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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나오면 바로 이어지는 거리가 <대한민국 임시수도 기념거리>이다.
일제강점기 중국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웠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나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대한민국 임시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덕분에 이번 부산여행은 그리 멀지 않았던 우리네 역사를 알아가는 그런 시간이 되었다.
근대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들어 부산 서구 부민동 일대를 임시수도기념거리로 조성하고 주변 문화유산들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있다. 임시수도 기념거리는 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시작하여 임시수도기념관까지의 거리로 관련 조형물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더욱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 준다. 박물관 관람을 한다면 꼭 임시수도기념관까지 함께 둘러보는 것을 좋을 것 같다.
임시수도 기념거리의 이정표가 된 무궁화 가로등. 이 가로등이 우리를 목적지까지 인도해준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정신없이 남으로, 남으로 밀려오면서 결국은 수도를 이전해야 했던 그 날, 다시 되찾는 듯 했으나 또 다시 수도를 남으로 내려야 했던 긴박하면서도 치열했던 상황 등을 작은 안내판이 알려준다. 자그마치 1,000일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짧지 않은 3년 남짓의 시간이 한국전쟁의 존재조차 모르는 초등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기사 속에서 없었던 날로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앞선다.
동아대 앞 담벼락은 역사가 살아있는 갤러리가 되었다. 1925년 경상남도청은 임시수도정부청사가 되었다가 지금은 동아대 박물관이 되었다.
한 눈 팔면 못보고 스칠 수도 있는 갤러리니 정신차리고 둘러봐야 한다. 아, 발바닥에서도 볼 수 있다.
임시수도기념관은 조금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곳으로 가는 길에 2개의 조형계단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을 떠나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당시의 힘들었던 상황이 파노라마가 되어 영화처럼 뇌리를 스친다. '정말 이런 모습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적나라한 모습도 보이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천진함과 익살스러움을 잊지 않은 아이들의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이런 일이 있었는지 60년이 겨우 지났을 뿐인데 참 많이 변했구나.
가족과 함께 피난길을 떠난 사람, 떠난 아들과 아버지를 기다리는 사람...
왼쪽에는 원래 이승만 대통령 동상이 있었으나 철거를 요구해 지금은 비어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비록 대구를 비롯한 부산 등 경상권들은 상대적으로 전쟁의 피해가 적었던 곳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전쟁의 아픔까지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아픔의 파편이 다시는 없어야 할 교훈이 되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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