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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이탈리아(Italy)

[로마] 4대성당(1)-산 지오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San Giovanni in Later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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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테라노 오벨리스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을 안고 있는 로마를 한번에 둘러보겠다고 생각하는 건... 경상도 말로 '택도 없는 소리'다. ㅎㅎ 어차피 한번에 다 못볼거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겠지만 그게 로마일때는 뼈를 깎는(?) 쓰라림을 감수해야할 듯 하다. 나의 여행 일정 중 로마에서 보내는 시간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일정을 짜면서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들 가운데 다시 한번 찾을 수 있는 곳을 꼽아보니 당연히 로마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로마는 다음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물론 지금은 언제 다시 이곳을 찾을거란 계획은 전혀 없다. 두번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생각만이라도 그리해두기로 했다.

라테라노 오벨리스크: 로마에는 모두 13개의 오벨리스크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것이 라테라노 오벨리스크(기원전 1449년 제작)다. 고대 이집트의 수도 테베 암몬 신전 앞에 세워져 있던 것으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4세기경 로마로 가져와 치르코 맛시모에 세웠다가 식스투스 5세 교황때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라테라노 대성당>

로마는 3개의 테마를 두고 둘러보았다. 가장 오래된 역사라 할 수 있는 '로마제국'의 유적과 가톨릭의 수장이 있는 만큼 곳곳에 산재해 있는 '가톨릭'의 흔적,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 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예술작품들... 이렇게 나누었을 때 세번째는 거의 스쳐지나갔고(거의 못봤다고 하는게 맞을 듯 ㅠ.ㅠ), 그나마 로마유적과 몇 군데의 성당은 여유있게 둘러봤던 것 같다.

오전에 세바스티아노 카타콤베를 둘러보고(여행을 하면서 묘지문화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카타콤베까지의 사진이 홀라당 날아가버렸다. 굉장히 독특한 묘지와 지하생활을 볼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돌아와서 찬찬히 훑어보고 싶은 맘이 컸는데...), 세개의 성당이 모여있는 이곳으로 오게 됐다.


라테라노 대성당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4세기경 지어졌는데 896년 지진으로 붕괴되어 905년에 다시 지어졌다. 처음 지어졌을 때는 그리스도에게 봉헌되었고, 지진후 다시 지어졌을 때엔 사도 요한과 세례자 요한에게 봉헌되었다. 천년을 넘게 교황청으로 사용되다가 1307년 아비뇽 유수로 교황이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겨간 후 방치되었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화재로 소실된 부분도 많다. 1650년 성년을 기념해 교황 인노첸시우스 10세 개축하여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라테라노 대성당의 역사... 참 평탄치 못하고 기구한 삶을 유지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성당인지 모르겠지만 가톨릭에서는 축일(11월 9일)까지 정해서 기념하는 굉장한 의미를 가진 성당이다. 로마교구의 주교좌 성당인 동시에 로마 4대 성당 중 하나이며 전 세계 모든 성당 중에서 첫번째로 꼽히는 곳이다. 성당 중앙 전면에는 "전세계 모든 교회의 어머니이자 머리"라고 적혀 있다. 바티칸을 벗어나 로마시내에 위치하고 있지만 바티칸령에 속한다.

<성당 입구 청동문>

교황 알렉산드르 7세 때 만든 것으로 로마공회장 원로원에서 가져온 것이다. 아기 예수님의 발이 빤질빤질해졌다. 이걸 만지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전설때문이겠지? 그리보면 로마에 있는 사람들은 늘 좋은 일이 있겠다. 주변 곳곳에 이런 행운을 주는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지나다니면서 매일 만지면 될거 아닌가. ㅎㅎ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내 손은 저 위에 얹어져 있다.


처음 성당을 둘러볼 때엔 우리나라 성당들과 외관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성당들이 신기하고 놀라워 정신없이 두리번거렸었는데 반복적으로 이런 성당들을 마주대하고 있으니 화려함보다는 다른 의미를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화려함이 그리 긴 여운을 주지 못했나 보다. 오히려 식상함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크고... 원래 성당은 기도하는 곳이니 그 곳을 찾는 내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12사도 상>

베르니니의 제자들이 만들었다는 12 사도들의 상이다.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베드로인걸 알겠는데 알듯 모를듯 한 사람들도 있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내 성경지식의 바닥을 보는구나. 흐미~ 근데 다행히 아래에 이름이 적혀있다는 것. 왼쪽에서 부터 베드로, 바오로, 바르톨로메오, 요한 순이다. 근데 12사도가 아닌 바오로는 왜 있는거지?




<교황 마르티노 5세 무덤>

성당 중앙 천개(발다키노) 아래에는 교황 마르티노 5세의 무덤이 있다. 이것 또한 복을 비는 것이었을까. 사람들이 던진 동전들이 흩어져 있다.


<발다키노>

이 안에는 바오로 사도와 베드로 사도의 흉상이 있고, 그 안에는 두 성인의 두개골이 보존되어 있다.

<주교좌: Cattedra>

로마교구의 공식적인 주교좌이니 자동적으로 교황님만이 사용할 수 있는 의자이다. 뿐만 아니라 교황님만이 미사를 집전할 수 있는 '교황의 제대'이다.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베드로 사도가 사용했던 제대라고 한다. 교황님이 선출되면 제일 먼저 이 곳에 와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공식적인 행사를 시작한다. 그렇담... 베네딕도 16세 교황님도 이곳에서 공식적 활동을 시작하셨겠구나. 뒤쪽 천정 모자이크는 '구세주의 모자이크'라 불리는 것으로 고대에 있었던 모자이크를 1291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너무 많은 것들이 있으니 사실만 수용하는 것도 너무 힘들구나. ㅠ.ㅠ


제대가 사방으로 있으니 어디를 보고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여기가 이러면 베드로 성당은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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