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of All/Book Review

여행의 기술

728x90

여행의 기술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이레, 2004년)
상세보기




내 긴여정의 친구가 되어줬던 녀석!

사실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짐 속에 넣어두었지만 여행 중엔 반정도 밖에 읽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마무리했다. 알랭 드 보통의 엄청난 명성(?)에 '이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날까'하는 궁금증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또 한가지 더한다면 여정을 앞둔 마음이 왜인지 편치않아 책에라도 빠져있으면 편안함을 가질 수 있을까하는 약간의 기대도 있었다.

처음 가졌던 생각은 시중에 있는 일반 여행에세이 정도일거라는 것이었는데 조금씩 진도가 나갈수록 약간은 다른 포맷으로 이루어진 것이 '누구인지, 어디인지,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을 생기게 한다. 단순히 여행기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을 다른 이의 시각과 대비하기도 하고, 다른이들의 생각으로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책의 흐름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기도 하다(출발-동기-풍경-예술-귀환). '여행'이라는 자체가 떠나는 이로 하여금 설레임과 행복감을 주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기대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곳을 가더라도 그 행복감을 찾기가 힘들다. 기대... 어디로 갈 것인가, 무엇으로 갈 것인가, 누구와 갈 것인가, 얼마나 갈 것인가... 이런 생각만으로 이미 마음은 어디론가 떠나있는 것이 된다. 굳이 떠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 역시 공항에서, 작은 휴게소에서, 기차, 이름모를 주유소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되고, 그것들은 다음, 이다음 여행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것들-풍경, 예술작품들-에서 어떤 것을 느끼게 되는지, 또 그런 것들이 왜 나로 하여금 그런 특별한 느낌을 느끼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한다. 그렇게 그가 풀어놓은 글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맞아~'라고 하면서 박수를 친다. 우리가 여행에서 느끼는 것들이 일상에서 똑같이 생기게 된다면 아마 같은 반응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에도 동감한다.

긴 글의 마지막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동경하며 기다리지만 우리 일상에서도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생각들이 가능함을 제시하면서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사람에게 위로를 던지기도 한다. 또한 떠나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방법이 있음을 제안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의 박학다식(博學多識)에 주눅이 들기도 하고, 그의 까칠한 성격에 숨이 막히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이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데 큰 어려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가지게 하는 걸 보면 정말이지 인물은 인물인가 보다. 은근히 그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맘에 들기까지 하다. ^^

 

다음엔 [불안]이다~

 

책장을 덮으며 여행은 무작정 떠날 순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떠나선 안된다는 생각을 내 맘 속에 뿌리 깊게 박아버렸다. 그가 말했듯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물을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새로운 정보는 꿸 사슬이 없는 목걸이 구슬처럼 쓸모없고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 되기 때문이다.

내 여행의 목걸이를 완성하기 위해서 약간의 귀찮음이 있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야 겠다!!!!

 

------------------------------------------

 

목적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욕망은 떠나는 것이었다. 그(샤를 보들레르)가 결론을 내린대로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 어디로라도 떠나는 것.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 나간다.

 

[여행을 하고 그 흔적을 남기는 것(데생, 또는 글)은 우리에게 보는 법을 가르쳐 준다.] 그냥 눈만 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피게 해준다는 것이다. 눈앞에 놓인 것을 우리 손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슨하게 관찰하는데서부터 자연스럽게 발전하여 그 구성요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되고, 따라서 그것에 대한 좀 더 확고한 기억을 가지게 된다.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어다니면서 본다해도, 세상에는 늘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빨리 간다고 해서 더 잘보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 아름다움이 기억 속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의도적으로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행의 심리를 우리 자신이 사는 곳에 적용할 수 있다면, 이런 곳들도 훔볼트가 찾아갔던 남아메리카의 높은 산 고개나 나비가 가득한 밀림만큼이나 흥미로운 곳이 될 수 있다.

여행하는 심리... 수용성이 그 제일 특징이다.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면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가게 된다.

 

혼자여행을 하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함께 가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어버린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도록 우리의 호기심을 다듬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특정한 관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며, 따라서 우리의 어떤 측면이 나타나는 것을 교묘하게 막을 수도 있다.

반응형

인스타그램 구독 facebook구독 트위터 구독 email보내기 브런치 구독

colorful png from pngtree.com/

DNS server, DNS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