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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f All/Book Review

벼락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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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을 맞았습니다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글로리아 폴로 오르티츠 (아베마리아(푸른군대),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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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심상치않다. [벼락을 맞았습니다] 성당에서 추천도서로 게시판에 붙여놓았을 때 약간의 웃음과 함께 제목이 상술을 담고 있다는 생각을 조금 했었다. 물론 책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러고 한참 후 한 신부님에게서 이 책 이야기를 들었다. 당신께서 요즘 읽고 계신 책인데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라고 권유해주셨다. 그때도 '이미 신부님께 내용을 들었으니...'라는 생각으로 넘겨버렸다. 그리고... 영적독서를 해야하긴 하는데 정해놓은 책은 없고... 그래서 귀에 익숙한 이 책을 정해버렸다. 일단 다른 사람에 의해 인증된 것이니 내용에 큰 문제는 없을거라는 얄팍한 생각으로. 그런데 이것은 나의 그 얄팍한 생각에 비해 너무나 큰 의미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1995년 한 여성이 벼락에 맞아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그녀는 치과의사였고, 스스로 어떤 여성에게도 뒤지지 않는 미모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측면에서도 뒤쳐지지 않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조카와 함께 비가 내리는 교정을 걷다가 벼락을 맞게 되었고, 그녀의 조카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으나 운이 좋게도 그녀는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다.

그때 그녀의 상태는 몸의 겉과 속이 모두 다 타버린 상황이었다. 살의 전부는 숯처럼 타버렸고, 두 가슴도 사라져 버렸고, 가슴 한쪽엔 구멍이 생겼다. 입술, 복부, 하체, 간, 심장, 허파, 난소 어느 한 곳도 성한 곳이 없었다. 특히 피임을 위해 사용한 구리 루프가 그의 난소를 완전히 타버리게 만들었다. 그런 상태였다.

모든 의료진들은 그녀의 소생을 확신할 수 없었고, 가족들에게 마지막을 준비하게 했지만 의사였던 그녀의 동생은 기계에 의해서라도 목숨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고집을 부렸다. 그 동안 그녀(글로리아)가 겪은 이야기에 대해 쓴 책이다.

지금 그녀는 타버린 살들이 새 살들로 바뀌었고(수술이 아니라 자연 재생되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타버린 가슴도, 난소도 새롭게 생겨났다. 그녀를 본 모든 의료진들도 이런 일은 기적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혼수상태일 때 겪은 많은 일들이 이것이 기적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라 보고 그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글로리아는 죽음의 문턱에서 지옥과 천국을 모두 경험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으며, 심지어 자신이 죄라고 느끼지 못했던 것도 죄로 남아 자신의 [생명의 책]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 역시도 지금 이대로 살았다간.. 휴~~ 생각하기도 싫은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다.

우리가 평소 드리는 미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자신의 어머니가 미사 성찬식을 통해 태양과 같이 빛나는 옷을 입을 수 있었다는 부분) 간과하고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강조, 나쁜 생각-흔히 악마 또는 사탄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단순히 내게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사탄은 내가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자신에게 데려오기를 원한다는 부분), 자녀들의 잘못엔 부모의 책임-부모는 하느님이 자녀에게 주신 달란트를 지키는 파수꾼-이 막중하다는 것, 흔히 운이라고 생각하며 받았던 많은 것들-나보다 더 열심히하고 교육받은 사람들이 나보다 많이 이루지 못한 것은 그만큼 내가 많이 받은 것이기에 그것을 요구한다-이 그저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서는 그냥 읽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

 

어찌보면 종교서적들이 던져주는 메시지야 모두다 그렇다고 치부하고 넘길 수 있는 문제이지만 다 내 얘기 같아서인가, 그녀가 하는 말들이 그냥 스쳐지나가지 않고 내 가슴을 콕콕~ 찌르는 것만 같았다. 늘 느끼는 거지만 신앙인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어야 할텐데 그 길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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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밖에 낸 말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했던 생각들까지 모조리 드러납니다. 모든 것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한 사람의 일생 동안 있었던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저지른 죄를 속죄하고 우리 영혼의 상태를 다시 정상으로 돌릴 때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보속의 중요성에 대해 거의 의식하지 않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죄를 짓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극히 미미합니다.

 

연옥에 있는 그 영혼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의 무한한 은총을 통해 무엇인가를 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함으로써 그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입으로 그처럼 경솔하게 생각없이 내뱉는 길고 짧은 말들은 결코 그냥 바람에 의해 사라지지 않으며, 결코 그냥 허공으로 흩어져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은 말들은 대기 중으로 사라지지 않고, 말한 그 순간의 진실을 지니고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먼 훗날 마치 부메랑처럼 되돌아와서는 우리에게 꽂힐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미사봉헌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은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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