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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부터 맘대로 먹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했던 엄마와 함께 급외식을 위해 찾아나선 곳이다. 처음보다 나아지시긴 했지만 음식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식도 쉽지 않다. 일단 맛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건강을 거스를 수 있는 요소가 들어간 음식은 절대 사절이었기 때문에 떠오르는 곳이 이곳 밖에 없었다.
'유기농'이라는 낯설은 이름이 사람들에게 알려질 즈음하여 생겨 나름 험난한 길을 걸어 지금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많지 않은 유기농식당 가운데 하나인 곳으로 지금은 '명품음식점'이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오랜 노력의 결과였는지 작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까지 수상하고 출장뷔페와 도시락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도 하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곳은 아니고, 주차와 교통, 고객, 빛(?) 따라서 이곳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일단 이전하면서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긴 한 것 같다.
친환경 재료로 만드는 한정식으로 점심시간에는 뷔페(1인 18,000원)로 운영하고, 저녁엔 정식 상으로(25,000/35,000원) 운영하고 있다. 엄마가 유기농에 관심이 많으신 덕분에 이것 저것 주워들은 것이 있어 '유기농'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며, 혼돈되어 이해되고 있는 것도 있다는 점들을 알았던 터라 더 관심이 갔는지도 모른다. 사실 유기농 식탁이라고 하지만 많은 곳에선 무농약이나 저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곳도 많고, 한 두 가지만 친환경 상품으로 사용하면서 이름을 가져다 붙이는 경우도 많다. 뭐...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다른 것들도 많고...
이플의 점심 뷔페는 대부분 풀밭에서 만날 수 있는 먹거리로 준비되어 있다. 되도록 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조리하며,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만들어놓은 한 상이다. 때문에 어쩌면 먹으면서도 허전함을 느낄 수 있지만 허전함이 크면 클수록 조미료에 길들여져 있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각종 김치류, 샐러드 및 쌈야채, 해수 손두부, 전, 현미밥, 채소 무침, 잡채, 탕수육, 해산물, 과일 등이 메뉴에 포함된다.
먹고 나서 후식도 유기농 식혜와 커피로 입가심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조금 이른 시간에 찾았기에 한적한 식당.
자리에 잡고 앉아 푸짐한 상차림으로 식사에 돌입.
유기농이 컨셉인 만큼 밥은 줄이고 야채와 다른 먹거리로 배채우기. 같은 야채라 먹을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소스나 양념을 다른 것으로 선택해서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한 끼 식사로는 괜찮은 듯 하다.
호박전에 유자로 만든 샐러드 소스를 가미하니 풍미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는 듯한 느낌이다.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 유자소스와 함께~
유기농 식탁과 건강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현실에서 개인이 유기농 관련 사업을 통해 성공, 또는 어려움 없이 생계유지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지금은 유기농 사업에서도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움직이고 있기에 많은 개인 사업자들이나 농민들이 그곳에서 버티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유기농 밥상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거치게 되는 많은 과정은 생략하고 따지게 되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세상의 인식을 변화시기키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철회해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렵지만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오고 있는 우리 식탁이 있다는 점이 참 맘에 든다. 조금 비싼감이 없잖아 있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서로에게 좋은 것이니 나무랄 것도 없지 싶다.
이플은 배를 채우는 한끼 식사도 되지만 머리를 채우는 생각의 식탁도 되니 일석이조가 되었다.
그들의 넋두리에 왠지 공감가는...
빨리 봄이 오면 좋겠다.
따뜻한 날씨에 웃고, 새로운 생명이 싹틈에 웃을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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