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시 (9) 썸네일형 리스트형 10월이면 생각나는 풍경 프란치스코 성인의 낙원. 이탈리아, 아씨시... 2010. 이 때부터 빠져버렸다! 아씨시에 반한 것인지,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반한 것인지 아직 분간이 안가지만 10월이면 이곳이 떠오른다. [아씨시] 거리자체가 예술인 아씨시 골목길 아씨시는 2000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지만 그 이전부터 중세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곳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가톨릭 신자들이 찾는 성지순례 코스로 유명하지만 성지순례가 아니더라도 오래된 도시가 가진 정취를 살피기에 부족함이 없는 멋진 도시다. 내가 꼽는 이탈리아 NO.1 인 곳이다. 만하루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을 이 거리에서 헤매면서 이곳에 있는 내가 너무나 행복했다. 유명 건축물, 박물관, 미술관, 공원 등 만들어놓은 곳들도 시선을 빼앗지만 이런 만든듯, 아닌듯 하면서도 강렬하게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이런 곳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심지어 빨랫줄에 걸린 빨래마저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저 그림의 나이는 얼마나 되었을.. [아씨시] 해가 질때 움브리아는? 언덕 위 도시에 해가 뉘엇뉘엇하니 바쁘게 움직였던 여행자의 마음도 속도를 가다듬는다. 서서히 변해가는 세상의 모습이 아쉬워 망부석처럼 그대로 멈춰버렸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돌들은 지나간 시간 어딘가에서 멈춰버린 객의 모습은 아닐까? 그림자는 아씨시를 삼켜버리고 그렇게, 그렇게 오늘을 보낸다. [아씨시] 영성과 예술이 함께하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Basilica di San Francesco) 아씨시에서는 뭘 하면 좋을까요? 첫번째도, 두번째도 골목산책이라 얘기하고 싶다. 하루종일 걸어다녀도 심심하지 않을만큼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인 골목들이 가득한 곳이 아씨시다. 촘촘한 거미줄처럼 아래로, 위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미로같은 골목들을 오가면 행복감에 절로 웃음이 번진다. 가로등 조차도 동화스러운 아씨시 코무네 광장을 떠나 10여분, 성 프란치스코 성당이 보인다. 아씨시의 시계는 중세의 어느 시점에서 멈춰버렸나 보다. 삐뚤빼뚤 쌓여있는 돌덩이들의 모양은 모두 다르지만 이상스럽게 잘 어울려 보인다. 부러운 마음에 괜히 한번 쓰다듬어 본다. 이 즈음에서 인증샷도 한번... ^^ 프란치스코 성인의 무덤이 있는 곳에 지어진 성당, 세기를 넘어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참여한 공사인 만큼 규모도 크고,.. [아씨시]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 코무네 광장과 신교회 간만에 찾은 호텔에서 미뤄둔 임무(?)를 마치고 나니 뭘해야할지 모를만큼 멍해진다. 그래서 그냥 발길가는대로 가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호텔에서 3분도 채 안되는 곳에 있는 자그마한 성당에 이르렀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의외로 아주 아름다운 성당이다. 놀랄만큼 큰 크기로 날 압도하지도 않았고, 화려한 벽화들이 혼을 빼놓지도 않았지만 조용히 내 맘을 파고들어 어느새 마음 가득히 작은 감동으로 채워버렸다. 그저그런 작은 성당이려니... 했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작은 규모에 비해 이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가 가져간 여행 책자엔 나오지도 않더니만 돌아와서 보니 프란치스코 성인이 예전에 살았던 집이라고 한다. 부유층의 아들로 태어나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회심한 성인으로 유명한 프란치스코 성인이 살았던 곳이라하니 .. [이탈리아] 아씨시 그로타 안티카(Grotta Antica)호텔 긴 여행에서는 새로운 장소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해야하는 일이 예약해둔 숙소를 찾는 것이다. 아무래도 짧은 여행보다는 짐이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짐에 치여 어려운 시간 쪼개어 찾은 곳에 대한 이미지를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필수코스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한인민박에서 묵는 것을 기본으로 잡았지만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에는 한인민박이 없는 곳이 간혹있어 그런 곳에선 현지 호스텔이나 작은 호텔을 선택했다. 아씨시는 종교적 유서가 깊은 곳이라 수도원이나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이 있다. 특히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수녀님도 계시고 시설과 식사도 좋다고 소문나있는데 그 명성(?)만큼 예약도 빨리 끝나버린다. 그러니 발빠른 사람이 말그대로 장땡인게다. 그 수녀.. [아씨시] 하늘과 맞닿은 도시로의 여행 또 다시 기차에 올라탔다. 기차여행...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여행을 저 먼 곳에 있는 이탈리아에서 하는구나. 나이가 적지 않은 탓에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고(실제 지불한 것은 아니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런...) 탄 기차가 조용히 관상할 수 있는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 지금은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 전시전을 하고 있는 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네모난 창은 액자의 틀이 되고 바깥의 풍경들은 작품이 된다. 마치 디지털 액자를 보듯이 그림이, 또는 사진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이 어떤 전시회에서도 볼 수 없는 다채로운 모습이다. 계속되는 여행 속에서 피로감이 쌓일만도 한데 이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피로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 여행이란 참 묘한 것이다. 고흐에 의해 갇혔던 해.. [시에나] 이탈리아 광장의 꽃 피아차 델 캄포(Piazza del Campo) 피렌체를 넘어 시에나로 가는 길, 이제야 전형적인 토스카나 풍경이 펼쳐진다. 이탈리아의 자연경관을 보려면 토스카나로 향해야 한다? ^^ 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원하는 전원의 풍경에 대한 갈증을 시골길로 향하는 작은 버스 안에서 조금은 해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올리브나무, 포도나무, 사이프러스 나무... 이 정도면 전원을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지금부터 찾아가는 시에나와 아씨시는 오랜 시간 나의 정신적 토대가 되어온 한 종교에 대한 '예의?', '책임?'... 뭐라 규정할 수 없지만 빼놓아서는 안된다는 근거없는 이끌림에 의한 것이다. 그것만이 다는 아니었지만 일단 시작은 그랬다. 시에나에서는 가타리나를, 아씨시에서는 프란치스코를... 만날 수 있으려나? ★ 피렌체에서 시에나 가는 길 피렌..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어떤 매력을 가졌을까요? 이탈리아와 스위스 여행, 지금까지 떠났던 여행 중 가장 길고,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은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크게 준비한 것이 없었기에 그냥 훝어보기 정도가 될 것 같아 기대를 가지면서도 약간의 걱정도 함께 담아 갔었는데요.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느끼고 즐길 수 있을거라 나름대로 합리화를 해가며 이곳 저곳을 활개치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히 깨달았던 점, 이탈리아는 '그냥 떠나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즐비해있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선 그저 '와~ 좋네, 대단하네!'만 연발할 수 밖에 없을 듯 해요. 제가 그러고 돌아왔거든요. ^^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이탈리아는 아무리 벗겨도 완전히 벗겨질 수 없는 양파껍질과 같은 매력을 가진 독특한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돌아오면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