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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생각나는 것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알싸한 향기로 매력을 발산하는 송이를 빼놓을 수가 없다. '버섯은 다 똑같지...'라는 생각을 완전히 무너뜨리게 한 장본인을 찾아가는 길은 그 발걸음 마저 가벼웠다. 봉화 송이축제가 한창이던 어느 날, 송이향기를 쫓아갔다.
솔봉이는 봉화 내성천 강변을 따라 이어진 도로가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에 어렵진 않았다. 솔봉이가 검색되지 않으면(검색되지만) 봉화 새마을회관을 찾으면 된다. 그 건물 1층이니까.
솔봉이는 송이로 만든 것, 그리고 송이가 아닌 것으로 만든 것! 두 가지로 나누어졌다. 강변 아래에는 송이축제가 한창이고, 송이축제에서도 먹거리가 가득해 약간의 실랑이(?) 끝에 찾아간 곳이기에 '맛나야할텐데...'하는 기대 반, 걱정 반 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송이 돌솥밥을 찾아왔으니 당연히 돌솥밥을 주문~
알고보니 봉화를 알리는 책자에도 나온 식당이다. 송이돌솥밥을 팔고 있는 식당이 딱 2곳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한 곳인걸 보면 제대로 찾아온 것 같기도 하다. 우리의 관심사는 그림과 얼마나 비슷하게 나올까... 하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내가 가진 편견에 K.O를 날렸다.
봉화에서는 꽤 유명한 집이었나 보다. TV에도 다수 소개되었다는 문구들이 식당 내 가득한 걸 보면 말이다. 그리 크지 않은 식당에 빈 구석없이, 쉴틈없이 가득한 사람들이 증명한다.
송이에 대한 기대가 커서 반찬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가지 수와 깔끔하게 차려져 나오는 음식이 식욕을 돋운다. 그래서 두번씩 받아먹었다는... ^^
오후 3시가 넘은 시각까지 식사를 못해 배에서 아우성이 장난이 아니다. 주방 입구에 앉아있으니 다른 손님에게 음식이 나갈 때마다 상에서 번져나오는 송이향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송이부침이다.
부침개 위에 송이 꽃이 폈다. 오징어 몸통을 흩뿌리듯 몇 가닥 뿌려놓았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가득한 송이 덕분에 입 안은 본식을 하기 전부터 송이향으로 가득하다. 노릇노릇 적당히 구워진 송이의 색 때문에 순식간에 송이부침은 사라져 버렸다.
드디어 본식~ 묵직한 돌솥에 담겨져 나온 송이밥은 빼곡하게 얹져진 송이로 우리의 걱정(?)을 일축해버렸다. 그래, 송이밥에는 송이가 주인공이었어. 그림보다 훨씬 더 그득한 송이가 좀 전에 송이부침을 먹었다는 사실마저 까맣게 잊어버리게 만든다.
근래에 먹었던 송이들은 향기가 진하지 않아 실망한 경우가 적잖았는데 역시 산지에서 먹으니 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구나 싶다. 물론 요즘은 산지에서 파는 것들도 믿을 수 없는 것들이 많다지만 여기서까지 그렇게 믿고 싶지는 않다. 각종 나물과 된장찌게, 고추장으로 비벼먹는 맛은 일품이다.
거기다 짭조름한 조기까지... 평소 좋아하진 않지만 비빔밥 반찬으로는 좋다!
내가 좋아하는 또 한가지, 사실 돌솥밥이 좋은 이유는 밥을 먹는 것 보다 나중에 남은 누룽지를 먹는 기쁨이 훨씬 더 크다. 그래서 맨밥으로 먹는 것보다는 누룽지로 누려 먹는 밥이 훨씬 더 많다. 나도 나이가 드나 보다.
후식으로 커피까지 한 잔하고 나오니 거뜬하게 한끼가 해결되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풍겨나오던 송이향이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봉화 맛집으로 내 기억에 등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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