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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제주도(Jeju lsland)

감동으로 가득한 제주도의 자연, 용머리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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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에서 우리 가족이 단연코 최고의 볼거리로 입을 모았던 '용머리 해안'을 향해 가는 길이다. 뭣도 모르고 아침 나절에 도착했다가 굳게 닫혀있는 입구를 보며 발길을 돌려야 했던 곳이기에 내심 '별거 아니기만 해봐...'하는 생각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ㅎㅎ 누군가는 입장료를 받는다고 몇 년간 일부러 찾지 않았단 이야기도 들었다.

 

 

본의 아니게 곧바로 용머리 해안으로 향하지 못하고 주변을 어슬렁거렸는데 아침과는 달리 말타기를 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인다. 덩치에 비해 짧은 다리를 가진 조랑말이 정스럽구나.

 

 

용머리 해안에 이르기 전 볼 수 있는 하멜 상설 전시관. 나가사키를 향해가던 하멜이 풍랑을 만나 표착하게 된 곳이 이곳 산방산 주변 해안이라 한다. 이리저리 많이도 끌려다녔다. 제주에서 서울로, 전라도 강진으로 갔다가 다시 여수로. 13년 동안 한국에서 지내다가 탈출한 후 그가 쓴 책이 바로 <하멜 표류기>이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는데 곧 한번 읽어봐야 겠다. 산방산 쪽으로는 1980년 한국국제문화협회와 네덜란드 대사관이 함께 세운 하멜기념비가 있다.

 

 

하멜선 바로 옆에는 용암수형이 전시되어 있다. 사방이 체험교육관이구나. 용암이 분출하면서 그 잔재가 나무를 감싸게 되었는데 나무는 용암의 열로 다 타버리고 나무껍질의 무늬만 남아있는 독특한 화산돌이다. 그리고 그 옆엔 꼭 뱀처럼 생긴 고목. 너무 인상적이어서...

 

 

오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엔 이렇게 입구만 약간 드러나 있을 뿐 다른 곳들은 바닷물에 잠겨있었는데 오후에 다시 찾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한 바닥이 드러나 있다. 옆에 앉아있는 아저씨가 하멜 아저씨.

 

※ 용머리 해안 관람시간

용머리 해안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동절기는 5시) 오픈하지만 만조시각에 따라 관람시간은 달라진다.

물이 들이차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만조시각을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땐 만조시간이 오전이었는데 늘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앗! 파도가 센 날도 관람불가라 한다. 늘 열려있는 곳은 아니다. ㅎㅎ

 

★ 만조시간 확인

 - 홈페이지: http://www.badatime.com/67.html

 - 전화: 064-760-6321

 

 

제주시에서 4억원을 들여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는 관람길을 만들고자 했으나 문화재청이 허가를 하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지금 이대로의 용머리 해안이 좋은 것 같다.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이라면... 희소성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처음 방문에 용머리 해안을 만났으니 역시나 운좋은 여행자다.

 

 

이제는 용머리 해안을 제대로 만나볼 시간! 땅과 바다가 만났던 접점으로 나도 빠져든다.

 

 

용암이 땅에서 분출하면서 바다와 만나 쌓이면서 만들어진 것. 셀수도 없는... 수천만년 동안 부딪히고 쌓이면서 만들어진 사암층이 절벽을 만들어내며 그 모양을 뽐내고 있다. 괜한 짓임을 알면서도 몇 층이 쌓였을까 헤아려보고 싶은 무모함.

 

 

손으로 깍아내려해도 흉내내지 못할 모습이다. 얼마나 많은 모래층이 쌓이면 이렇게 거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바닷물이 빠지고 나니 물 아래 있던 조개(?)들이 다 드러나버렸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조개류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용머리 해안의 '용머리'는 용이 머리를 들어 바다로 뛰어들려고 하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단다. 안타까운 전설이 이 용머리에 담겨있다. 부러울 것 없는 권세를 가진 진시황이 탐라에서 제왕이 태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맥을 끊어버리기 위해 풍수사 호종단을 파견했단다. 호종단이 혈과 맥을 끊어가던 중 바다 아래로 뛰어들려고 하는 용머리를 발견하고 용의 꼬리와 등을 칼로 쳐서 맥을 끊어냈다고 한다. 그 때 솟아오른 붉은 피가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한다. 음~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생각했는데 가능하구나... 싶었는데 이 호종단은 한라산 산신의 노여움으로 목숨을 잃고 제 나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한다.

어쩜 거칠게 부딪히는 파도는 그 때의 아픔을 떠올리는 산신의 아픔과 위로일지도 모르겠다.

 

 

 

 

짧지 않은 바닷길을 따라 걷는 길은 사암층의 모양도 특이하지만 바다도 접해있는 풍경 또한 절경이라 어느 한 곳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이곳은 제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온전히 담고 있는 것 같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불쑥 솟아나온 용암덩어리 산방산에 수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쌓여왔던 사암층, 제주의 맑음이 투영된 푸른 바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탄성을 일으킬 모습이다. 매섭게 갈라진 듯 하다가 구멍이 퐁퐁 나있기도 하고, 누군가의 손이 마구 휘젓은 것 같기도 하고... 

 

 

저기 보이는 저 바위가 용머리를 형상한 바위란 말인가? 언뜻 그리 보이기도 한데...

 

 

 

 

 

저 멀리 흐릿하게 한라산도 보인다. 팔라우 바다만 여러색을 가진게 아닌다. 우리 제주도도 무수히 많은 바다색을 지니고 있다. 좀 더 깊은 영롱함이 깃들었다고나 할까.

 

 

묘하게 구멍이 뚫린 출입구. 이 구멍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디로 오갔을까? 신비함으로 가득한 용머리 해안 투어도 이렇게 마무리한다.

빠르게는 30분, 여유있게는 1시간 정도면 충분히 한바퀴 돌아나올 수 있는 거리이지만 왠지 이 문을 넘어서면 다시는 올 수 없을 것만 같아 주저하게 된다.

 

 

누가 뭐라해도 제주도 여행의 진리는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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