 가격도 싸고(사실 이게 젤로 컸다), 먹으면서 다닐 수도 있고... 그러면서 혼자 먹는 식사에 익숙해지면서 '어! 이렇게 혼자 먹으며 다녀도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는 나도 이탈리안이 된다. 그들 속에 동화되어 어느새 군중들 사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빵조각을 입에 물고 그늘을 찾아 앉는다. 그리고는 여행을 온듯한 사람들을 관찰한다.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것처럼 말이다.
민박에서 나와 첫 걸음을 뗀 뒤 한참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것도 점심때가 되서 식사를 한다는 핑계로 그나마 엉덩이라도 붙일 수 있었다. '느린 여행'을 하고 싶다고 늘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나오면 여느 여행자와 다를바 없이 재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시간을 계산하고, 적어도 오늘 꼭 가봐야하는 곳을 계산하다보면 빠른 걸음에서 넘어서 동동거리며 뛰는 내가 있다. 나는 이렇게 모순덩어리인 존재이다. ㅎㅎ
앉아 두리번거리니 생소한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방송 촬영하는 것 같은데 공영방송은 아닌 것 같고, 뭐 내용도 아무리 뚫어지게 쳐다봐도 전혀 예측도 안된다. 그런데 이 모습을 나처럼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는 친구가 하나 더 있다. 내 옆에 홀로 앉아있던 국적을 알 수 없는 여학생 한명. 눈길이 마주치고 멋쩍어하며 서로 웃음짓는다. 이참에 슬쩍 말을 걸었다. 지도를 내 보이면 이곳을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냐고. 기껏 한다는 말이... 참나, 그녀 또한 이곳이 집이 아니라 지리를 잘 모르겠다고 한다(토리노에서 왔단다). 괜한 질문했다가 더 어색해졌다. 그래도 일어서 그곳을 떠나면서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Good bye~ ^^
그저 스쳐지나가는 곳의 건물들이 다 이모양이다. 그러니 어찌 이탈리아에 사람들이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무슨 건물인진 알 수 없지만 이곳도 멋지다!
무슨 건물인진 알 수 없지만 이곳도 멋지다!
유럽에서 꼭 한번은 보고 싶었던 모습이다. 왠지 유럽은 책과 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 말고도 유럽과 친할 것 같은게 몇 가지 더 있다. 골목길, 길거리 음악가, 맥주... 그러고 보니 파리에서도 고서적 판매대를 봤었구나. 아마도 책을 많이 읽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한번 보고 싶은가 보다. 내가 볼 수 있는 책은 별로 없지만 겉으로는 다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있게 판매다 사이를 걸어다닌다. 결코 지루하지 않는 재밌는 일이다.
이렇게 원치 않았던 것들도 만나게 될 때가 있으니 말이다. 나의 천사, 미카엘~
또 이렇게 만났군요. 이번 여행에서도 나를 지켜줘요!
또 이렇게 만났군요. 이번 여행에서도 나를 지켜줘요!
신식도시에도 아직 고대 유적이 남아있다. 모조리 불사질렀을 것만 같은 화려한 도시에서 만나게 되니 감격이 새롭다. 만약 우리동네였다면 결코 지금까지 저런 모습으로 남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작은 것을 귀이 여길 수 있는 그런 마음이 좋다.
섬뜩하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저 사람은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아직까지도 깜짝깜짝 놀란다. 특히 뚫어지게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을 때는 소름이 끼친다. 금새 눈이 튀어나올 것 같다.
밀라노에는 오토바이가 많다. 그런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아니다. 이탈리아에는 오토바이가 많다. 무지 많다. 그래서 자동차 주차장이 있듯이 오토바이 주차장이 있다. 그것도 칸을 그려놓은 주차장이 말이다. 저렇게 정렬되어 있는 오토바이를 본적이 있는가? 특이함이 나를 놀라게 한다. 아직까지는 놀랄거리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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