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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하와이(Hawaii)

[오아후] 하와이 스타 셰프가 차려준 최고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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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룰루 항구>

이번 하와이 여행은 기존의 여행과 완벽하게 차별화된 여행이었는데 가장 큰 차이가 최고의 먹거리로 허기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늘 적은 예산으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담으려하니 상대적으로 밀리게 되는 것이 식비였다. 군것질은 고사하고 식사도 건너뛰거나 아점, 점저 등 겹쳐먹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늘 다른 여행블로그를 보면서 살짝 부러웠던 것이 각 지역의 먹거리 탐색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나의 선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아마도 하와이를 생각하며 위로하겠지... 나 같은 음식 탐닉주의자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건 주의 사람들 모두 믿지 못할 일이지만 상황에 따라 사람은 그렇게도 달라지더라.

<알로하 타워>


하와이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제대로 된 식사(점심은 햄버거로 해결~)를 위해 알로하 타워로 향했다. 알로하 타워는 호놀룰루 항에서 가장 높게 솟아오른 건물로 호놀룰루에서는 상징처럼 여겨지는 건물이다. 지금은 타워보다 재개발된 마켓 플레이스가 더 많은 관심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이 두 가지가 따로따로가 아니니 굳이 하나를 꼽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차이스 아일랜드 비스트로(Chai's Island Bistro)는 중국계 하와이인 셰프 차이 차오와사리(Chai Chaowasaree)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저녁이면 하와이안 음악이 울려퍼지는 흥겨움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입구부터 주변에 있는 다른 레스토랑과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레스토랑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기다리고 있는 종업원이 자리로 우릴 안내한다. 여느 레스토랑처럼 예약여부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정보를 묻는데 사전 컨텍이 되었다는 말과 취재로 왔다는 말을 하자 그러냐면서 자리로 안내해 준다. 셰프는 어디 계시냐고 물으니... 허걱! 바로 이 분이 그 스타 셰프 차이 차오와사리씨라고 하는게 아닌가. 정말? 진짜?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면서 우리를 자리로 인도하고, 간단한 서빙까지 해 준다. 그가 유명해진데에는 음식의 맛 때문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하와이안 항공 기내 서비스 안내문>


차이 차오와사리씨는 하와이에서 손꼽히는 유명 셰프다. 하와이안 항공을 탄 사람이라면 무심히든 인상깊게든 그를 한번쯤을 봤을 것이다. 바로 하와이안 항공의 기내식을 담당하고 있는 셰프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유명 요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그런 유명인이란다. 그런 사람이 입구에서 부터 자리를 안내하고, 음식을 서빙하면서 고객의 입맛에 맞는지 하나하나 체크하는 섬세함을 가졌다니... 범상치 않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하와이에는 하와이만의 냄새가 있다. 하와이 냄새가 가득한 분위기에 중국 전통문양이 장식된 레스토랑은 서로의 색을 해치지 않으면서 녹아내리는 묘한 이미지를 가졌다. 꽃과 함께 장식된 테이블도 나무랄데가 없을 만큼 정갈하게 놓여있다. 음식을 먹어보기도 전에 이곳에 마구마구 점수를 주고 싶어진다. 그러니 음식은 맛만 가지고 먹는게 아니다.

<레스토랑 내부>


우리가 도착했을 때엔 저녁시간으로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드문드문 빈자리가 있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모든 테이블이 다 채워졌다. 휴~ 조금만 늦게왔음 식사도 못할 뻔 했다. 레스토랑은 내부 좌석과 외부 좌석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내부 좌석은 중국풍이 좀 더 강하고, 외부 좌석은 하와이풍이 좀 더 강하다. 그러니 원하는대로 찾아 앉으면 된다.


뭘 주문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으니 셰프가 알아서 내오겠으니 조금 기다리라고 한다. 음식을 기다리며 이리 저리 사진을 찍고 있으니 한 덩치 큰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감사하게도 우리 사진을 찍어준단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친절한 하와이 사람들, 미국과 다르게 뭔가 통할 것 같다. 헤헴~ 근데 초점을 흐리셨군...

