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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도호쿠(東北)

[후쿠시마] 료칸의 꽃 온천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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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숙박지로 료칸을 선택하는 이유 중 70~80%, 아니 그 이상의 이유가 바로 온천이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굉장히 큰 규모의 온천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고, 작지만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는 곳도 있고, 가족탕을 겸비하고 있는 곳도 있고, 개별 객실마다 온천이 딸려 있는 경우도 있다.



온천욕을 하기 전, 하고 난 뒤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며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가족이 함께 왔을 땐 먼저 온천욕을 끝낸 사람이 이 곳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면 되겠다.


타기노유 료칸은 대욕장과 가족욕장을 구비하고 있다. 대욕장은 료칸에서 숙박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가족욕장은 따로 신청해야 하며, 이용료도 따로 지급해야 한다. 온천 내로 들어가면 탕 안에서 마실 수 있도록 일본 전통주를 배에 띄워두고 있다. 누군가는 물인줄 알고 마셨다고 깜짝 놀랐다고... ^^


일본의 온천, 목욕탕의 특징 중 하나가 매일매일 탕의 위치가 바뀐다는 사실이다. 료칸에 따라 매일매일 바뀌는 곳도 있고,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 바뀌는 곳도 있다. 음양의 조화를 위해서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는데 명확한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한다. 위치가 바뀌는지 아닌지... 어떤 곳은 남녀표시가 크게 되어있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하니 전날 필히 확인하도록... 타기노유 료칸도 전날과 다르게 바뀌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목욕탕은 철저하게 열쇠로 자기 소지품 관리를 하는 반면 일본 목욕탕은 대부분이 이런 소쿠리에 옷과 소지품을 담도록 하고 있다. 온천이 아닌 대중 목욕탕을 가보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료칸의 경우 중요한 소지품을 객실에 두고 온다고 생각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목욕탕 내 의자와 세숫대야>

의자와 세숫대야가 나무로 만들어져 괜히 정겹다. 플라스틱보다는 훨씬 더~

<욕탕의 모습>

이곳은 두번째 날 바뀌고 난 뒤 욕탕의 모습이다. 전날은 노천탕이 있어 설경을 바라보면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어 좋았는데 여긴 노천탕이 수리중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전날 저녁 미리 알았다면 더욱 노천욕을 여유있게 즐겼을텐데 조금은 아쉬움이 든다. 일본 사람들은 굉장히 뜨거운 물의 온도를 좋아한단다. 그리고 수시로 온천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좋아한단다. 짧게 수시로.

나도 그들의 문화를 따라 저녁식사를 하기 전 짧게 한 번, 저녁식사 후 자기 전에 한번, 아침에 일어나 식사하기 전 마지막으로 한번, 총 3번의 온천욕을 했다. 그랬더니 정말 피로가 말끔히 씻겨나가는 것 같다. 훌훌~


온천탕으로 향하는 길 입구에 놓여 있는 돌인데 온천 물을 보관할 수 있는 곳이란다. 이곳에 물을 넣고 목욕을 하면 온천이 빨리 식지도 않고 좋다고 적어놓았다.


시원하게 온천욕을 끝내고 나니 서비스로 시원한 맥주 한잔과 천연 요구르트를 준다. 이건 원래 그냥 주는 것이 아니지만 공식적 이벤트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여행의 컨셉상 료칸에서 제공해주는 것 같다. 덕분에 족욕을 하면서 시원한 맥주까지 한잔 할 수 있는 호사도 누려보았다.


우리끼리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있으니 옆에 있던 아기 아빠가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준다고 같이 앉으라고 한다. 다음날 다니면서 느낀건데 일본 사람들은 사진찍어주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가 서로 찍어주고 있으면 꼭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우리는 대개 찍어달라고 할 때 찍어주겠다고 응하는 편인데 그들이 먼저 다가와주니 미안함이 조금은 덜하는 것 같다. 미안함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더 커진다.


이곳에서 마셨던 맥주 한잔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좋은 풍경을 바라보며 한 겨울에 맥주 한잔 나눌 수 있는 곳이 또 어디있으랴. 발이 따뜻하니 온 몸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단지 홀겹의 유타카만을 입었을 뿐인데도 말이다.


첫째날 밤, 맥주 한잔의 호사를 제공해주었던 곳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런 모습이었다.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을 온통 하얗게 만들어버렸다.


바깥이 너무 추워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지만 경치 관람을 포기할 수 없다면 실내에서 이렇게 바라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료칸에서 제공하는 작은 공연 =



료칸에서 머무는 사람들을 위해 저녁식사 시간이 지나면 작은 공연이 열린다. 공연장은 우리가 있는 곳의 반대편 절벽에 있다. 새로운 방식의 공연, 내용은 알 수 없었으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꽤나 흥미롭게 한다.


이렇게 반대편엔 객석이 마련된다. 앞쪽에 테이블로 마련된 자리는 예약석으로 료칸에서 기념품 등을 산 사람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며, 다른 사람들은 뒤쪽 이동식 의자에 앉아 관람하게 된다. 물론 공연은 모두 공짜다.


한 분의 할머니께서 나오셔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하는 것을 보니 일본 내지는 후쿠시마의 전설이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동생도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단다. 할머니가 아이들한테 옛날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중간에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기도 한다.



홀로 앉아계신 할아버지께서 정말 진지하게 관람하고 계신다.


이렇게 사람들이 앉아서 관람하게 된다. 역시... 저녁 사진은 삼각대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점점 손떨림이 심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삼각대를 구비하는 것은 여행이 아닌 장비에 얽매이게 되는 지름길일 것 같아 끝까지 고집하며 거부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진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쉽지가 않다. 또 다시 슬며시 고개를 드는 장비에 대한 욕심!!! 안돼~! 똑딱이 니콘을 빨리 재정비해야 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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