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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독일(Germany)

독일 속의 다른 독일, 베를린 박물관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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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여 짧은 산책에서 가야할 곳을 찾던 중 한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박물관섬이 떠올랐다.

많은 섬들을 봐왔지만 박물관섬이라니... 문득 파리의 시떼섬이 떠오르며 그 때의 감흥을 얻을 수 있을까 흥분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베를린의 뷰를 담당하는 돔과 TV탑, 아이러니한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울이나 도쿄, 상하이, 뉴욕과 같은 세계적인 대도시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타워지만 유럽에선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360도 뷰를 볼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 전망대를 찾는단다.

 

 

 

 

 

슈프레강이 휘감은 박물관섬은 초입부터 볼거리 투성이다.

때마침 열렸던 오픈마켓 덕분에 많은 아기자기한 수공예품과 작은 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었고, 거리 연주가의 연주를 BGM 삼아 가벼운 발길을 옮긴다.

 

 

 

 

드디어 웅장한 자태의 베를린돔. 베를린대성당...

수 많은 교회와 성당을 봐왔건만 보는 첫 순간부터 할말을 잃을 만한 놀라운 감동을 준다. 여행으로 피곤했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오랜 시간동안 이 곳에 자리하며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회를 오가며 다르게 보였을 그 흔적이 느껴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저 로마 네로황제의 목욕탕 같은 것은 뭘까?

 

 

 

 

여행에서 멋진 사진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 나이든 커플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성당은 언제나 조용하고, 경건하고... 등등... 이런 생각이 많았는데 너무나 자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베를린대성당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돔(DOM)이라는 이름은 성당에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베를린돔은 개신교회다. 처음 건설될 때 가톨릭 교회로 세워졌지만 지금은 개신교회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 루터와 칼빈의 종교개혁으로 주인이 여러번 바뀌게 되었다. 호엔졸체른 왕가의 묘소로도 유명하다.

 

나의 짧은 지식으로 생각해보면 가톨릭교회로 사용되었던 곳이 개신교회로 전환되면 각종 성상과 십자가 등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은데 다행히 크게 무너지거나 훼손된 것 같지는 않다.

시간이 맞지 않아 내부를 볼 수 없었지만 일단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추정했을 때 내부는 어마어마한 광경을 지녔을 것 같다.

 

 

 

 

 

 

베를린의 박물관섬이 내 마음에 쏙~ 들어온 이유는 웅장한 대성당 보다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경직되고, 딱딱한 그리고 노젬인 '독일'이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편안하고 자유롭고 다이나믹한 독일을 만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곳이 아니었다면 독일은 언제까지나 "각이 선" 곳으로 내 마음에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박물관섬은 이름처럼 섬 하나를 여러 박물관이 가득 채우고 있다. 구 박물관(Altes Museum), 신 박물관(Neues Museum), 보데 박물관(Bodemuseum),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이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놀랍게도 이 박물관들 모두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박물관들이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으로 손상이 된 곳들은 열심히 복원하고 있고, 예술품들도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박물관섬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아~ 사랑하는 램브란트전...

램브란트를 이곳에서 만난건 내게 큰 행운이었으나 입장시간 마감으로 관람을 할 수 없었던 건 엄청난 불행이었다.

 

★ 한가지 귀한 Tip

  - 박물관섬에 있는 박물관들은 1주일에 한번 야간개장을 한다. 때문에 목요일은 10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박물관섬에 와서 박물관도 들어가보지 못하고, 베를린대성당에서도 입구를 두리번해야 했지만 내게 좋았던 기억으로 남는 이유는 이곳 사람들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대리만족 덕분이리라. 그러고 보면 여행에선 모든 걸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간접 경험으로도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으니 내겐 또 하나의 귀한 시간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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