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이탈리아(Italy)

[밀라노] 스포르체스코 성(Castello Sforzesco)으로 보는 밀라노의 과거

728x90

<스포르체스코 성과 밀라노 성곽 안내문>

밀라노는 이탈리아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초현대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그래서 밀라노 시내를 오가며 보게되는 건축물 뿐만 아니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미지, 이들이 서로 어우러져 나타내는 분위기 등은 이탈리아의 많은 도시들과 다르게 아주 세련된 모습을 띤다. 그렇다고 해서 밀라노가 현대에 와서 어느 순간 만들어진 도시는 아니지 않는가. 이 곳에서 과거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스포르체스코 성이다. 빛바랜 붉은 벽돌이 나이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하지만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높은 기상은 수그러지지 않는다. 우뚝 솟아오른 첨탑은 역사 속에서 호령했을 당시 영주의 넋을 보여주는 듯 하다.

입구에 소개되고 있는 안내 게시판이다. 지금은 신식 건물들이 들어선 다운타운이 되었지만 그 당시 성곽 내부에 오밀조밀하게 형성되어 있던 삶의 흔적을 볼 수가 있다. 스포르체스코 성이 가장자리에 자리하여 무게를 잡아주고, 중앙에 서 있는 두오모는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스포르체스코 성(Castello Sforzesco)

1368년 밀라노 귀족인 비스콘티(Visconti)가의 거주지(당시에는 '비스콘티 성'이라 불렸다)였으나 1450년대 스포르차(Sforza)가에 의해 개축이 되면서 스포르체스코성이 되었다. 브라만테,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의 거장들이 참여한 이 건물의 개축이 완공된 것은 1466년이다. 그 후 16~17세기에는 스페인인들이 요새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지만 한동안은 방치되어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루카 벨트라미(Luca Beltrami)에 의해 다시 복구되었다. 세계 2차대전 시 또 한번의 아픔을 경험했지만 잘 수리되어 지금의 모습을 지키고 있다. 현재 성은 12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들로 이루어져 있다. 주로 고고학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미켈란젤로가 죽기 3일 전까지 제작했다는 <론다니니의 피에타>가 아닐까 싶다. 그 외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 틴토레토, 벨리니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성의 외곽, 내부 성곽을 둘러볼 때는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술관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입장료: 3유로

두오모에서 온다면 단테거리를 쭉 따라와 막다른 곳을 찾으면 되고, 성의 뒤편에서 온다면 셈피오네 공원을 지나 성문으로 들어오면 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며 폐관 1시간 전,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이후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공작의 뜰(Corte Ducale)>

정문을 통하지 않고 셈피오네 공원을 통해 들어오게 되면 공작의 뜰이라 불리는 작은 정원을 지나게 된다. 프란치스코 스포르차가 성을 완공하면서 자신의 화려한 저택으로 만든 곳이다. 반대편에는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Rocchetta라고 불리는 건물이 있다. 정면에 보이는 아치 아래로 들어가면 오래된 벽화가 남아있다. 형태는 많이 사라졌지만 공들여 만든 것이라는 느낌은 충분히 든다.

<공작의 뜰에 있는 벽화>

 
벽화에 코끼리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Elephant's arcades'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진짜 그래서 일까?


건물 사이사이로 삐쳐나온 푸른 잎들이 오래됨을 느끼게 한다. 생명이 없는 돌덩이에 새생명을 틔우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까. 삐집고 나온다고 고생했을 잎새들을 보니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보다는 '고생했다'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다.


이리저리 깎이고, 부러지고, 흐트러진 석상도 이제는 제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그 자리가 왠지 그리 편치만은 않을 것 같다.


<Piazza delle Armi>

성의 안쪽에는 사각형의 Armi광장이 있다. 양사이드엔 원형으로 생긴 탑이 서 있다. 꽤 넓은 광장으로 과거 이곳은 군인들의 운동장과 행진연습을 하던 곳이란다. 말하자면 우리 군인들의 연병장과 같은 역할을 한 곳이다. 너무 풍경이 좋은 곳에서 한거 아냐? 우리나라 군인들 이런데서 체조하고 구보하면 사기 만땅일텐데...

<St. Giovanni Nepucemo 동상>

Giovannai Nepucemo는 군인들을 보호하는 성인이란다. 군인과 경찰, 다르지만 사회질서를 지킨다는 면에서는 비슷해서 인가. 말을 타고 걸어오는 경찰들의 모습과 이곳이 잘어울리는 것 같다. 사실 저 경찰들은 치안을 살핀다는 측면도 있겠지만 관광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게 더 큰 것 같다. 한번 지나가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고정된다.

