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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간토(關東)

첨단이 만들어낸 감성 테마파크, 메가 웹(TOYOTA city showcase & History Ga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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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찾는 명소 오다이바에는 특별한 테마파크가 있다. 겉모양은 컨터이너 공장같은 이미지인데 내부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가득한 곳이다. 둥근 홀을 중심으로 한쪽은 여성들의 혼을 쏙~ 빼갈 쇼핑센터 비너스 포트가 있고, 반대편엔 남성들의 가슴을 사정없이 뛰게 할 메가 웹(MEGA WEB)이 있다. 정석(?)대로 라면 비너스 포트로 향해야겠지만 난 꿈에 바라 마지않았던 메가 웹으로 향했다.

 

 

 

 

 

입구부터 가득한 차들의 행진에 눈 둘 곳을 잃어버렸다. 차 매니아도 아니고, 차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눈길을 끄는 디자인이나 독특한 성능을 가진 차들은 눈여겨 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이곳은 차를 가지고 한판 놀기엔 최고의 장소였다. 일반 자동차대리점은 "구입"을 전제로 하기에 어느 정도의 제약이 있기 마련인데 일체의 제약도 없이 타보고, 만져보고 할 수 있으니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듯 하다.

 

 

 

 

일본을 둘러보다보면 가끔(사실 이 '가끔'이 '자주'가 될까봐 두렵기도 하다) 일본인들에 대한 놀라움을 가눌 수 없을 때가 있다. 세상에 없는 것이 없을 것 같은 잡화매장이 그랬고, 한겨울 차도 위로 흘러내리는 온천수(?!)가 그랬지만 여기에서 또 한번 그 놀라움을 더하게 됐다. 결코 넓지 않은 이 공간에 차가 오갈 수 있는 런웨이가 있다. 보는 것을 넘어 만져보고, 만져보는 것을 넘어 직접 시운전도 이곳에서 제대로 해보라는 거다.

 

300¥이면 1.3km의 거리를 시운전할 수 있다. 센스있게 다양한 승차감을 느껴볼 수 있도록 평평한 길, 울퉁불퉁한 길, 조명 길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니 자동차 매니아라면 한번쯤 즐겨봐도 좋을 것 같다.

 

 

<자동차 시승 코스 안내: 출처 http://www.megaweb.gr.jp>

 

 

 

 

 

 

자동차가 있어서 어른들 만의 공간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자동차들(아~ 어딘가에서 꼬마자동차 붕붕도 나올 것 같다)도 있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게임도 있어 아이들도 재미나게 놀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부터 이야기할 내용처럼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기를 수도 있어 놀이 공간인 동시에 학습의 장이다. 자고로 놀면서 배우는 것이 최고의 배움이라 하지 않았나.

 

 

 

 

 

어떤 것보다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용한 자동차 모델이다. 나 역시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건 처음이라 요리조리 세심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자동차를 운행하긴 하지만 이렇게 심플하면서도 제기능을 갖춘 자동차는 처음이라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

 

유니버셜 디자인이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활용한 상품"을 뜻한다.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디자인이 아닌 이용의 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성별, 연령, 장애유무 및 정도 등 핸디캡에 관계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국내에서는 "평생 디자인(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즉 "정상화(normalization)"이념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1960년대 부터 유니버셜 디자인을 고려한 제품들의 생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유니버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저상버스나 확장형 주차공간, 전기 콘센트 등이 대표적 유니버셜 디자인에 속한다.

