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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대구(Deagu)

잃음에서 찾은 귀한 얻음,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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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의 기공식날 이곳을 찾으며 완공이 되면 꼭 다시 찾아오리라 맘먹었는데 무심함 때문이었는지 5년만에야 찾게 되었다. 국내에 몇 군데의 안전체험관이 있지만 대구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알찬 내용으로 가득채운 이곳은 안전에 대한 학습을 하기에 더없이 귀한 공간이 되었다.

 

 

 

 

 

중요한 교육은 어릴때 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 아주 어린 꼬마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험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어 적절하게 선택만 한다면 진정 살아있는 교육이 되겠다.

 

 

 

 

 

 

몸으로 익힌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체험'을 강조하고 있기에 예약(http://safe119.daegu.go.kr/main.php) 후 이곳을 찾아야 후회하는 일이 없다. 예약하지 않으면 그냥 돌아와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세이프가드를 착용하면 그날의 체험에 대한 증명서도 발급(인터넷 발급 및 현장 발급)받을 수 있다.

 

 

다음은 <낙동강 Magazine>에 실린 전문이다.

 

 

 

 

 

유난히도 혹독했던 겨울의 위세도 결국은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얼어붙었던 땅은 물기를 머금은 채 봄의 향기를 내뿜고, 긴 잠에 빠졌던 개구리도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곧추세웠던 긴장의 끈이 느슨해질 요즘,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잇단 화재소식이 다시금 경각심을 일깨운다.

 

 

 

 

 

 

10년 전의 기억

 

 

올해로 꼭 10년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철역 화재소식을 들으며 ‘작은 해프닝이 있었나보다’하고 넘겨버렸다. 얼마 후 나의 위치를 묻는 지인의 연락을 받으며 조금 전 들었던 소식이 해프닝이 아닌 실제상황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날 밤 뉴스에서 들은 화재소식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지하철사고로 이름을 남기고 말았다.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The one who does not remember history is bound to live through it again).”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입구에 적혀있는 글귀를 보며 대학살의 현장을 둘러본 사람들은 전쟁의 잔혹함에 몸서리치며 같은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최근 들어 이런 형태의 ‘다크 투어리즘’이 새로운 여행의 테마로 각광받고 있다. 잊어서는 안 될 비극의 현장, 재난의 현장을 방문하여 몸으로 체험하면서 역사적 재현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의 방법이자 깨달음의 한 방법이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바로 그것이다.

 

 

 

 

 

 

 

 

 

 Intro 2.18

 

 

체험관 입구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후 (생명터널을 건너) 타임머신에 몸을 싣는다. 얼마간의 정적이 흐르더니 타임머신은 2003년 2월 18일에서 시뮬레이션을 시작한다. 넋을 놓고 당시의 상황에 빠져들 즈음 내 눈 앞에는 새까맣게 그을린 벽과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전동차 한 대가 서 있었다. 10년 전에 멈추어 버린 시계는 생생하게 그날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제야 그것이 과거가 아닌 현재에도 있을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머리를 채웠다.

 

 

 

 

 

그날 이후 지하철은 변화를 시도했다. 내장재를 불연성 재료로 교체하거나 방염처리를 하였고 지하철역마다 탈출유도등이 선명해졌다. 또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연 이것으로 충분하다할 수 있을까? 이렇게 시작부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내게 적지 않은 물음을 던진다.

 

 

 

 

 On Air, Safe119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크게 안전에 관한 전시‧체험관과 영상관, 방재미래관이라는 테마로 구성된다. 국비와 시비, 시민들의 성금으로 설립한 이곳은 국내에 있는 여타의 안전체험관(청주, 서울(보라매, 광나루, 용산), 안양 등)들과는 확연한 차별화를 시도한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실제 상황으로 들어가 나의 안전지식을 체크하고 올바른 대처방법들을 연습한다. 특히 안전여행의 시작점인 지하철안전관에서는 연기가 자욱한 어두운 지하철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유도장치를 따라 역사 밖으로 나오는 방법까지 실제로 경험해 본다. 가상의 상황임에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임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안전도시 대구를 떠올리게 되니 시작부터 목표에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다.

 

 

 

 

생활안전관에서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 속 재난 상황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불이 우리에게 주는 피해와 대처법, 산에서 폭우를 만났을 때나 조난을 당했을 때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들을 학습하기도 하고, 지진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도 학습한다. 화재에 대비하여 소화기로 화재진압도 하고, 응급구호의 상황에서 누구든 안전요원이 될 수 있도록 간단한 응급처치법도 배운다.

 

 

 

 

 

특히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 후 우리나라도 지진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말 때문인지 지진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집중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강력한 흔들림 속에서 누가 순서를 정해준 것도 아닌데 서로 마음이 통했을까. 가스불을 끄고, 밸브를 잠그고 현관문을 여는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어느새 탁자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이렇게 몸으로 익힌 체험들은 불의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지진체험관에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면 산악안전체험관에서는 재미와 스릴도 더한다. 짧은 거리가 아쉽지만 암벽타기와 밧줄타기, 그물다리 건너기는 그 인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자진해서 두세번의 체험을 하겠다고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오르기도 전에 고수라도 된 양 친구들에게 설명을 늘어놓는다.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법이라더니 바로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여 웃음이 절로 난다. 한층 들뜬 얼굴로 미래안전영상관에 들러 119대원들의 활약상을 담은 3D 애니메이션으로 2시간 가량의 체험에 마침표를 찍는다. 특별했던 체험을 평가하고 기념하고 싶다면 입구에서 RFID체험을 신청한 후 체험에 임하면 인터넷으로 체험증을 출력할 수도 있다.

 

 

 

 

 

 불의의 터널을 지나 세계적 안전거점으로 거듭날 도시, 대구

 

 

2008년 개관 후 하루 평균 430여명이 다녀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최근 들어 외국인의 방문도 늘어가고 있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서 찾아온 많은 외국인들도 이곳을 체험한 후 한결같이 엄지손가락을 내민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올 한해 진정한 도시안전의 모범이 되기 위해 시설확충을 통한 체험공간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일상 속 언제나 잠재되어 있는 재난은 예방하는 것만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다. 이미 몇 번의 큰 사고를 경험한 우리가 가슴 속 깊이 되새겨야 할 말을 되뇌이며 대구가 세계적 안전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재난에서 재난을 배운다. 재난은 잊혀질 때 다시 찾아온다.”

 

 

 

 

바쁜 일상으로 체험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자유관람이 가능한 방재미래관과 외부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전세계 재난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방재의 미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외부공원 한켠에는 지하철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추모비(memorial park)도 세워져 있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이용안내

 

- 개관시간: 09:00~18:00(마지막 체험은 16시 종료)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 체험방법: 인터넷(http://safe119.daegu.go.kr)이나 전화(053-980-7777)로 예약후 이용가능하며 모든 체험은 무료로 진행된다.

 

 ※ 체험은 2일 전까지 예약이 가능하며 체험내용은 연령에 따라 달라지므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단체체험이 많아지는 계절인 만큼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민방위교육 대체교육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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