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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f All/Culture Review

[연극] Closer(클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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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31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
Cast: 엘리스(문근영), 댄(엄기준), 래리(배성우), 애나(박수민)


클로저라는 연극의 타이틀보다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연극 첫도전작으로 더 이슈를 끌었던 작품이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최고의 자리를 맛본 그녀가 연극에 도전하면서 가졌던 생각은 무엇일까. 깜찍함과 발랄함이 트레이드 마크인 문근영이 몇 해전부터 배우로서 새로운 변화를 가지기 위해 꼬물꼬물 움직임을 시도하더니 이번에는 더욱 큰 날개짓을 시작했다. 어쩌면 이전의 꼬물거림은 더 멀리 뛰기 위한 도움닫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여튼... 한 사람에게 많은 시선이 몰리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다른 출연진에게 불공평해보이기도 하지만 이번 연극은 문근영이라는 여배우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진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예상치 못했던 일정의 변화로 하루종일 운동장에서 먼지 풀풀~ 날리며 뛰어다니다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공연장으로 향해야 했다. 혹시나 공연 중 잠이 들면 어쩌나,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컸는데 다행히 한번의 눈깜빡임도 아까울 정도로 공연에 몰두했다.

어둑한 공연장에 조명이 켜지면서 빨간 머리의 작은 소녀가 나온다. 아직은 성인 흉내를 내기 위해 멋을 부린 소녀로만 보인다. 어쩌면 이런 생각도 문근영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기존의 이미지가 내 머릿 속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사람, 한사람 극을 이끌어갈 사람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배우에게만 모여있던 시선이 연극의 스토리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빠르게 돌아가는 코메디극도 아니고, 화려한 배경이나 볼거리,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많은 캐릭터들이 나오는 연극도 아닌 단 4명의 주인공들이 고유의 성격만으로 끌어가야하는 스토리이기에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텐데 일단 그건 넘어선 것 같다. 단지 문근영과 엄기준이라는 배우만 담고 찾아갔었기에 스토리에 대한 기대나 예측도 전혀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생각보다 너무 야한 대사에 깜짝놀랐고, 극이 진행되면서 문근영의 도전이 단순히 연극이라는 무대에만 도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했을거고, 결정을 내린 후에도 맘편하게만 있진 않았을 것 같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 중 온전히 이해되지 않는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특성이 있었지만 늘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서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그래, 저럴 수도 있구나'하며 넘기게 된다. 겉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경험하고 통달한듯이 보이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큰 두려움과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며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또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이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마음과 타이밍이 함께하지 않으면 결코 평탄치 않다는 것도 말이다. 역시... 사랑은 마음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인가. 엘리스의 마지막 울부짖음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극의 무게감 때문인지 약간 내려앉은 듯한 마음을 부여잡고 돌아왔다.

일단 문근영의 연극도전은 배우로서도, 성인으로서도 반쯤은 성공한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발성이나 대사전달에 있어 약간의 어색함이 없잖아 있지만 그 정도야 애교로 충분히 봐줄 수 있는 정도라 본다(오히려 요즘 TV에서 나오는 메리로 문근영의 모습이 더 과장된듯한 느낌이다. 아직 연극의 잔영을 없애지 못함일까? ^^;). 사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의 밑거름을 다져왔던 댄역할의 엄기준이 조금은 더 실망스러웠다. 어쩌면 더 믿었던 탓도 있겠지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그의 대사는 극과 나의 사이를 간간히 떨어뜨려놓으며 실망스럽게 했다. 그게 마이크나 공연장의 음향시설 때문이라면 다행이지만 학생문화센터의 다른 공연들에선 느끼지 못했던 점이니 시설상의 문제라고만 보기는 힘들 것 같다.
한가지 바램이라면 만약 앵콜 공연이나 새로운 시즌 공연을 시작한다면 이런 대형 공연장보다는 작은 소극장 무대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좀 더 극의 흐름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 공연장이 공연의 규모보다 훨씬 커 산만함과 공허함이 감돌았던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으니까 말이다. 정말이지 기회가 된다면 작은 숨소리, 작은 흐느낌까지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극장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

돌아와서 알았는데... 예전에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영화 [클로져]를 봤었다. 시간이 좀 흐르긴 했지만 어떻게 이렇게 까맣게 잊을 수가 있을까... 세상에... 큰일났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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