 

 

 

 

 

승합차와 비슷한 크기이지만 휠체어가 오갈 수 있도록 낮은 높이로 디자인 되어 있다. 과거에는 휠체어가 장애인들만의 전유물이라 생각했지만 요즘은 비장애인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기에 장애인들에 국한된 차량이라고는 할 수 없다. 평상시에는 좌석을 배치하여 사용하고, 휠체어가 필요할 때에는 좌석을 양 옆으로 접어올려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했다. 그리고 차량 자체에 '경사로'가 장착되어 있어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조금 더 일상적인 자동차도 있다. '휠체어 공간은 승합차 이상의 자동차만 가능하다?'라는 고정관념도 확실하게 깨뜨려 준다. 승용차 크기(중소형 승용차)에서도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앞좌석 조수석은 자동제어가 되어 좌석이 움직일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 있어 휠체어로 옮겨타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다. 또한 무거운 휠체어를 트렁크에 넣으려면 여간 힘이 쓰이는 것이 아닌데 줄 하나만 연결하면 훨씬 더 편하게 실을 수 있다.

 

경제적 배려도 필요하지만 그 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 일상에서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이런 유니버셜 디자인의 핵심은 '사람을 위한 마음'이다. 아무리 기술적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전 연령대가 가질 수 있는 욕구나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때엔 이런 창작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민감성이 있어야 하며, 그들을 귀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현대사회는 첨단과학 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MEGA WEB에서 현대의 첨단 자동차를 만났다면 이제는 향수를 자극할 자동차들을 만날 시간이다. History Garage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고철덩어리로 전락해버린다던 자동차에 대한 또 하나의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게 한다.

 

 

 

 

 

내가 꼭 떠나고픈 여행지 중 한 곳이 쿠바다. 30~40년 된 클래식 카(car)이 즐비한 골목길을 바라보며 쿠바에 매료되었고, 그 차들이 지금까지도 운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그 때부터 나는 쿠바앓이를 시작했던 것 같다. 비록 하바나의 뒷골목 같은 생생(生生)함은 없지만 그래도 클래식 카에 빠져볼 수 있으니 리허설인 셈치고 둘러보려 한다.

 

 

 

 

 

도요타에서 운영하고 있는 MEGA WEB의 한 페이지이지만 city showcase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도요타의 자동차만 있는게 아니라 포드, 혼다, BMW 등 쟁쟁한 자동차 회사의 클래식 카들이 서로 경연을 펼치는 듯 하다. 이곳에 전시된 차들은 눈으로만 감상해야 한다고 공지되어 있는데 굳이 그러지 않더라도 감히 손조차 댈 수 없는 아우라가 흘러나온다.

 

 

 

 

도서관 처럼 생긴 이곳은 차와 관련된 책들과 자동차 미니어처가 전시되어 있다. 미니어처들은 판매하기도 하지만 가격대가 만만찮다. 대학교 때 맘에 드는 자동차 미니어처를 사기 위해 한참을 헤매다가 딱 마주쳤던 순간, 가격에 좌절해야 했던 그 순간의 느낌과 다시 만나야 했다.

 

이곳을 지나면 세계 각국의 도시 이미지와 자동차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영화에서 보던 미국의 뒷골목 같기도 하고, 빨래가 나부끼는 나폴리의 골목길에 서 있는 듯 하기도 하고, 한적한 주택가 주차장에 서 있는 느낌도 든다. 그냥 줄지어 서 있는 자동차의 행렬보다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 사람들을 오랫동안 머물게 만드는 곳이다. '자동차 10년 타기'가 내 목표이긴 한데 왠지 10년이 지나도, 아니 그 보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나도 이런 느낌은 나지 않을 것 같다. 요즘은 워낙에 천편일률적인 디자인들이라 개성을 찾기가 힘드니까.

 

 

 

 

 

대부분의 차들은 탑승 불가이거나 터치 불가이지만 아쉬워할 방문객들을 위해 요렇게 탑승하여 기념찰영할 수 있는 자동차도 있다. 자동차의 기능과 디자인이 발달되어도 이런 아이템을 가진 곳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생활의 편리함이 인간이 가진 감성까지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오히려 과학이 첨단으로 발달되어 갈수록 사람들의 향수는 커지지 않을까 싶다. 

 

MEGA WEB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이런 볼거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료 박물관 내지는 전시관이라고 해도 찾아봄직 한데 무료로 즐길 수 있으니 일부러라도 찾아야 할 곳이다. 비너스 포트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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