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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ㅣ 위즈덤경향
언어의 마술사 김제동이 책을 냈다는 소식에 궁금증이 커졌다.
김!제!동! 이라는 이름을 대중이 알기 전 윤도현 밴드의 콘서트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때는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던 것이 콘서트의 주인공인 윤도현 밴드의 공연이 예정된 시간보다 늦어졌는데 그 시간을 채우기 위해 나온 사람이 김제동이었기 때문이다. 늦어지는 시간에 대해 간단한 설명조차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던지는 그의 말도 하나하나 꼬투리를 잡아 투덜거렸고, 공연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런 그가 지금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이 되었다.
그가 내 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생각없이 무턱대고 나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그 후에 느꼈고, 그가 가진 넓은 지식과 깊은 배려에 감탄을 한 것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간혹 그 환상을 깨기도 했지만...
이 책은 김제동이 썼지만 김제동이 쓴 책이 아니다. 한 사회의 멘토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사람들을 총망라해 그들의 주절거림을 담아냈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 나게하고, 때로는 코끝이 찡하게 가슴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거창하게 포장하지도 않고, 억제 공감을 끌어내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일상사람들의 대화로 이끌어냈기 때문에 그 곁에서 함께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진다.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줄 수 있는 그의 경청 능력이 부럽기만 하다. 특히 내가 하는 일은 '많이, 잘 들어주는' 일임에도 자꾸만 말이 많아지는 것을 느끼며 나의 인간됨까지도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시간이 갈수록 통제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내게 또 한번의 브레이크가 걸렸다. 쉬우면서도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림자라도 좋으니, 투명인간이라도 좋으니 그들의 응접실 한켠에서 함께 들을 수 있만 있어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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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정연주, 김용택, 고미자, 엄홍길
박원순, 정재승, 홍명보, 고현정, 강우석
이정희, 김C, 남경필, 안희정, 양준혁
설경구, 조정래, 황정민, 정호승, 수영
최일구, 유인촌, 문용식, 나영석, 신영복
'내가 잘 굴러가고 있는 건가?' '이게 내 길이 맞나?' 이런 자문자답을 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오랫동안 생각하고 마음을 먹었지. 난 내가 뭘 할 때 가장 즐거워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봤어.(김C)
야구는 인생이다. 인생에도 역전이 있듯이 9회말 투아웃 때 역전의 묘미도 있고, 이기는 날도 지는 날도 있다. 삼진아웃을 가장 많이 당해본 사람만이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다는 교훈은 실패를 통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인생의 교훈과도 꼭 닮았다.(양준혁)
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 우선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교장, 교감 승진제도를 바꾸는 거예요. 승진제도는 교사에게 관리가 되라고 강요하는 거죠. 그 자리를 교사 출신 아닌 사람들에게도 개방해야 해요. 일단 이 문제만 해결해도 교직사회가 크게 변할 수 있어요. 또 교사를 교육하는 내용과 구조도 바뀌어야죠. 지금은 선생님 되려면 인격과는 상관없이 시험을 잘 봐야 하잖아요.(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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