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한국전쟁 당시 하나의 노점으로 시작한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이 우리에게 알려지게 된 데에는 1박 2일이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승기가 다녀간 뒤의 보수동은 그 이전과 많이 달라져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대중에게 알려진다고 해서 늘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너무 늦게 드른 탓에 원했던 책은 사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는 상점들만 바라보다 돌아와야 했다.
책방 골목이었던 이곳은 책을 찾는 사람으로 가득해야 했으나 과연 그러한지는 언제나 그 곳에 있었던 분들만 아시리라.
전쟁 속에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피난을 오면서도 손에서 놓지 않은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책이었다. 먹고 살길이 막막한 시대에 책이 웬말이냐 싶지만 그들은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자처했다. 박스때기 하나에 의지했던 책난전은 전국에서 유일한 책방골목이 되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 때도 지금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부족함에 힘이 들었다면 지금은 넘쳐남에 힘이 부친다. 자고로 책은 종이로 엮여야만 책이라 일컬을 수 있는 법. 인터넷 서점이 확산되고 E-book이 날로 늘어나도 종이향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보수동으로 향할 것이다. 지식에 지식을 더해 지혜로 거듭날 영광의 그 날을 보수동에서 기대해 본다. ‘책은 찍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는 서점 모퉁이의 글귀를 되뇌이며 부산 근대여행을 마무리 한다.
반응형
'우리 마을 이야기(Korea) > 부산(Pus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볼거리 가득한 부산 여행지 송도 케이블카(에어크루즈) & 전망대 (0) | 2022.09.15 |
---|---|
물길 따라 떠나는 여행, 부산어촌민속관(부산북구어촌박물관) (0) | 2013.07.28 |
부산타워가 내려다 보는 용두산 공원 풍경 (9) | 2012.03.02 |
임시수도 기념거리의 하이라이트, 임시수도기념관 (4) | 2012.02.29 |
다시 떠오르는 역사의 현장, 부산 임시수도기념거리 (6) | 2012.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