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
오하우 여행의 본격적인 출발이다. 창 밖이 밝아지기가 무섭게 차를 몰고 나와 하와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해변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출발 포인트에서 봐야할 곳을 고른다면 바로 와이키키 해변의 대표적 볼거리인 다이아몬드 헤드를 들 수 있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하와이를 처음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이 이곳 정상에서 발견한 돌 때문에 생긴 명칭이라 한다. 하와이의 강렬한 태양에 빛나는 돌을 보며 그는 다이아몬드인줄 알고 다이아몬드 헤드라는 이름을 붙였단다. 그 돌이 다이아몬드가 아님을 알고 나서 쿡 선장의 기분이 어땠을까? ㅎㅎ 한번의 헤프닝으로 끝났겠지만 덕분에 이곳은 반짝반짝 빛나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하와이에 와서 빠뜨려서는 안되는 것이 화산지대 방문이다. 오하우에서도 2개의 커다란 분화구가 있는데 와이키키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다이아몬드 헤드, 72번 도로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코코헤드다.
<하와이 카이 & 지도마을>
다시 출발~
72번 도로를 따라 가는 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멈춰서는 곳이 하나우마 베이다. 하나우마 베이는 잠깐 멈춰서는 포인트로는 아쉬운 곳으로 하루의 시간을 투자해도 아쉽지 않은 곳으로 꼽을 수 있는 곳이란다. 시원스레 뚫여있는 72번 도로지만 이곳에 가까워지면 줄지어 선 차들을 따라 거북이 속도로 들어와야지만 입장이 가능한 곳이다. 그 이유는 하나우마 베이가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오하우 최고의 장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일단 무수한 산호초가 파도와 해류를 막아 잔잔한 물결 속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고, 아름다운 열대어와 산호초로 멋진 광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탓에 관리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일단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면 입구에서 자연보호, 환경보호, 안전수칙에 관한 비디오를 시청해야 등록이 되고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하와이 자연보호 구역이라 특히 세심하게 살피는 듯 하다. 가까이에서 보지 못하고 이렇게 멀리서 바라만 봐야 했지만 다음 번에 하와이에 온다면 내 하루는 이곳에서 보내리라 다짐하고 돌아왔다.
파도가 잔잔하다더니 정말이다. 보드에서 꼿꼿하게 선채 노를 저으며 바위산으로 가고 있는 한 사나이의 모습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아~ 저들 속에 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까지는 자연보호 철칙이 잘 지켜지고 있나보다. 이렇게 멀리에서도 바다 아래의 산호초가 저리도 선명히 보이니 두말하면 잔소리지.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탓에 아침 일찍 이곳을 드르지 않는다면 이렇게 여유있는 모습을 즐기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해안선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멈춰서게 만든 곳이다. 저 절벽에서 이렇게 강한 파도가 치는데도 불구하고 낚시하시는 사람들이 보인다. 잘못하다간 파도에 휩쓸려갈 것만 같은데 용기있는 사람들이다. 바위의 결이 자꾸만 만져보고 싶게 만든다.
하와이는컬러플하다. 바다색도 강렬하고, 하와이에서 피어난 꽃들도 무지 화려하다. 그리고 물고기도, 심지어는 사람들의 피부색도... 그 중에 또 하나 찾은 것이 작은 새이다. 노란새도 있고, 빨강머리새도 있고... 우리나라에선 새장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새들이 이곳에선 지천에 널렸다. 그리고 아무도 이들을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이방인인 나만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ㅎㅎ
절벽 바위들 사이에서 한바탕 분수쇼가 펼쳐진다. 솟아 올랐다가 안개처럼 사라졌다, 잠잠해 그 자리를 뜨려하면 다시 물길이 솟아오른다. 라스베거스의 분수쇼가 아쉽지 않다. 규모야 비교도 안되겠지만 이건 자연이 만든 분수쇼니 말이다. 아래로 용암동굴이 있는데 물이 들어가는 수압으로 인해 구멍난 곳에서 물을 뿜어낸다. 최고일 때는 높이가 5m가 넘게 솟아오른다고 하니 그 모습은 장관일 것이다. 높이 솟아오르다가도 이상하게 내가 카메라만 들이대면 아래에서 퐁퐁~ 한다.
1km남짓한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이곳은 이름마저도 샌디비치다. 모래만 보면 너무나 평화로워 보이는 곳인데 바다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샌디비치를 찾는 사람들은 해수욕이 아닌 바디보드의 참맛을 보기 위해 드른다. 하기야 여기서 수영하겠다고 알짱거리다가는 재난영화의 한 장면을 보게될 것 같다.
'사라진 그를 찾아라!' 이 영화의 제목으로 어떨까? ㅎㅎ
파도가 삼킨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처음으로 실제상황을 내 눈으로 목격했다. 사라져버린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 아마 그들은 바디보드의 참매력에 완전히 빠져 독한 중독에 허덕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행에 빠져버린 나처럼...
예전에 봤던 '폭풍속으로'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ㅎㅎ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미국대통령 오바마가 어릴적 자주 이곳을 찾아 서핑을 즐겼다고 한다. 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아 최고의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이곳을 자주 찾았단다. 오바마가 유명해지면서 덩달아 유명해진 곳이다.
서핑을 즐기는 것도 재밌겠지만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재미난 일이다. 바다에 휩쓸려 나뒹구는 모습에 놀랐다가, 그들이 다시 일어서며 웃음짓는 것을 보고 나도 놀랐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웃음짓게 된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공포영화를 보는 것처럼 내 마음도 순식간에 오그라들었다, 괜찮아졌다 한다.
72번 도로에서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 중 신혼부부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마카푸 포인트다. 이곳은 아름다운 해안선도 볼 수 있고,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바다도 볼 수 있고,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듯 보이는 몇 개의 섬들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곳이다. 신혼의 새로운 꿈을 품고 이곳을 찾은 새내기 부부들은 이곳에서 한 곳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꾸겠지? 그들의 미래가 바다색처럼 푸르르고 맑은 빛이면 좋겠다.
사람이 사는 섬 같이는 보이지 않는데...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아~ 시원하다! ^^
83번 도로로 옮겨타고 가는 길에서 넓은 야영장 같은 곳을 만났다. 실제 야영장은 아닌데 나무 그늘도 좋고, 나무모양도 이쁘고해서 멈춰섰다. 알 수 없는 열매가 바닥에 한가득 떨어져 있는데 탱글탱글한걸 보니 떨어진지 얼마안됐나 보다. 해변도로를 따라 가는 길에 간간히 꽃을 꽂아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도 뭔가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누구를 위한 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행복할 듯 하다. 그게 이 세상에서든, 아니면 저 세상에서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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