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도 1호선 도로원표(목포→신의주 939km)
현재 목포는 전라도의 작은 도시지만 과거 개항을 통해 겪었던 크고 작은 변화의 흔적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그 흔적이 기분좋은 것일 수도 있고, 아픈 기억일수도 있지만 한 나라의 역사를 구성하는데 빠질 수 없는 단면인 만큼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곳들을 찾아봤다.
목포의 명물 유달산 기슭에 자리잡은 목포근대역사관은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남아있다. 100년이 조금 넘은 이 건물이 가장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조금 의아하기도 하지만 건물만 놓고 봤을 때 보존 상태는 꽤 괜찮아 보였다. 목포근대역사관은 원래 일본영사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그 건물 앞에는 '평화의 소녀상(2016년 4월 8일 건립)'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 소녀상을 처음 본 나로서는 한참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겨울에 봤던 <귀향>이 생각나기도 했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로 고통받는 그 분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소녀상에 담겨진 의미를 알면 알수록 더욱 가슴이 아린다.
1900년 12월 완공된 일본영사관은 광복 이후 시청, 도서관, 문화원 등으로 사용되다가 2014년 역사박물관으로 거듭났다. 산 기슭에 위치한 탓에 이곳 입구에서는 목포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시원스럽게 정돈된 전경이었지만 바라보는 마음은 그리 편치 않다.
역사관 뒷편에는 일본이 만든 '방공호'가 남아있다. 태평양 전쟁 당시 혹시나 일어날지 모르는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이곳을 만들었고, 장기전에도 끄덕없을 만큼 일상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물론 이 모든 곳은 우리 선조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너무도 견고하게 만들어진 이곳에서 있었을 많은 핍박과 탄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조선시대 목포진의 모습과 개항 당시 상황, 일제시대를 거쳐 외국문화의 전래, 한국 문화의 중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료와 설명이 전시되어 있다.
과거 목포시내의 모습이 모형으로 남아있는데 지금과 비교해도 크게 변화되지 않은 것 같다. 일제시대를 전후하여 만들어진 신작로가 현재의 도로로 남아있는 듯 했고, 규모나 형태는 많이 달라졌겠지만 마을의 집들도 당시와 매우 흡사해보인다.
일요일이었는데도 이곳을 둘러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 소녀상과 함께 기념촬영만...
목포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한번쯤 둘러봐도 괜찮을 곳이다. 시간 때문에 1관 밖에 보지 못했지만 2관을 함께 둘러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입장료: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아동 500원
관람시간: 9:00 AM ~ 6:00 PM / 월요일 휴무
※ 목포근대역사관은 1관과 2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입장권 한 장으로 1관, 2관 모두 관람할 수 있다. 1관과 2관은 위치가 달라 1관을 둘러보고 그곳 브로셔에 있는 지도를 참고하여 찾아가는 것이 좋다.
목포근대역사관이 일본영사관이었던 만큼 주변에는 일제시대의 근대 건축물이 조금씩 남아있다. 현재 일반 가정인 곳도 있고, 카페로 활용되는 곳도 있으며 간혹 그냥 버려진 곳처럼 보여지는 곳도 있다. 골목을 거닐며 이런 건물을 보는 것도 솔솔한 재미...
목포근대역사관의 설명에 따르면 목포의 시작을 목포진 설치로 보는 듯 했다. 조선시대 수군진영으로 시작되어 일본 영사관을 건립할 당시 임시 영사관의 역할도 했던 곳인데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다행인 것은 당시 목포진이 있었던 이 곳을 새롭게 복원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수문 교대식 재현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화창한 날씨와 단아한 전각, 화사한 해바라기의 어울림이 환상적이다.
군대였음을 떠올리기엔 너무 온화한 풍경이다. 이 자리에 서서 목포 앞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은 어땠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사방으로 보이는 목포시내의 풍경은 그 만의 매력을 담고 있다.
도시라고 하기엔 너무 아담하고 소박하고, 시골이라 하기엔 너무 꽉 차 있는 목포!
아마도 옛 모습을 간직하면서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탓이 아닐까 싶다. 그 이유가 문화유지에 대한 철학이든, 경제적 여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든 목포는 목포만의 매력을 분명 지니고 있어 보인다. 그래서 너무 사랑스러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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