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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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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부산]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거가대로로 거제도가 코 앞에.. 딱 한달 전에 찾은 따뜻한 남쪽동네 통영, 벌써 동백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옷을 겹겹이 껴입고도 춥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움추렸는데 한겹의 옷도 걸치지 않은 조그만 꽃망울은 아무 말도 없이 세상에 발을 내딛었다. 혹시나 사냥꾼에 들켜 사라질까 두려웠는지 어두운 그늘 속에서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망울을 터트린다. 감동으로 한참을 바라보다 나 때문에 놀라 멈춰버릴까 싶어 후다닥 돌아나온다. 동피랑 마을 건너편 해안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남망산 조각공원 깊숙한 곳에 충무공이 계시다. 통영 앞바다를 호령하듯 높은 기개를 자랑하면서 우뚝 솟아 계신다. 광화문에 있는 충무공보다 왜소해 보이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대변하듯 더욱 굳은 결심과 힘을 보여주는 것 같다. ▶ 통영의 다른 관광지: http:/..
[바티칸]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경제적인 바티칸 여행을 한다. 지구상의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정식명칭: 바티칸 시국(La Citta del Vaticano)'이지만 아직까지 바티칸이 이탈리아에 있는 도시 중 하나로 인식하는 사람들을 보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면적(크기)에 따라 나라와 도시를 규정하는 기준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맘 속에 깊이 박혀있나 보다(사실 우리동네도 작은 나라에 속하는데 크게 느끼진 못하는 것 같다). 유럽의 많은 작은 나라들이 면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작을지언정 생활수준이나 문화적 수준이 훨씬 높은 경우가 적지 않은데 말이다. 여튼 나는 세계에서 가장 작다는 그 나라, 내 정신적 지류의 원천이 되는 바티칸으로 향한다. 바티칸 시국(Stato della La Citta del Vaticano) 바티칸은 교황이 거주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 겸재를 간직한 수도원 풍경 주말 피정을 위해 왜관 수도원으로 향했다. 소원했던 우리 사이를 좁히기 위해 하느님이 먼저 내게 손을 내미셨다. 바보 같이 그 손 덥석 잡지도 못하고 팅겨대다가 겨우 그 손 끝을 잡았다. 아~ 벌써 여기 왔었던게 6년 전이구나. 그때와 지금의 모습, 안타깝게도 너무 많이 변해 있다. 지금의 모습도 그리 나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섭섭한 마음이 든다. 피정 중 2시간이 넘는 휴식시간이 주어져 한참 방에서 어슬렁거리다가 겨우 밖으로 나갔다. 돌아나오다 보니 '좀더 일찍 나올걸...'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랬다간 피정보단 다른 것에 더 집착하게 될 것만 같다. 왜관 수도원(정식명칭: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1909년 뮈텔 주교가 베네딕도 수도회를 한국으로 초청하면서 시작되었다. 서울 혜화동 가톨릭 대신학..
[해미성지] 산목숨 그대로 당신께 갑니다. 지난 설연휴 멀리 서해안까지 갔다가 찾게 된 해미성지다. 대구에서 서해안까지 가게되는 무척이나 드문 일이기 때문에 한번 갔을 때 그 지역의 보고 싶은 곳들은 둘러보고 와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부터 20여년 전 엄마께서 성지순례를 다녀오시면서 사오신 색색의 묵주알이 내가 가진 해미성지에 대한 모든 것이었다. 다녀오셔서 엄마의 이야기만 듣고, '한번은 가봐야지'했는데 벌써 20년이 가까이 지났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사실 이날은 하루 종일 리솜 스파캐슬에서 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어 여유롭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정을 대폭 수정! 다음날 가기로 했던 성지를 미리 찾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체되어 문을..
한 아름의 매력을 가진 로마의 야경 이탈리아에 와서 여정의 반이 넘어섰는데 제대로 된 야경투어 한번 못했다. 피렌체에서 야경투어를 했었지만 마음에만(카메라 배터리를 잘못 가져나가는 바람에 사진은 거의 찍지 못했다) 담아오니 실체가 없어 그런지 약간 허한 마음이 든다. 눈에 보이는 것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늘 다짐하거늘 머리와 마음의 간극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는다. 민박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한 무리의 새로운 친구들과 로마 야경투어를 위해 나섰다. 로마에서 대부분의 야경투어는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로마는 볼거리가 많아 현지투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 대한 여행사의 작은 선물(?)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나처럼 현지투어를 한번도 이용하지 않고 이렇게 알맹이만 빼먹는 얌체(?) 여행자들도 있겠지만 그들의 무료 야경투어가 좋았다면..
