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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이탈리아(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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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에스타(Siesta)로 못 볼뻔한 예수님 수난의 흔적-스칼라 산타 성당, 산타 크로체 성당 앞서 라테라노 대성전을 먼저 소개했지만 실제 여정에서는 스칼라 산타 성당과 성 십자가 성당을 먼저 다녀왔다. 다만 문앞까지 밖에 못갔을 뿐이고... 오늘, 내일 일정의 틀을 잡아주신 분의 충고를 100% 존중해서 이곳까지 당도했는데 충고는 완벽했지만 로마의 교통은 그 충고를 수용할만큼 완벽하지 못했다. 처음 카타콤베를 가는 것부터 계획을 흐트렸던 로마의 버스가 이곳에서 환상적인(?) 마무리를 해 주었다. 말로는 수없이 들었지만 운이 좋게도 잘 피해다녔는데 여기서 완벽하게 맞닥뜨리게 되었다. 시에스타... 가는 족족 시에스타에 걸려 코 앞에서 문이 닫히는 걸 보고나니 가슴 깊숙한 곳에서 묵직한 짜증과 화가 자꾸만 올라온다. 망할놈의 시에스타... 수만번을 되뇌이면서 라테라노 대성전을 잠시 둘러보고 고민에 ..
[로마] 4대성당(1)-산 지오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San Giovanni in Laterano)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을 안고 있는 로마를 한번에 둘러보겠다고 생각하는 건... 경상도 말로 '택도 없는 소리'다. ㅎㅎ 어차피 한번에 다 못볼거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겠지만 그게 로마일때는 뼈를 깎는(?) 쓰라림을 감수해야할 듯 하다. 나의 여행 일정 중 로마에서 보내는 시간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일정을 짜면서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들 가운데 다시 한번 찾을 수 있는 곳을 꼽아보니 당연히 로마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로마는 다음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물론 지금은 언제 다시 이곳을 찾을거란 계획은 전혀 없다. 두번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생각만이라도 그리해두기로 했다. 라테라노 오벨리스크: 로마에는 모두 13개의 오벨리스크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
진실의 입은 정말 진실을 말할까? 로마의 휴일에 나오고 난 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진실의 입. 그렇다면 로마의 휴일을 보지 않은 사람은 여기를 왜 찾을까? 로마의 휴일 풀버전을 보진 못했지만 진실의 입 앞에 서 있는 오드리 헵번은 수도 없이 많이 봤다. 그럼 나는 왜 이곳에 왔지? 콜로세움을 너무 오래 둘러봤는지 다른 곳에 갈 시간이 너무 애매해서 '진실의 입이나 보자'했는데 찾아다닐 때는 보이지도 않두만 포기하고 집에 가려하니 눈 앞에 떡~하니 나타난다. 도대체 나를 왜 이렇게 시험하는거야? 철창으로 막힌 한 성당 건물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궁금해 다가갔더니 이게 나왔다. 그 때의 허탈감이란... 원래 하수구였던 돌덩이가 역사를 업으니 이렇게 귀한 물건이 되었다. 진실의 입에 손을 넣고 거짓말을 하면 손을 삼켜버린다는 전설... ..
[로마] 드디어 로마에 입성하다! 아씨시에서 출발해 로마까지 2시간여.. 한국에서 출발해 이곳까지 10일만이다. 세상의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고 했던가? 한 나라의 수도이기 이전에 세상의 중심이 되었던 하나의 세상에 당도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로마의 첫인상은... 한적한(?) 아씨시에서 출발해서인지 첫 발을 내딛은 테르미니역은 부산스럽기 그지 없다. 길게 늘어서 있는 플랫폼도 너무나 새삼스럽다. 서울에 올라온 시골쥐처럼 행여 누가 코라도 베어갈까 싶어 두리번 두리번, 짐가방을 꽉 쥐고 입구로 향하니 아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아~ 이게 로마구나 싶었다. 이렇게 정신없는 로마에서 기적처럼 3년여 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나고 로마를 만나러 함께 나섰다. 로마에서의 첫날은 베드로를 묶었던 쇠사슬이 남아있던 성베드로 ..
[아씨시] 거리자체가 예술인 아씨시 골목길 아씨시는 2000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지만 그 이전부터 중세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곳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가톨릭 신자들이 찾는 성지순례 코스로 유명하지만 성지순례가 아니더라도 오래된 도시가 가진 정취를 살피기에 부족함이 없는 멋진 도시다. 내가 꼽는 이탈리아 NO.1 인 곳이다. 만하루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을 이 거리에서 헤매면서 이곳에 있는 내가 너무나 행복했다. 유명 건축물, 박물관, 미술관, 공원 등 만들어놓은 곳들도 시선을 빼앗지만 이런 만든듯, 아닌듯 하면서도 강렬하게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이런 곳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심지어 빨랫줄에 걸린 빨래마저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저 그림의 나이는 얼마나 되었을..
