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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도호쿠(東北)

[후쿠시마] 닛폰 스타일의 붕어빵먹고 힘내서 츠루가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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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눈덮힌 아이즈와카마츠를 즐기다보니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구나. 이젠 츠루가성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 너무 쏘다녔는지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 일단 걷다보면 뭔가 답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한참을 걸어올라가다가 점점 거세지는 폭설에 놀라 다시 발길을 돌리는 순간 반갑게도 일행과 우연히 마주쳤다. 마음이 한결 놓인다. ^^
우연인지 필연인지 우리가 마주친 곳은 군것질거리를 파는 한 가게 앞이었고, 그 곳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맘좋은 언니부부가 쏘신단 말에 두말 않고 쪼르르 따라 들어간다. 후훗~ 


우리가 첫 손님인가? 아직 완전하게 셋팅되진 않았지만 뭔가를 준비하는 그들의 손길은 무지하게 부산스럽다. 꼭 우리나라의 붕어빵 처럼 생긴 빵들이 순서대로 자리를 잡는다. 큰 붕어도 있고, 새끼 붕어도 있다. 통통한 붕어도 있고... ㅋㅋ 먹기 아깝게 깜찍한 모습을 한 붕어빵들이 줄줄이 나온다. 한가지 더!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딸기맛도 있고, 초코맛도 있고, 맛이 가지각색이라 고르는데에도 한참이 걸린다. 고른다고 정신이 없으니 그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시식할 수 있는 빵들을 내어준다. 호호~ 사실 이곳에선 사먹은 것보다 시식으로 먹은게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진열대에서 팔리기를 기다리는 붕어들>



나는 새끼 붕어를 선택했고, 동생은 크고 새까맣고 큰 붕어를 선택했다. 꼭 슈크림을 한 입에 넣어 녹여먹는 듯한 느낌처럼 무지 부드럽다. 보는 것도 재미있고, 먹는 것도 재미있다.


한 입에 쏙~ 들어갈 크기지만 아까워서 차마 한번에 털어넣지를 못한다. 꼭 처음 초콜릿을 맛본 꼬마 아이가 조금씩 조금씩 살살 녹여먹는 듯이 말이다. 그러고 다 먹고나면 앙~ 울어버리려나? ㅋㅋ

<시식을 위한 빵>

쬐그만 빵을 종류별로 잘라서 시식할 수 있게끔 내어 놓았다. 친절하게도 뚜껑으로 살짝 덮어놓기까지... 이렇게 푸짐하게 시식을 내어놓으면 수지가 맞을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말이다. 어쨌든 우리는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동방신기의 인기가 이곳까지?? 내 집에 앉아서는 제대로 알 수 없는 한류의 영향력을 이국에서 체험하게 된다. 아마도 이곳 청소년들의 낙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동방신기를 잘 알진 못하지만 익숙한 이름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괜스레 우쭐해진다.

따뜻한 커피까지 한잔 하고 나니 얼굴도 펴지는 것 같고, 다시 재충전이 된다. 이제 정말 힘내서 츠루가 성으로 가야지. 나서려는 순간 떨어졌던 나머지 일행까지 만나게 된다. 이곳이 우리의 만남의 광장이 되어버렸구나. 다시 한 무리가 되어 성을 찾아 떠난다. 뭔가 비장한 느낌이 드는군.

<관광 안내소>

조금 잠잠해지는 듯이 보이는 눈이 우리 발길과 함께 빠른 속도로 내리기 시작한다. 한참 눈이 오다가도 우리가 움직일 때만이라도 주춤해졌으면 좋으련만... 눈구경하기 힘든 촌(?)에서 왔다는걸 눈치챘는지 제 모습을 한껏 보여주려하니 그냥 봐주는 것도 괜찮겠지. 앞으로 몇 년안에 이런 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새롭게 알게된 귀한 인연>

아무런 준비없이 이곳을 찾은 우리와는 달리 철저한 준비로 알차게 준비해온 분들이다. 덕분에 여행내내 많은 정보들로 여행을 알차게 보냈다. 무엇보다 일정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보낼 수 있게 해준 분들이다. 표정에서, 몸짓에서 묻어나오는 따뜻함을 보니 그 내공이 보통은 넘어 보인다. 여행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데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크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닫게 된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뒷모습마저 아름다운 너무 보기 좋은 한 쌍이다. 두 분이 사진 찍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는 같이 찍자는 얘기를 차마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뒷모습만~ ^^

쉬지 않고 열심히 걸어 츠루가성 언저리에 도달했다. 입구 표지판만 보일 뿐인데도 그저 좋다. 일본에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친절하게 한글로 설명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아주 시골로 들어가도 중요한 곳엔 한글이 있다.




괜히 폼도 한번 잡아보고...

<담너머로 보이는 츠루가성>


성의 입구가 가까워질 수록 심장 소리가 쿵닥쿵닥~



눈이 덮힌 정원도 참 멋있다. 봄엔 이 곳이 하얀 벚꽃으로 가득하다는데 벚꽃이 자리를 비운 사이 하얀 눈이 그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아무래도 벚꽃이 없는 이곳을 방문하고 허전함을 느낄 많은 사람들을 생각한 탓이 아닐까. 살짝 눈을 감고 체면을 걸듯 눈을 뜨니 어째 벚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ㅎㅎ 너무 심취해버렸나? 나무 위로 삐쭉 튀어나온 틀의 모습도 질서정연하다. 뭘까?


아마도 우물의 역할을 했겠지. 예전 히라도에서 육각우물을 봤을 때에도 이런 모습으로 위를 덮어놓았었다. 이 곳에서 물을 길러 요리도 하고, 나무에 물을 주기도 했겠지. 그리고 목을 축이기도 했겠지. 목을 축일땐 바가지에 벚꽃잎 한장을 띄워 주면서...

츠루가 성... 드뎌 내가 너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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