[로마] 4대성당(2)-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 한참을 혼자만 이리저리 다녔더니 이제는 조금 지치는 것 같기도 하다. 생각했던 것과 맞아떨어지지 않는 하루를 보냈더니 특별히 한일은 없는데 다른 날보다 더 많이 지치는 것 같다. 그래서 일찌감치 숙소로 향했다. 짧은 일정 중 멀건 대낮에 집으로 들어간다는 건 아까운 일이지만 바쁘게 다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거라 생각하면서 돌아간다. 대체로 로마의 한인민박들은 최대 밀집지역 중 한 곳인 테르미니역 부근에 많이 몰려있는 것 같다. 역주변이 대개 그렇듯이 로마의 역주변도 너무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오가는 예측할 수 없는 곳이라 언제나 위험이 산재되어 있는 곳이지만 반면에 다이나믹한 재미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집으로 향하던 중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어 따라가봤더니 로마 4대 성당 중 한 곳인 산타마리..
[로마] 로마가 시작되는 지점, 포로 로마노 이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포로 로마노, 즉 로마 공화정으로 향하게 된다. 공화정(Foro)은 로마제국 당시 공공의 영역으로 시민들의 기본 생활 근거지였다. 캄피톨리노 언덕과 팔라티노 언덕 사이에 위치해 정치, 경제, 종교의 중심지로 화려한 꽃을 피웠던 곳이다. 말하자면 로마의 명동이고, 동성로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팔라티노 언덕보다 좀 더 다양한 모습들과 큰 대로들을 볼 수 있다. 주변의 언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형에 속하는 이곳은 원래 빗물이 흘러내리는 늪지였다고 하는데 하수시설을 하면서 공공시설이 생겨났다. 팔라티노 언덕에 있는 집에서 휴식과 여유를 즐긴 귀족들은 낮동안은 포로 로마노를 오가며 정치를 하고, 자신의 입지를 다져갔던 것이다. 앞쪽의 흰건물과 종탑은 산타 프란체스카 로마나 성당으로..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길에서어렴풋이꿈을꾸다이동진의영화풍경 카테고리 여행/기행 > 테마여행 > TV/영화속여행 지은이 이동진 (예담, 2010년) 상세보기 작년(2010) 여름 SK텔레콤에서 받은 책이다. 한참 미뤘다가 이제야 읽었다. 미뤄둔 숙제를 하는 것 마냥. 여행과 영화라는 두가지 코드 모두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주제라 흥미롭게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특정한 영화를 보면서 멋진 곳이 나온다면 '저 곳에 가봤으면...' 내지는 '꼭 가봐야지'이라는 생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생각이다. 영화를 좋아라하지만 매니아라 할 수 없고, 관심은 있지만 조예가 깊다고도 할 수 없는 나인지라 모르는 영화도 있고, 제목만 들었던 영화도 있고, 다행히 본 영화라 추억의 길모퉁이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 공감할..
[로마] 팔라티노 언덕에서 시작된 로마제국, 지금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은 티볼리에 있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별장에 있어야겠지만 시에스타 등 여러가지 제약들로 다시 로마제국으로 왔다. 아무래도 거금 12유로를 주고 콜로세움 하나만 보기엔 아까운 생각이 크게 들었기 때문에 다시 이곳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포로 로마노는 캄피돌리오 광장이나 콜로세움 등에서 넘겨다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꼭 찾아야겠단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콜로세움 티켓과 공용티켓으로 묶어두어 나머지 3곳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어차피 폼페이에 갈 예정이 없으니 이곳에서 로마제국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찾은 곳이 이곳 팔라티노 언덕과 포로 로마노이다. 민박집에서 만난 친구들이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둘러보지 못했을 곳이다. 티켓을 구입하고도 꼼꼼하게..
[로마] 시에스타(Siesta)로 못 볼뻔한 예수님 수난의 흔적-스칼라 산타 성당, 산타 크로체 성당 앞서 라테라노 대성전을 먼저 소개했지만 실제 여정에서는 스칼라 산타 성당과 성 십자가 성당을 먼저 다녀왔다. 다만 문앞까지 밖에 못갔을 뿐이고... 오늘, 내일 일정의 틀을 잡아주신 분의 충고를 100% 존중해서 이곳까지 당도했는데 충고는 완벽했지만 로마의 교통은 그 충고를 수용할만큼 완벽하지 못했다. 처음 카타콤베를 가는 것부터 계획을 흐트렸던 로마의 버스가 이곳에서 환상적인(?) 마무리를 해 주었다. 말로는 수없이 들었지만 운이 좋게도 잘 피해다녔는데 여기서 완벽하게 맞닥뜨리게 되었다. 시에스타... 가는 족족 시에스타에 걸려 코 앞에서 문이 닫히는 걸 보고나니 가슴 깊숙한 곳에서 묵직한 짜증과 화가 자꾸만 올라온다. 망할놈의 시에스타... 수만번을 되뇌이면서 라테라노 대성전을 잠시 둘러보고 고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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