<성의 양쪽 끝을 장식한 원탑>

원탑이 양쪽에서 무게를 잡아주니 사각형의 성이 흐트럼없이 우뚝 솟아있는 듯 하다. 양쪽에 자리잡은 원탑은 Torrione dei Carmini, Torrione die Santo spirito라 불린다. 이탈리아에서 여행을 처음 시작하는 날이 월요일이라 제약이 많다. 성 내부도 둘러볼 수 없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항상 이럴 때가 있다. 쉬는 날은 정해져 있고, 여행일자도 정해져 있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여행을 해야하니 여유있게 시간을 조율할 겨를이 없다. 여유가 있는 긴 여행의 경우에는 이것저것 맞춰 쉬어가며 여행할 수 있지만 나처럼 짜여져 있는 여행을 할 때는 감수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당연한 줄 알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사람 맘이 딱딱~ 계산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니까 말이다.

<필라레테 탑(Torre del Filarete)의 앞쪽과 뒤쪽>

성의 정문 가운데 위치한 필라레테 탑이다. 가장 성곽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건물들 가운데에서 가장 웅장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성의 얼굴이다. 이 탑은 1900년대 초에 움베르토 1세 국왕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 Filarete가 디자인 했으며 후에 Luca Beltarmi에 의해 개축되었다. 박물관의 입구도 이 탑 아래에 있다.

이 성의 원래 주인이었던 비스콘티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밀라노 사람들에게 그리 신임을 얻지 못했나 보다. 시민들이 군대를 만들어 영주에게 저항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결국 이 전쟁에서 비스콘티 성이 허물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 성의 이름이 된 스포르체스코는 비스콘티가 마지막 후계자의 사위라고 한다. 그가 이 성을 점령하게 되어 현재 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 복잡한 역사여!

<성 광장(Piazza Castello)>

성 앞에 있다고 이 광장의 이름이 성 광장이다. 그럴듯하게 멋지게 지어도 될텐데 이게 뭐람? 다른 곳들은 이름을 잘도 지었더니만 말이다. 성의 박물관이 쉬는 날이라고 분수도 쉬는가 보다. 그래, 하루쯤은 쉬어라. 분수대 앞에 있는 것은 가리발디(Giuseppe Garibaldi) 조각상이다. 이탈리아에서 가리발디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이탈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거리, 광장, 역... 굉장히 많은 곳이 그의 이름을 따서 이름지어 졌다. 그런데 말이지, 아이러니하게도 가리발디는 프랑스 니스 출신이란다.

<단테거리에서 바라보는 스포르체스코 성 광장>

단테거리에서 일직선상으로 바라보면 가리발디 조각상과 스포르체스코 성이 보인다. 단테거리는 밀라노를 대표하는 쇼핑거리가 시작되는 곳으로 스포르체스코 성과 코르두시오 광장(Piazza Cordusio) 사이에 위치한 거리이다. 아직 그 화려한 쇼핑거리가 보이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점차로 업되는 모습을 보인다.

<코르두시오 광장(Piazza Cordusio)>

단테거리 끝에 다다르면 건물들로 둘러싸인 코르두시오 광장이 나온다. 코르두시오 광장은 6개의 거리(via Dante, via Monte Napoleone, via Meravigli, corso Magenta, corso Vittorio Emanuele, corso Buenos Aires)가 만나 생기는 원형의 광장이다. 버스와 트램 등 너무나 많은 교통시설들이 오가는 중요한 교차점이다. 이곳을 둥글게 만들기 위해서인지 건물의 모퉁이가 뾰족하지 않고 둥글게 만들어져 있다. 그걸 보면 그냥 마구잡이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계획에 의한 건축임을 알 수 있다. 밀라노에서 인상깊었던 거리 중 하나이다.


어디가 도로인지, 어디가 인도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마구 다니다 보면 어느새 도로 위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유적이 많은 이탈리아에는 자가용이 있다고 해서 아무데나 마음대로 오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특히 이런 유적들이 모여있는 구역에는 일반 자가용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다. 주로 대중교통이나 중요한 업무를 위한 차들만이 오가니 상대적으로 도로는 한적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차도임에도 불구하고 편하게 오갈 수 있다. 쉽게 적응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몸에 익게 된다. 그래서 이탈리아엔 오토바이가 무지 많다!
<두오모 광장>

코르두시오 광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밀라노 최대 관광지, 밀라노 랜드마크인 두오모가 보인다. 멀찍이에서 건물 사이로 살찍 삐쳐나온 두오모의 첨탑들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약한 환호성을 내게 된다. 거의 반사적인 반응이다. 상상이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응형

인스타그램 구독 facebook구독 트위터 구독 email보내기 브런치 구독

colorful png from pngtree.com/

DNS server, DNS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