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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도호쿠(東北)

[후쿠시마] 장난감버스 하이카라상을 타고 떠나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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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기노유 료칸에서 10분여 걸어 올라가면 주유버스 하이카라상(ハイカラさん)을 탈 수 있는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검색해보니 히가시야마 온천가가 생긴 것이 729년~749년 사이에 발견된 후라 하니 지난번 1300년이 되었단 말이 잘못된게 아닌가 보다. 온천가에 몇 개의 온천이 모여있는 줄만 알았더니 꽤나 넓은 지역에 고루고루 분포되어 있다. 버스정류장은 온천의 안내소 역할까지 함께하고 있는 모양이다.


엄청나게 쏟아져내리는 눈 때문에 차가 다닐 수 있을까 싶었는데 별무리없이 잘만 달린다. 장난감 상자에서 끄집어낸 것 같이 생긴 하이카라상이 쌩쌩 달린다. 일본의 많은 것들이 마치 소인국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이 하이카라상도 조그맣게 생겼다. 오늘 하루 장난감 같은 세상을 볼 수 있으려나.

<하이카라상 시간표와 정류장 표시>


커다란 지도에 히가시야마 지구에 있는 온천들이 표시되어 있다. 어디를 갈 건지 찍기만 하면 된다. 정말 여기서 쭉~ 살펴보고 제일 맘에 드는 이름을 찍어서 들어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작은 대합실처럼 생긴 곳에선 조용히 버스를 기다릴 수도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때로는 내가 지나온 흔적을 내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사진을 통해 새롭게 보는 일이 생긴다. 바로 이곳이 그렇다. 살짝 본 기억은 나는데 어떤 모습이었는데 그 형태가 흐릿하다. 그런데 사진으로는 명확하게 남아있다. 아마도 '남는건 사진뿐'이라는 생각으로 마구 셔터를 눌러댔기 때문일거다. 이런 사진들을 볼 때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아 싫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아직까지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이 남았나? 어렵지 않게 마스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조심하는건 좋은데 기분이 썩~ 좋진 않다. 그래도 묻는 것에 대해 친절하게는 가르쳐준다. 몇 개의 지도를 꺼내 볼펜으로 그려가면서까지 말이다. 아주 세세하게...


주유버스 하이카라상

대표적 관광지들이 넓게 퍼져있는 아이즈와카마츠를 경제적으로 둘러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하이카라상을 이용할 수 있다. 장난감처럼 생긴 버스를 타고 내렸다가 관광지를 둘러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할 수 있다. 그러다보면 아이즈와카마츠의 대표적인 명소는 모두 드르게 된다. 안내문에는 지도와 함께 버스 승차 시간까지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놓고 있어 누구든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주황색선과 초록색선이 있는데 겨울에는 초록색 코스만 운영한다. 기본 가격은 250엔부터 1360엔까지 다양한데 성인을 기준으로 1일권 일방향 500엔, 1일권 양방향 700엔, 기타 관광지를 함께 드르면 1360엔이다. 30분 간격으로 움직인다.



겹겹이 붙어있는 온천의 간판들을 보니 모두다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유래가 오래된 곳이니 그 만큼 전통을 담은 모습이 많을 것이다. 그런 모습들도 놓치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어젯밤에 나와서 둘러봐야 했었어. 그래야 했었어...

<에도시대 전통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온천가>


설산과 어우러져 더욱 운치있는 모습을 자아낸다. 가만히 보니 여성중앙에서 신은경씨를 찍은 사진이 이곳에서 찍은 것이구나.
첫번째 버스를 그냥 보내버리고,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못 봤을 경치를 보니 다행이다 싶다.

<하이카라상 티켓>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해 더 많은 것을 보겠다고 700엔을 주고 끊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티켓은 500엔의 가치밖에 못했다.

 
나도 하이카라상을 타고 아이즈와카마츠로 향한다. 작은 버스지만 장애인을 위한 장치도 마련되어 있나보다.


버스의 좌석은 서로 마주보며 탈 수 있게끔 되어 있다. 둘째날의 테마는 자유여행으로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는 일정이다. 하지만 히가시야마 온천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서로 움직이기 시작한 시간은 다르지만 함께 모여 이동하게 된다. 약속한 것처럼 말이다. 친구들끼리 한 무리를 이루어 여행을 한다면 이 버스 꽤나 재미있을 것 같다. 서로 마주보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갈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타야한다면 좁은 버스 때문에 조금은 어색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출발은 꼭 대절한 버스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


이제 아이즈와카마츠로 향한다. 그 곳엔 또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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