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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경상도(Gyeongsangdo)

[통영-부산]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거가대로로 거제도가 코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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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달 전에 찾은 따뜻한 남쪽동네 통영, 벌써 동백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옷을 겹겹이 껴입고도 춥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움추렸는데 한겹의 옷도 걸치지 않은 조그만 꽃망울은 아무 말도 없이 세상에 발을 내딛었다. 혹시나 사냥꾼에 들켜 사라질까 두려웠는지 어두운 그늘 속에서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망울을 터트린다. 감동으로 한참을 바라보다 나 때문에 놀라 멈춰버릴까 싶어 후다닥 돌아나온다.

<통영 남망산조각공원>

동피랑 마을 건너편 해안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남망산 조각공원 깊숙한 곳에 충무공이 계시다. 통영 앞바다를 호령하듯 높은 기개를 자랑하면서 우뚝 솟아 계신다. 광화문에 있는 충무공보다 왜소해 보이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대변하듯 더욱 굳은 결심과 힘을 보여주는 것 같다.

▶ 통영의 다른 관광지: http://moreworld.tistory.com/99
▶ 동피랑 마을: http://moreworld.tistory.com/445



이제 부산으로 향한다. 작년(2010년) 12월 13일 대대적으로 개통한 거가대로를 통해 최단시간으로 부산까지 간다(거가대로 33.95km, 약 30~40분). 거제도를 통해 부산으로 가야하지만 예전 남해 고속도로를 타고 갈 때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개통 후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으며 초만원 사례을 이루었던 거가대로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듯 하다. 작년 말까지 무료통과로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2시간까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었는데 올 해부터는 예정대로 유료로 전환해 평정심을 찾은 것 같다. 어쩜 호기심으로 이 곳을 찾을만한 사람들이 모두 다 다녀간 것일 수도 있고.
거가대로로 향하는 이 길에서 보이는 해안선은 한국 해안선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해안선도 이탈리아 아말피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보고 싶은 사람들... 대한민국의 남해로 오라!


이제 조금씩 거가대교 모습이 보인다. 구불구불 요동치는 해안선의 모습이 거가대교와 잘 어울린다. 단순한 해안선의 동해만 오가다가 이렇게 한번씩 남해로 오면 볼 때마다 엄청난 감동을 받는다. 남해에서도 그랬고, 통영에서도 그랬다. 남해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아마도 거제휴게소에서 본 모습인 듯 하다. 거가대교의 아름다운 모습은 가덕휴게소(거제방향)와 거제휴게소(부산방향)에서 조망할 수 있다. 중앙에 보이는 섬이 '저도'인가보다. 섬의 중앙을 뚫어 연결하고, 바다 깊숙이 들어가는 거가대교는 새로운 볼거리로 한 동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것 같다.


네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아 지금은 바다 위를 달리고 있다. 덕분에 차가 배가 되기도 하고, 잠수함이 되기도 한다. 작년 동생이 인천공항 갈때도 그랬다는데 아직 업그레이드를 하지 못했다. 네비게이션을 쓰니 자꾸 기계에 의존하고 둔해지는 것 같아 있어도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럴 땐 제대로 된 맵이 아쉽다. 안 써도 업그레이드는 제대로 해야겠다. ㅎㅎ


<거가대교>

장장 6년 동안 건설된 하나의 예술품이다. 단순한 건축물로만 치부하기엔 아깝다. 바다 위에 도로를 만들었다는 것도 놀랍고, 바다 위로, 바다 아래로 자유자재로 움직인다는 것도 놀랍다. 세찬 바람에도 굳건하게 서 있을 다리다. 인천대교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국내 최초 곡선 다이아몬드형의 주탑이란다. 통행료 1만원이 비싸다는 느낌이 조금 들지만... 앞으로 40년 동안 이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통행료 1만원을 지불(소형 기준)해야 한다.



<해저터널>

바다 속을 지나가는 동안 지점마다 깊이를 알려준다. 최저깊이가 48m였던 것 같은데 세계 신기록에 속한단다. 가덕해저터널은 놀랍게도 5개의 세계신기록을 가지고 있다. 세계최장 함체 길이(180m), 세계 최초 파도와 바람조류가 심한 외해 건설, 가장 깊은 수심, 초연약 지반, 세계 최초 2중 조인트 함체 연결이 그것이다. 잘 이해는 안되지만 5개의 세계신기록이 있다니 뭘 몰라도 좋다. 국제특허도 3개나...(거가대로 안내도 참고)
거가대로가 생기면서 장단점도 함께 생겼다. 짧은 이동 시간으로 거제도의 식당들이나 관광지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식당 매출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반면에 거제도의 숙박업체들은 최소 1박 2일은 가던 여행일정들이 1일 관광으로 끝나버려 울상을 짓는다고 한다. 소금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이 거제시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부산 바다>

거가대로를 넘어 부산쪽으로 오니 도시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빼곡하게 들어찬 양식장이 시장기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신국제공항' 건설에 대한 현수막이 가득하다. 대구 경북지역은 밀양으로, 부산 경남지역은 가덕도로... 서로 다른 곳을 밀고 있는데 분위기는 부산이 한 수 위다. 요즘들어 대구에도 현수막이 하나씩 생기긴 했지만... 정작 정부에서는 별 관심 없다고(실제로 시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지방끼리 싸움붙여놓고 콩고물이나 먹겠다는 심산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침체된 지방을 어째 살릴 수 있을꼬... 어떤 결정이 나든 서로에게 좋은 결론이 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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