[아씨시] 해가 질때 움브리아는? 언덕 위 도시에 해가 뉘엇뉘엇하니 바쁘게 움직였던 여행자의 마음도 속도를 가다듬는다. 서서히 변해가는 세상의 모습이 아쉬워 망부석처럼 그대로 멈춰버렸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돌들은 지나간 시간 어딘가에서 멈춰버린 객의 모습은 아닐까? 그림자는 아씨시를 삼켜버리고 그렇게, 그렇게 오늘을 보낸다.
[아씨시] 영성과 예술이 함께하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Basilica di San Francesco) 아씨시에서는 뭘 하면 좋을까요? 첫번째도, 두번째도 골목산책이라 얘기하고 싶다. 하루종일 걸어다녀도 심심하지 않을만큼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인 골목들이 가득한 곳이 아씨시다. 촘촘한 거미줄처럼 아래로, 위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미로같은 골목들을 오가면 행복감에 절로 웃음이 번진다. 가로등 조차도 동화스러운 아씨시 코무네 광장을 떠나 10여분, 성 프란치스코 성당이 보인다. 아씨시의 시계는 중세의 어느 시점에서 멈춰버렸나 보다. 삐뚤빼뚤 쌓여있는 돌덩이들의 모양은 모두 다르지만 이상스럽게 잘 어울려 보인다. 부러운 마음에 괜히 한번 쓰다듬어 본다. 이 즈음에서 인증샷도 한번... ^^ 프란치스코 성인의 무덤이 있는 곳에 지어진 성당, 세기를 넘어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참여한 공사인 만큼 규모도 크고,..
[아씨시]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 코무네 광장과 신교회 간만에 찾은 호텔에서 미뤄둔 임무(?)를 마치고 나니 뭘해야할지 모를만큼 멍해진다. 그래서 그냥 발길가는대로 가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호텔에서 3분도 채 안되는 곳에 있는 자그마한 성당에 이르렀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의외로 아주 아름다운 성당이다. 놀랄만큼 큰 크기로 날 압도하지도 않았고, 화려한 벽화들이 혼을 빼놓지도 않았지만 조용히 내 맘을 파고들어 어느새 마음 가득히 작은 감동으로 채워버렸다. 그저그런 작은 성당이려니... 했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작은 규모에 비해 이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가 가져간 여행 책자엔 나오지도 않더니만 돌아와서 보니 프란치스코 성인이 예전에 살았던 집이라고 한다. 부유층의 아들로 태어나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회심한 성인으로 유명한 프란치스코 성인이 살았던 곳이라하니 ..
[이탈리아] 아씨시 그로타 안티카(Grotta Antica)호텔 긴 여행에서는 새로운 장소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해야하는 일이 예약해둔 숙소를 찾는 것이다. 아무래도 짧은 여행보다는 짐이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짐에 치여 어려운 시간 쪼개어 찾은 곳에 대한 이미지를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필수코스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한인민박에서 묵는 것을 기본으로 잡았지만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에는 한인민박이 없는 곳이 간혹있어 그런 곳에선 현지 호스텔이나 작은 호텔을 선택했다. 아씨시는 종교적 유서가 깊은 곳이라 수도원이나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이 있다. 특히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수녀님도 계시고 시설과 식사도 좋다고 소문나있는데 그 명성(?)만큼 예약도 빨리 끝나버린다. 그러니 발빠른 사람이 말그대로 장땡인게다. 그 수녀..
[아씨시] 하늘과 맞닿은 도시로의 여행 또 다시 기차에 올라탔다. 기차여행...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여행을 저 먼 곳에 있는 이탈리아에서 하는구나. 나이가 적지 않은 탓에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고(실제 지불한 것은 아니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런...) 탄 기차가 조용히 관상할 수 있는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 지금은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 전시전을 하고 있는 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네모난 창은 액자의 틀이 되고 바깥의 풍경들은 작품이 된다. 마치 디지털 액자를 보듯이 그림이, 또는 사진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이 어떤 전시회에서도 볼 수 없는 다채로운 모습이다. 계속되는 여행 속에서 피로감이 쌓일만도 한데 이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피로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 여행이란 참 묘한 것이다. 고흐에 의해 갇혔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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