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커피가 생활의 중심이 되었을까? 커피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몇 년에 와서 엄청나게 그 영역을 확장한게 사실이다. 지금은 바다건너 제주도 대한민국 커피홀릭에 한 획을 긋고 있다. 우리 가족이 하루를 마감하기 위해 드른 곳은 제주 무인카페의 효시인 '오월의 꽃'이다.
원래는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렌트한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모든 일정들이 조금씩 늦어져버렸다. 저녁식사 후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바로 숙소로 돌아갈까 했지만 조금은 아쉬운 마음에 딱 30분만 앉아서 커피 한잔 하고 가자며 들렀다.
가이드북에서 봤던 새하얀건물은 조명을 받아 노란빛의 카페로 바뀌어버렸다. 조금 더 일찍 도착했다면 하얀건물의 진가를 제대로 봤을텐데 아쉽지만 조명을 받은 카페도 나름 운치있다.
제주 촌집을 조금씩 조금씩 수리해가며 2년이 흘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지금도 조금씩 변화되고 있겠지만... 입구에 적혀있는 안내글귀에서 오월의 꽃에 대한 주인장의 애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어렵사리 마련한 공간을 모든 사람들이 함께 아름답게 가꿔가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테이블과 의자, 벽면, 조명 모든 것이 조금 어설픈 듯 하지만 그래서 더 정감가는 모습이다. 카페 구석구석에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괜스레 웃음도 한번 지어보고...
무인카페는 말 그대로 주인장이 없이 운영되는 카페를 말한다. 주인이 없지만 몇 가지 규칙만 제대로 지켜준다면 더 없이 행복한 티타임을 만들 수 있다.
1. 가지런히 정렬된 조리대 앞으로 와서 내가 마실 차의 종류를 선택하고 직접 조리한다.
(수저 등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사용한다)
2. 입맛에 맞게 조리된 차를 테이블로 가지고 가서 담소를 나누며 차를 즐긴다.
3. 돌아갈 때엔 개수대로 와서 깨끗하게 설거지 한 후 다음 손님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4. 차 티백과 휴지 등은 깨끗하게 휴지통에 버리고 정리한다.
5. 나갈 때에는 원하는 만큼의(적정한!!) 차 값을 지불하고 나간다. - 끝 -
어렵지 않죠~잉?! ^^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개수대인 만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 잊지 않으면 누구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다.
차 종류도 녹차, 커피(인스턴트/원두), 미숫가루, 둥글레차, 율무차 등 생각보다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아, 카푸치노~ 이러기 있기? 없기?!
근데 저건 무슨 글자?
우리도 차 한잔씩 들고 앉아 오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 물론 제일 많이 이야기된 것은 고장난 렌트카 이야기다. 뚜껑열고 바닷바람 맞으며 제주 해안도로를 달려보겠다던 우리의 당찬 꿈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 그 차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가 되었다. 셀카 삼매경에 빠진 엄마와 동생. ^^
한쪽엔 작은 무대도 마련되어 있는데 알고보니 이곳 주인장이 '사랑과 평화' 세션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번씩 이곳에서 연주도 하신다고... 이 날은 공교롭게도 중문단지에서 라이브 콘서트(중문의 하얀밤)를 하고 계신단다. 좀 전에 그곳을 지나왔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면세점에 크게 적혀있던 현수막도 있었던 것 같다.
정확하게 약속한 시간 30분을 이곳에서 보내고 숙소로 돌아간다. 가이드북에선 너무 많이 알려진 탓에 사람들이 북적이는게 흠이라 할 수 있다했는데 감사하게도 조용하게 우리 가족들만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갈 수 있었다. 아, 나올 땐 반드시 우리가 마신 차값을 지불!
무인카페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그곳에 걸맞는 수준을 갖추어야 한다. 거창하게 도덕성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매너는 갖추고 무인카페를 이용하기를...(최소한의 매너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무인카페가 경영의 어려움을 가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 흥분 ^^;)
오월의 꽃이 아니더라도 제주에 가신다면 무인카페를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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