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신

모신 카테고리 가정/생활 지은이 임종렬 (한국가족복지연구소, 2002년) 상세보기

임종렬, 한국가족복지연구소, 2005

[2008. 2. 13]

상담공부를 하면서, 부모교육에 관한 교육을 듣고 교육을 하면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무수히 들었었다. 그리고 '읽었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고 했을때 의아해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서 괜스레 읽지 말아야겠다는 흔히 말하는 청개구리와 같은 생각이 강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왠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건 그렇지 않건간에 알아야 무슨 말이라도 할 수 있기에 비난을 하더라도, 아님 추종을 하더라도 일단은 알고보자라는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는 읽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임종렬 교수님의 제자들을 많이 보아왔다. 내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분의 카리스마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리고 대부분이 그 분의 엄청난 추종자들이었다. 반면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에 자신의 감정들이 곧바로 드러나곤 했다. 그런 것을 보면 어떤 형태로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이긴 한가보다...하고 생각해왔다.

본 책에서도 당신의 생각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었고,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처해본 사람이라고 한다면 한번에 넘어갈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것이 카리스마인가? ^^


자녀에게 있어 양육자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될 만큼 중요한 사람이고, 그 양육자의 중심에는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를 통해 세상에 나오고, 어머니를 통해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하고, 어머니에 의해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자녀들은 어머니가 어떻게 기르느냐에 따라 인생, 팔자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가 바로 서야 자녀들도 이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 갈 수 있다. 어머니의 마음이 아이의 마음이 되고, 아이의 마음은 어머니에게 비롯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부분에서는 비약이 될 수도 있지만 나의 생활과 우리 엄마와의 관계를 보았을 때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요 근래 몇 년 사이 터득하고 있다.

사실 자녀가 없는 내가, 결혼을 하지 않은 내가 부모교육을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럴때마다 빨리 내게도 아이가 있어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시험해볼 수 있으면...하는 생각도 종종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가 참 무서운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를 실험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내게 아이가 있다면 아마 그 아이도 행복할 수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아동교육의 대가인 루소도 그랬고, 태어나 아동기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한 프로이드도 자신 자녀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아이들은 '백지'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그림을 그려주느냐에 따라 아주 달라질 수 있다. 까만 색으로만 칠해져있는 그림이 될 수도 있고, 이쁘고 아름다운 색상으로 멋지게 꾸며진 무지개와 같은 그림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양육하는 양육자는 심의를 기울여 정말이지 까딱하면 깨어지는 크리스탈을 만지듯이 아이들을 다루어야 한다. 물론 아이의 자유의지를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이건 다른차원의 문제이므로...).

너무 집착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라면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용에 대해 완강하게 거부하고,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읽어보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면 되는 것이니까....


요즘 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 부모의 주체성을 가지고, 자녀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키울 수 있는 부모가 절실히 필요하다. 남들의 말한마디에 흔들려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닌 아이의 입장을 보고, 아이를 믿고, 또한 자신을 믿는 부모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나도 전형적인 모성 결핍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분리개별화를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잘 되지 않는 면들도 있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

 

어머니는 아이를 마음으로 기른다. 그래서 어머니의 마음은 따뜻해야 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나름대로의 멋이 있어야 하고 먹고 또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이 있어야 한다.

어머니가 아이를 사랑한다면 아이를 믿고 인정하는 어머니가 되어 아이가 전력을 비축할 수 있는 좋은 어머니로서 부담을 주지 않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현명한 부모가 되는 최선의 길은 첫째 자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아이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을 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범한 태도로 그냥 그 일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대신해서 아이의 일을 해주려고 해서는 안된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허용하지 않고 어머니가 아이의 손발이 되어 아이를 위해서 모든 일을 다 해준다면 아이의 손발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죽이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태교의 중요성은 아이를 잉태한 어머니가 아이의 건강과 아이의 명석함과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이 태교속에 들어있다는 것 때문이다.... 태교 속에는 어머니가 아이를 귀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과 귀중하게 생각하는 그 마음을 가지고 아이가 태어난 다음에 아이를 귀중하게 대할 수 있다는 것에서 태교의 의미가 지대하다.... 정성을 다해 성심성의껏 아이의 성장을 보살펴 줄 수 있는 어머니의 마음만 있다면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 좋은 부분이 많은데 어느 정도는 전공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앞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모두 담기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직접 읽어보시기를...

 

-------------------------------------------------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이 하나같이 통하는 것이 있다. '마음(心)'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실체를 잃고 사는 세상의 분위기를 반영해서일까. 아니면 '마음'이 가지는 진실, 진리의 중요성이 세상에 통해서일까...

얼마 전 읽은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에서도 그렇고, 지금 읽고 있는 [secret]에서도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도 나의 채우지 못한 마음을 알기에 무의식적으로 그런 책들에 더 끌릴 수도 있겠지. 마음을 살찌워야겠다. 조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