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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경상도(Gyeongsangdo)

살아있는 교육의 산실-안동 도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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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도산서원>

 


 

스산한 겨울의 기운이 이 곳에도 가득하다. 찬 바람때문일까. 햇살은 따뜻한데 이곳을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평일인 탓도 있겠지. 아는 언니의 종신서원에 참여하기 위해 간 안동에서 역시 그냥 돌아오기에는 나의 발은 너무 무거웠다. 그래서 쿡 찔러 드른 곳이 도산서원이다. 사실 맨처음 가려한 곳은 하회마을이었지만 본당 어른들께서 그리로 가신다는 것 같아 살짝 피하고 싶은 마음에 이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내 마음을 다독이기에는 충분했던 곳이다. 조용히 뒷짐지고 천천히 걸어가도 좋은 길이다.

 

 



 

<도산서원 앞 강>


 

위치는 정말이지 '이런 곳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좋은 곳이다. 퇴계 선생께서는 이렇게 좋은 자리에 서당을 지을 생각을 하셨을까. 하루에도 몇 번을 산책하셨을텐데 여기에서 마음을 비우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었을까?

 

 



 

<절묘한 조화>


 

나무와 황토, 돌이 절묘하게 어울려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문지방이 닳도록 왔다갔다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을 그때의 생도들이 보이는 것 같다.

 

<도산서원 현판>


 

드디어 도산서원에 당도했다. 조용히 학문에 정진하는 선비에게 꼭 어울리는 곳이다. 화려하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무언가 꽉~ 차있는 느낌이 든다. 사람이 머문 곳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퇴계선생께서 얼마나 올곧고 검소한 분이셨는지 알 수 있다. 
위의 현판은 추사 한석봉이 직접 쓴 글씨이다. 날카로우면서도 한끝 날린 곳이 없는... 붓글씨는 잘 모르지만 균형이 잘 맞는 것 같다. 어린 시절 잠깐 배운 적이 있는데 저렇게 맞춰쓰기 정말 쉽지 않았다. 물론 그러니 대가이겠지.
이쯤 도착했을 때 한 무리의 관광객(?)을 만났는데 대학 신입생들의 새터(?), 문화탐사(?)인 듯 했다. 그래서 어부지리로 좋은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광명실>


 

광명실은 지금으로 본다면 도서관이다. 책을 보관하는 서고로 많은 고서들이 보관되어 있던 곳이란다. 광명(光明)이란 이름이 지어진 이유는 '만권서적(萬券書籍) 혜아광명(惠我光明)'으로 '수많은 책이 나에게 광명을 준다'는 뜻이란다. 도산서원이 강가에 있는 탓도 있고, 현대처럼 통풍시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서적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습기에 엄청나게 신경을 써야했다. 그래서 땅에서 올라오는 습한 기운을 막기위해 누각식으로 지은 것이란다.
현재는 광명실은 두(2)동으로 되어 동서로 나누어져 있다. 전망대의 역할도 한다고...

  

<전교당>


 

서원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중심건물인듯 하다. 여러 개의 방이 있는데 강당같은 역할을 한 곳도 있고 요즘 학원으로 치자면 원장실같은 곳도 있다. 훤히 뚫려 있는 건물은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 상쾌했을 것 같다. 
이 곳 현판도 한석봉이 쓴 것이다.  

 

<전교당에서 바라본 강의 풍경>


 

이 곳에 서서 강쪽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져있으면 어느샌가 퇴계선생께서 나와 딴생각에 빠진 나를 야단치시며 깊은 가르침을 주실 것만 같은 그런 곳이다. 하지만 내가 이 곳에 있었다면.... 사실 별로 공부는 안됐을 것 같다. 아마도 달빛이 비친 강을 벗삼아 맛좋은 술 한잔 들이키고 있지 않았을까. 후훗~ 그러면서 시 한 수 읊조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 
하지만 안타까운 건... 그 시절 이곳에는 여인출입금지 지역이었단다. 공부하는 선비들이 집중할 수 없다고... 물론 술도 마찬가지. 학업에 방해가 되는 것은 모두 퇴출!!!

 


봄을 기다리기가 힘들었나보다.
꽃봉오리를 준비해 언제 터뜨리면 좋을까 눈치만 보고 있다.

  

<장판각>


 

출판사의 역할을 한 곳으로 목판을 보관하는 곳이란다. 살찍 열린 문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곳도 습기엔 치명적인 곳이라 사방을 나무로 두루고, 바닥도 땅에 닿지 않게 들어 올렸다. 퇴계선생의 글이 소장되어 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곳에 고이 보관되어 있다.

 

 

<고목>


 

퇴계선생이 처음 이곳을 지을 때 심은 나무도 몇 그루 있다고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이미 죽어버린 나무이지만 이 곳에 없어서는 안될 것 처럼 이 곳과 너무 잘 어울린다.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너무 힘들었는지 자신은 죽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은지 아직도 망부석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옥진각 내 설명문>


 

옥진각은 일종의 박물관이다. 도산서원 내에 있는 작은 박물관으로 퇴계선생의 유물이 보관되어 있다. 
훌륭한 인재의 뒤에는 훌륭한 어머니가 계신다는데 퇴계선생의 어머니도 대인이시다. "너의 벼슬은 한 고을 현감직이 마땅하니 높은 관리가 되지 마라. 세상이 너를 용납하지 아니할까 두렵다." 어머니의 말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어머니의 말씀을 끝까지 따른 선생 역시도 대단한 인물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시사단>


 

퇴계선생의 학덕을 높이 기리던 정조가 특별과거인 '도산별과'를 치뤘던 곳이다. 물건너 있어서 그냥 눈으로 보기만 했다. 예전 사진을 보니, 섬처럼 떠 있었는데 가뭄때문인지 물이 많이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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