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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전라도(Jeollado)

순천에서 만나는 옛서울의 모습(순천오픈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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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는 드라마 세트장 유치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드라마촬영을 통해 자신의 지역을 소개할 수도 있고, 촬영이 끝나고 나면 꽤 괜찮은 관광수입이 되기 때문에 자치단체로 봐서도 나름 이익이 남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너무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이용 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탓에 관광지로의 인기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방문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주로 다녀온 촬영장인 문경이나 나주, 완도 등은 사극에 활용하는 촬영장이라 공통적된 특성들을 다소 볼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순천 오픈세트장은 큰 역경을 지나온 직후 대한민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라 조금은 새로운 느낌이 든다.

 

김탁구를 비롯한 많은 드라마들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포스터를 보고 있으니 순천 세트장은 꽤 바쁘게 돌아가는 것 같다.

 

 

<순천 오픈세트장 전경: 순천시 홈페이지(http:/www.suncheon.go.kr)>

 

순천세트장의 컨셉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서울의 모습(관악구 봉천동 인근)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들리는 말로는 현실감과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달동네의 철거당시 쓰레기를 그대로 옮겨왔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 생각보다 넓은 세트장은 서울 변두리 / 서울 달동네 / 순천읍 으로 나누어져 있다.

 

 

 

 

 

입구를 지나 촬영장 안으로 들어오니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순양극장이다.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 나왔던 대표적인 장소인데 드라마는 보지 않았지만 언뜻 채널을 돌리다 이 건물을 본 기억이 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만 해도 이런 형태의 건물들을 볼 수 있었는데 순식간에 모조리 사라진 것 같다. 대구의 대표극장이었던 한일극장도 멀티플렉스관이 들어오기 전엔 이런 모습이었다. 현대식으로 바뀌어가던 극장들 가운데서 그래도 오랫동안 옛모습을 유지했던 한일극장이 무너지던 그 때,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이젠 기억에만 남은 모습이 되어버렸구나. 앗! 이런 대사는 인생의 막바지에 해야할 대사인데... 쩝~

 

 

<대구 한일극장 옛모습>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영화가 키아노리브스가 나오는 스피드였다. ㅎㅎ

 

 

 

 

 

서울 변두리를 재현한 곳으로 나즈막한 건물들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건 건물들을 채워놓은 옛 물건들이다. 슈퍼에 가면 엄마 몰래 사먹었던 불량식품들이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고,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담배의 종류들도 가득하다. 사진관에는 어색한 자세와 표정을 짓고 있는 가족과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고,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 '복덕방', '다방', '상회', '비어홀(아마도 호프집인듯)' 등의 간판들도 만날 수 있다.

 

이제 달동네로~~

 

 

 

 

 

서울의 달동네... 도시주변에 위치한 언덕배기에 빽빽하게 들어선 가옥들의 모습. 정말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습을 마주했다. 강제이주로 이곳으로 생활터전을 옮겨온 사람들에게는 험난한 삶의 현장이었을 터인데 지금은 추억을 떠올리는 장소로 바라본다. 현재에도 문제가 많은 지역재개발로 인해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을 사람들이 있으니 달동네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기도 힘들 것 같다.

 

 

 

 

 

 

 

촘촘하게 붙어있는 집들은 절벽과 연결된 곳도 있고,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과 연결된 곳도 있다. 그러다가 어느새 우물이 있는 넓은 광장(?)이 나오기도 한다. 아마 이곳에서 동네의 소문들이 집결했겠지?

 

 

 

 

달동네에서 내려와 잠시 쉬면서... 왠지 이곳에서 기다리면 안내양 언니가 타고 있는 털털~거리는 버스 한 대가 나의 앞에서 멈추어 줄 것만 같다. 버스정류장과 건물들과 비교하면 벤치가 너무 현대식이야~ ㅎㅎ

 

 

 

 

 

한바퀴를 돌아 순천세트장으로 왔다. 옛 순천의 모습을 담고 있는 곳인데 서울의 변두리와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아마도 전쟁 후 경제적 상황이 고만고만했던 때라 그런게 아닐까 싶다. 조금 달랐던 모습은 공장이 있었다는 것. 아~ 극장도 서울극장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건물의 형태도 단순하다.

 

 

 

 

 

 

 

'꽃마차' 다방에 걸려있는 가족계획 표어가 딱 그시절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60년, 따지고 보면 고작 30년 전의 모습인데 이렇게 달려졌을 수가 있을까 싶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우리의 옛모습이 상당히 사라졌다는 사실에  적잖은 아픔과 속상함이 느껴진다. 지나온 세월이야 되돌릴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잘 지켜나갈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교육이 중요한데... 이 중요한 것을 어디서 배우나... 좋은 맘으로 시작했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이런 세트장의 모습으로라도 잘 간직해 우리의 문화로 남겨둘 수 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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