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한재미나리는 지금이 제철

봄이 오는 소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식물들이 아닌가 싶다. 아직까지도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몇 일전부터 집 안의 화초들에서는 새싹이 올라오고 꽃이 피기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밖에 있는 식물들도 그 모습을 드러내겠지?
봄의 첫 향기를 맡으러 청도로 향하는 길은 이미 차와 사람으로 가득했다.

청도는 미나리로 유명한 지역이다. 아마 이렇게 넓은 지역에 걸쳐 미나리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은 청도에서나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인 듯 하다. 평소에는 주로 헐티재로 향하는 길에 있는 정대에서 미나리전을 즐겼지만 이번엔 지금 한창 제철인 한재미나리를 맛보기 위해 한재지역으로 향했다. 미나리 재배지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이미 길은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마침 점심식사때여서인지 대구는 물론 울산, 부산 등지에서 찾은(더 먼곳에서 온 사람도 있으려나?)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차도 힘들거니와 이미 미나리가 동이 난 곳도 있었고, 자리가 없어 손님을 받지 않는 곳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갓 채취한 신선한 미나리만 먹는 것도 좋지만 음식엔 짝이 있어야 하는 법! 미나리와 멋진 조합을 이루어 줄 삼겹살과 함께 본격적인 미나리 시식을 시작한다. 1980년대 이후부터 재배가 널리 알려졌는데 최근 1박2일에 나온 이후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듯 하다. 역시 매스컴의 힘은 대단하다.

된장을 살짝 찍어 맛보는 미나리는 향으로 1번, 맛으로 1번 더 사로 잡는다. 아삭이는 소리마저도 신선하다.

고기도 좋지만 오늘의 메인 메뉴는 미나리인 만큼 미나리를 실컷 먹어야지. ^^
미나리 성수기여서 그런지 솔직히 과다하게 가격을 책정한 곳도 적지 않았다. 물론 미나리 가격이야 비슷하지만 삼겹살 가격은... 좀 심했다. 그러니 가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직접 구입해서 가시길... 그래도 미나리와 함께 드실 수 있으십니다~

 

한재미나리

많은 미나리들이 수경재배로 성장하지만 한재미나리는 비닐하우스에서 땅을 딛고 성장한다. 그래서 일반 미나리보다 대가 굵고 속이 꽉 차 있으며 향도 꽤 진하다. 뿐만 아니라 키도 일반 미나리 보다 크게 자라고 씹으면 부드럽게 잘리면서 시원스레 특유의 물을 낸다. 열량이 낮으면서도 칼슘이나 비타민 A와 같은 영양소를 간직하고 있으며 부기를 빼주고 각 종 해독작용을 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암예방에도 효과를 가진다고 한다.
특히 한재미나리는 산이 감싸고 있는 분지지형에서 충분한 일조량과 논과 밭을 절충하는 재배방식으로 자라나며 특히 무공해로 재배되어 청정채소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한재미나리는 줄기 아래 뿌리 가까운 부분이 자주색이다.
 - 한재미나리는 속이 비지 않고 꽉 차 있으며 잎은 농녹색으로 광택이 난다.

실컷 먹고는 남은 미나리를 싸오고 주변에 선물도 하려고 사왔다.
그 자리에서 즉석해서 손질해서 포장까지 해주는 시스템이라 집에 가져와서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다만 몇 몇의 얌체 고객께서 많은 양을 구입하려해서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있어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 아~ 우리도 이제 이런 모습은 없어지길...

가내 수공업처럼 이렇게 많은 분들이 미나리 손질을 위해 노력하시는데... 그나마 따뜻한 날씨에는 괜찮지만 아직은 차가운 때로 이렇게 일하시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덕분에 신선한 미나리를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흙더미 속에서 피어난 미나리가 깨끗하게 세수하여 깔끔한 모습이 되었다.

데리고 온 녀석은 폴리페놀 미나리! 한재 지역에서 조금 벗어나면 있는 밤티재에서 재배한 미나리다. 재배 지역이 워낙에 넓어 지역적 특성에 맞는 이름을 가진 것 같다. 덕분에 신선한 미나리를 생으로도 먹고, 찌개에도 넣어 먹고, 전으로도 먹고... 우리집 식탁은 미나리 밥상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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