<에피타이저 모음>


드디어 에피타이저가 나왔다. 에피타이저는 특별히 이 레스토랑에 온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에피타이저를 하나씩 모아 제공해 주셨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맛은...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첫번째 부터 이렇게 마음을 빼앗아버리면 어떻게 끝까지 다 먹지? ^^


제일 먼저 맛본 건 오른쪽 사진에 있는 스프.
  - Roasted Butternut Squash and Lobster Bisque with Crispy Seafood Dumpling
새콤한 듯, 달콤한 듯 입안에 착~ 하고 감기는게 내 입에서 혀가 맘대로 돌아다니게 만든다. 입맛을 돋구는게 이 스프의 역할이었다면 200% 충족되었다.
바삭바삭한 새우도, 신선한 연어도... 뭐 하나 버릴 게 없다.
  - Sun-dried Tomato and Puna Goat Cheese Wonton
 
- Gravlax Salmon Roulade with Crab Meat & Cream Cheese Mousse
 
- Kataifi & Macadamia Nut Crusted Jumbo Black Tiger Prawns
 
- Fresh Ahi Katsu
하와이산 해산물과 견과류가 적절히 조화되어 환상의 맛을 제공해 준다.


나는 맛난 음식을 먹고 놀러 왔는데 함께한 기자님은 그게 아니다. 이런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도 일을 생각해야 하고, 카메라를 먼저 들어대야 하는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내가 좋아 재미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거랑, 일로 카메라를 들어야하는 것과는 천차만별임을 절실히 느낀다. 물론 이런 일이 좋아서 하는 거라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의무만으로 똘똘 뭉친건 아니겠지만 옆에서 바라보는 맘은 안쓰럽기 그지 없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찍고 나면 다 식어버린 음식을 먹어야만 한다. 그래도 결과물이 나오면 씨익~ 하고 한번 웃어버리면 이것쯤이야 하겠지?


<샐러드>


훈제 오리 가슴살을 얻은 샐러드는 꼭 메인 음식인 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 찍는 것보다 먹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선 것 같다. 사실 여기서 부터 제대로 나온 사진이 하나도 없다. 다 흔들려서 희미하게 나온 사진이 전부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거야? ㅎㅎ
방향 바꿔서 찍은 사진인데 꼭 다른 음식인 것 같다.

<메인메뉴1>


  - Grilled Fresh Mahi Mahi with Thai Red Curry Sauce

<메인메뉴2>


  - Deconstructed Beef Tenderloin Wellington, Merlot Demiglace

이렇게 먹은 음식이 총 134 $
물론 트레비 덕분에 무료 시식~ ^^

두 사람이니까 메인메뉴 2개. 물론 우린 모두다 맛보기로 했다. 카레소스로 마무리한 소바도 맛있고, 빵은 얹은 스테이크도 맛있고... 후식도 못 챙겨먹을 만큼 배부르게 맛있게 먹었다. 다음부턴 맛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한번 찾아봐야 겠다. '맛있었다'라는 말 말고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나의 얕은 어휘력이 한탄스럽기까지 하다.

<밴드 Brothers Coz>


한참을 먹고나니 음악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하와이안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는 하와이에서 인기있는 밴드다. 한곡, 한곡 연주가 끝날 때마다 식당에 모인 사람들의 환호는 상상을 초월한다. 단순한 백그라운드 음악이 아닌 음식과 공존하는 멋진 밴드다.

<이 레스토랑을 찾는 유명인들의 사진>

실컷 먹고 화장실을 가는데 레스토랑 구석에 이곳을 찾은 유명인사들의 사진이 양쪽으로 한 가득 펼쳐져 있다. 이상하다. 이런 사진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 하는 게 정석인데 화장실 바로 앞, 식당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장식되어 있다. 내 눈에 익은 사람들도 보이는 걸 보니 스타 셰프라는게 그냥하는 말은 아닌가보다. 이런 것들로 장식하지 않고도 자신있게 요리로 승부할 수 있는 그 당당함, 그의 내공이 정말 멋지다.

<셰프 Chai>


맛있게 음식도 먹고, 좋은 음악도 듣고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돌아온다. 끝까지 친절하고 따뜻하게 배려해 주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어떻게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이 만큼의 자리를 잡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그가 가진 것들을 더 많이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에 하와이에 오면 꼭 이곳을 다시 찾아와야겠다.



Chai's island bistro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할인 쿠폰이 있다. 요걸 가지고 가면 할인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으니 더 기분 좋아진다. 혹 호놀룰루항에서 식사하실 분은 인쇄해가시길...

www.chaisislandbistro.com/

One Aloha Tower Drive Honolulu, Hawaii 96813(Tel. 808-585-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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