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에서 4월 초, 눈깜빡임으로 사라질 수 있는 짧은 기간이지만 하와이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출발순간 부터 하와이 스타일로 장식된 항공기와 승무원들 덕분에 마음은 이미 하와이안이 된듯 했지요.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설레임으로 감기지 않는 눈 때문에 사투(?)를 벌여야 했지만 그 사투마저도 즐겁게만 느껴지는 여행의 시작이었어요.
밤에 출발해 오전에 도착하는 하와이안 항공의 일정으로 온전한 하루를 여행에 투자할 수 있었네요. 이곳에서 제가 제일 먼저 선택한 일정은 리조트에서의 간단한 휴식입니다. 사실 휴식이라고는 하지만 짧은 일정, 그냥 보내기 섭섭한 마음에 리조트에 있는 수영장과 리조트 앞 해안을 오가며 신나게 물놀이를 할 수 있었지요. 시간이 더 넉넉했다면 의자에 누워 하와이 햇살을 받으며 일광욕도 했겠지만 거기까진 제게 욕심이었나 봅니다.
다시 몸을 추스르고, 와이키키 시내로 나가봤습니다. 전통적이라보다는 현대적이라는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리는 미국도시답게 와이키키도 빌딩숲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물론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나지막한 주택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도 볼 수 있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와이키키와 호놀룰루는 대형호텔들과 리조트, 쇼핑센터 등으로 가득한 그야말로 다운타운이라는 말이 제격인 곳입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미국에 있는 유일한 궁전이라는 '이올리니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미국의 가장 큰 콤플렉스가 역사라고 했던가요? 그래서인지 하와이 왕조의 대표적인 왕, 칼라카우아 왕과 관련지어놓은 곳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이런걸 보면 우리의 역사는 참으로 대단한 것인데 그 빛을 온전히 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듭니다. 하지만 자랑스러움도 함께 느끼니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봅니다. ^^ 늦은 시간이라 궁전 내부는 보지 못했지만 궁전을 둘러싸고 있는 정원에 가득한 이름모를 대형 나무들로 볼거리는 충분했다 생각합니다. 하와이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멋진 모습이예요.
여행자에게는 1분 1초도 아까운 시간, 유럽에서는 해가 지면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하와이에선 해가 지면 주변에 널려있는 쇼핑센터로 나가면 됩니다. 특히 명품 또는 메이커 매니아들은 주변 아울렛 쇼핑에 엄청나게 열을 올리는 것 같았어요. 쇼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라 아울렛까지 갈 일은 없었지만 주변에 있는 상점들에서 하와이 고유의 상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그것이 쇼핑은 하지 않지만 쇼핑센터를 찾는 저만의 이유랍니다.
이스트 코스트(East Coast)
하와이에 한반도가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H1를 타고 가는 멋진 해안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기적같은 일! 한반도 지도가 떡하니 하와이에 있답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한반도 지도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한국 관광객들에겐 특별한 기쁨이 아닐까 싶네요. 하이웨이 한켠에 이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습니다. 다음번엔 여기에 안내문 하나 세워두고 와야겠습니다. 다른 동네 사람들도 이곳에 와서 '한국의 지도구나, 한반도 지도구나'하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이죠. 이것도 하나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와이 스노클링의 일번지, 하나우마 베이입니다. 멀리서 밖에 바라보지 못해 아쉬움이 너무나 컸지만 이번 일정으로 인해 다음번에 이곳을 찾게 되면 시행착오 없이 잘 찾아올 수 있겠지요. ㅎㅎ 이렇게 핑계를 대봅니다. 얕은 수심에 멀리나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산호초와 열대어로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랍니다.
H1을 타고 가는 길은 어디를 보아도 멋진 풍경 밖에 보이지 않네요. 보이는 풍경이 다 달력사진이고, 찍어두면 모두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 같네요. 누가 와서 찍어도, 누가와서 본다해도 잊을 수 없는 풍경일 거라 생각됩니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Polynesian Cultural Center)
남태평양의 섬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일종의 테마 파크,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입니다. 오하우 섬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이곳이었는데요. 다양한 문화를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대만큼 멋진 곳이었습니다.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부터 남태평양으로의 새로운 여행은 시작됩니다. 배를 타고 피지, 뉴질랜드, 타히티, 사모아, 마르케사스, 통가로의 환상적인 여행을 할 수 있었답니다.
비슷하면서도 차별성을 가진 남태평양의 섬들...그러니 자신들의 문화를 자랑하고자 무척이나 노력하는 모습이었어요. 단순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게끔 하는 생생한 체험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의 야심작인 수중공연입니다. 각 나라들이 순서대로 자신들의 장기를 자랑하는 시간입니다. 일찌감치부터 강 주변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일찍 찾아왔음에도 이미 좋은 자리는 만석입니다. 하지만... 발빠른 저도 못지 않습니다. 중앙무대는 아니지만 그들의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는 명당자리를 찾아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었답니다.
오아후 여행의 막바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하늘 높이 저 끝 멀리에서 또 다시 저 끝 멀리로 펼쳐지는 무지개의 모습은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들었답니다.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는 우리 동네의 무지개와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스케일로 승부를 거는 미국답게 무지개도 엄청나게 크고, 엄청나게 높이 뜨네요. 조금 후에는 쌍무지개까지... 제주도 이후 처음 만난 무지개가 뭔지 모를 희망을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제 빅아일랜드로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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