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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도호쿠(東北)

[후쿠시마] 유노카미 온천역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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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숙소로 향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후쿠시마 관광청에서 나오신 분이 급(急)제안을 하신다. 일정엔 없지만 일본에서 특별한 역이 있으니 들렀다 가는게 어떻겠냐고...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몰라서 못보는데 이렇게 좋은 곳들을 제안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때마침 아이즈 철도를 따라 움직이는 열차가 지나간다. 한 시간에 한대라고 했던가. 이 지역 관광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교통수단이 된다.


단체를 이룬 관광객이 기차를 타기 위함이 아닌 그저 역 자체를 구경하러 간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일 듯 하다. 하지만 뭐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아주 이상한 일도 아니다. 서울역도 지금은 아니겠지만 50년, 100년 후에 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면 의미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도 같다. 지금부터 벌써 그런 움직임도 보이고 있고.



행여나 시간을 잘못 알고 느긋하고 오고 있는 사람들도 멀리서 시계를 보고, 빨리 달려올 수 있도록 역 입구에는 저 높이에 시계를 매달아놓고 있다.


유노카미 온천역

모즙나무로 만든 지붕이 이색적인데 지금 현재로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남은 역이라 한다. 쇼와 62년(1932년) 모즙나무 지붕이 만들어져 약간의 보수를 제외하고는 그 모습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무인철도역으로 운영되며 마을 사람들이 청소와 관리를 맡고 있다. 귀중한 지역사회 자원활용이다. ^^ 플랫폼까지 나가서 구경할 수도 있으니 꼭 한번 들러보시길...
대합실 내에는 책장이 마련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기차를 기다릴 수 있고, 동행한 사람이 있다면 화롯불로 데운 차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어떤 책들인지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만화책부터 시작해서 각종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참으로 인상적인 것은 무인역으로 아무도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데 이렇게 잘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왠지 우리 같으면 몇 달 지나면 빈틈이 쏭쏭~ 할 것 같은... 아니겠지? ^^;


천정에 메단 주전자 아래로 화롯불이 타오르고 있다. 이 모습이 왜 이리 정겹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우리집 거실에도 이렇게 해 두면 좋겠다. ㅎㅎ


무인역이라 삭막하지 않을까 싶지만 입구에서는 코보시가 인사를 한다. 코보시와 살짝 인사를 나누고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훈훈함이 느껴진다.
코보시 옆에 있는 빨간 우체통의 색다른 모습에도 눈길이 간다. 우리나라에 서서히 우체통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나서 살펴보니 정말 동네에서 우체통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오히려 우체국은 많이 늘은 듯... 아마 우편사업보다는 택배사업 중심으로 흘러가다보니 그리 됐겠지. 편리하기야 우체국이 더욱 편리하겠지만 우리도 동네마다 우체통이 있어 볼 때마다 반가운 소식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역에서 내려와 앞쪽에 보면 이 동네에 있는 건물들과 조금 다른 느낌을 주는 건물이 있다. 목욕탕이라 한다. 동네에 있는 대중목욕탕이라는데 온천지대에 있는 목욕탕... 사실 잘 어울려보이진 않는다. 온천은 아니라고 하니.
그래도 건물은 참 이색적이다. 더 정겹다고나 할까...


안으로도 살짝 들어가보고 싶지만 숟가락으로 문을 걸어뒀다. 벌써 문을 닫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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