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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도호쿠(東北)

[후쿠시마] 일본 3대 라면을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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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역>

지금부터 가는 여행의 컨셉은 맛기행이다. 참으로 희안한 것이 배가 비어버리면 머리도 비고, 마음도 비는 것 같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될 거라고 누군가는 말했지만 난 이상하게 배와 머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배를 채우지 않으면 다른 어떤 곳도 채울 수 없으니 배를 채우는 것이 1순위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일본 3대 라멘의 하나인 기타카타 라면(라멘)을 먹으러 떠난다.

<아이즈 역의 입구>

이 곳에서도 아카베코가 우리를 맞이한다. 이젠 이 붉은 아카베코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오히려 보이지 않으면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만든다. 익숙함이란 이런 것이다. 서로에게 길들어버린 어린왕자와 여우처럼.



기차를 타고 기타카타까지 가야하는데 이것이 기차인지, 전철인지 명확하게 구분이 안간다. 표를 끊는 것이나 노선도를 보면 꼭 지하철을 타는 것 같고, 기차 모양이나 타고가는 느낌은 꼭 기차여행을 하는 것 같으니... 하기야 뭐든 어떠리. 모로가도 기타카타까지 가기만 하면 되는 거지 뭐.
320엔으로 티켓을 끊고 기차를 기다린다.



<아카베코 3종 세트>


내가 타고갈 기차도 아카베코 모양을 하고 있으려나? 살짝 기대해보는데 내겐 그런 행운이 없었다. 저기 보이는건 완전 지하철 1호선처럼 보인다.


오전 한나절 걸어만 다녔더니 슬슬 퍼지기도 하고... 더 퍼지기 전에 열차가 도착했음 좋겠다. 자동차 배터리도 완전히 방전되기 전에 더 쉽게 충전되는 것처럼 나도 완전히 방전되기 전에 무슨 수를 써야 한다.
이 곳에서 마음을 너무 놓고 있었나보다. 우산을 두고 와버렸으니. 우산은 그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사랑하는 아이들이 스승의 날이라고 주었던 그날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고3이라 시간도 없었을텐데... 돌아오는 길에 살짝 내려 찾아봤지만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진다.

<JR 열차 내부 모습>

JR에선 오를 때와 내릴 때 개폐 스위치를 눌러줘야 한다. 그래야 문이 열린다. 처음 자유여행으로 떠난 헝가리에서 지하철 문을 열지 못해 상당히 곤란했었던 적이 있었다. 자동인줄 알고 계속 기다렸는데 문은 안 열리고, 내려야하는데 뒤에선 사람들이 째려보고 있고... 보다 못한 뒷 사람이 눌러줘서 내렸던 기억이... 그래도 그 실수 덕분에 이 곳에선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한산해서 이리저리 맘대로 다닐 수도 있다. 오른쪽 왼쪽 내 맘가는대로 언제나 볼 수 있으니 이만한 편안함이 없다.


라면의 명소인 만큼 유명한 라면집도 무수히 많다. 잡지에서 언급된 곳, TV에서 언급된 곳, 원조가 된 곳, 퓨전으로 이름을 날리는 곳. 물론 모두가 다 맛있겠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뭔가 의미를 남기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나는 재팬인사이드에서 보내준 라면 지도로, 동생은 자기가 사온 여행책에서 제일 맛있어보이는 곳을 찾는다. 근데 다 맛있어보여 그게 문제다.


일본의 시골풍경. 고즈넉하단 말이 이보다 더 어울릴 수가 있을까. 걸어서 저 곳을 갈 수 있다면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텐데...


드디어 기타카타에 도착했다. 한 30여분 걸렸나? 정말 완전히 방전되기 직전 도착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젠 정말 맛집만 찾아가면 된다.




간이역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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