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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한중일 크루즈(cruise)

[레전드호] 화려한 엔터테인먼트는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참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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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츠 엔터테인먼트(That's entertainment) 대극장 입구>

첫번째 정찬의 놀라움이 채 다가기도 전에 저녁공연 시간이 임박했다. 크루즈에 탑승하기 전부터 모든 공연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보리라 다짐했던 터라 이 시간을 놓칠 순 없었다. 어차피 옷도 차려입었겠다, 극진한 대접도 받았겠다, 기분도 오페라하우스 박스석에서 관람하는 것처럼 up되어 있으니 일단 준비는 다된 셈이다. 참, 마지막 한 가지, 좋은 자리까지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 생각하고 달려갔다.


[크루즈에서의 공연]

크루즈에서는 매일 밤, 저녁식사를 전후하여 크루즈 디렉터의 진행 아래 화려한 공연이 열린다. 공연은 컨셉에 따라 춤, 노래, 연주, 마술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채롭다.
1,00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댓츠 엔터테인먼트 대극장에서 열리며, 좌석은 일정석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Gold Card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이곳은 해당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지만 공연이 시작하고 남은 좌석이 있다면 옮겨 앉아도 무방하다. 가능하다면 Gold Card좌석을 추천한다. 달리 Gold석이겠는가. 모든 좌석은 응접세트처럼 푹신하게 되어 있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음료서비스(유료)도 된다는 것이다. 공연을 보면서 음료를 즐길 수 있으니 dinnershow는 아니고, drinkshow라 해야하나?

공연은 하루는 크루즈 가수와 댄서들의 공연으로, 다음 하루는 special guest들로 꾸며진다.
1일 2회 공연으로 저녁 정찬에 따라 시간이 달라진다. main정찬과 second정찬에 맞추어 나누어지는데 second정찬은 식사 전 공연일 때도 있고, 식사 후 공연일 때도 있어 선상신문을 통해 시간확인을 잘 해야 한다.


<골드멤버 좌석>

극장에서 골드멤버 좌석은 중앙라인의 앞에서 4-6번째 줄 정도 된다. 최고의 좌석이다. 골드멤버 좌석인지 모르고 앉았다가 이동하라는 말을 듣고 약간 섭섭했지만 시작하고도 훤히 비어있는 좌석을 보고 다시 옮겨 앉았다.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 해도 좌석이 좋지 않으면 포기해버리는 못된 성격탓에 놓친 공연도 많지만 그 덕분에 최고의 만족을 얻기도 한다. 물론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런 공연은 어디든 감지덕지이지만서도. 무대 전체가 한 시야에 들어오면서 연기자들의 표정까지 섬세하게 관찰할 수 있어 이 좌석이 너무 좋다. 물론 첫날은 늦게 들어간 탓에 조금 뒤에 앉아야 했고, 그 담날은 사진때문에 앞자리에 앉기도 했지만 그 다음 공연부터는 오로지 공연을 즐기는 것에만 신경썼다.

<크루즈 디렉터 Bobby와 스텝들>

모든 공연은 크루즈 디렉터 Bobby와 통역 스텝들의 소개와 진행으로 시작된다. Bobby는 10년 넘게 로얄 캐리비안에 있으면서 모든 프로그램들을 담당하고 있단다. 크루즈 내 모든 대형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그의 자질과 재치는 최고인 것 같다. 외모가 젊은 시절 미키루크(물론 이 젊은 시절이라 함은 내가 처음 미키루크를 봤을 때 즈음..)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바람둥이의 느낌도... 이건 뭐, 어디까지나 내 느낌이니까. 보이는 왼쪽은 우리나라 통역 진행자, 오른쪽은 중국 통역 진행자이다. 물론 이들도 단순히 통역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 진행자가 된다. 우리나라 스텝은 많은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조금 놀랐는지 살짝 떠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나도 덩달아 긴장되기도 했지만 큰 사고없이 진행했고, 중국 스텝은 연신 우리가 웃음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얼굴에서부터 풍겨나오는 장난기가 진행스타일로 까지 이어져 나도 모르게 계속 웃음이 나오도록 만들어주었다. 아마 둥글둥글 굴러가는 듯한 중국말도 크게 한몫했을 것이다. Bobby가 자꾸 흉내내면서 따라하니 우리나라 젊은 관광객들도 약속이나 한듯이 따라하고 한때 중국어 교실인 듯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으니. 여튼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 * * 공연 맛배기 * * *

 




첫날 공연은 Swing city로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Brass band의 소리가 나를 압도하고, 뒤이어 나오는 댄서들은 많은 뮤지컬 장면들을 연상하게 만든다(개인적으로 brass band가 너무 좋다!!!!). Chorusline, Singing in the rain, 아가씨와 건달들 등의 한 장면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게도 한다. 유명 팝을 재즈로 편곡한 것과 재즈곡을 새롭게 재편곡한 것도 익숙한 음악을 색다르게 접근하도록 돕는다.




둘째날 공연은 식사 전 7시 공연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온 마르코의 공연이었는데 타악기 공연 같기도 하고, 차력쇼 같기도 한 정체성을 밝히기 힘든 공연이었다. 마르코라 해서 남자인줄 알았는데 여자였다. 연신 'Ha~ A~', ' Olleh!', 'Gracias~'를 외쳐대던 그녀의 Powerful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 울려퍼진 'Don't cry for me Argentina' 밴드연주는 열심히 공연한 그녀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사를 대신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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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공연은 마술쇼. 지난번 봤었던 릭토마스 마술쇼보다 스케일은 작았지만 충분히 볼만한 무대였다.
하지만 나는 마술쇼보다는 춤과 노래가 더 좋다. ^^





넷째날은 중국 상하이에서 새로운 승객이 탑승한 날이라 선장 주최 만찬과 함께 더욱 화려한 공연들이 이어졌다. 진행자들의 옷차림부터 심상찮았고, 춤사위도 조금 더 특별하게 보였다. 특히 Bobby 전통복장은 더 특별해 보였다. 아마 그가 스코틀랜드 출신이라 저렇게 입었나보다.



허스키한 음성과 대담한 무대 매너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관객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돋보인 공연.



마지막 피아노 연주 공연. Jon Darsk는 정통 피아노를 러시아에서 공부했다가 현재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피아노 뿐만 아니라 바이올린까지 수준급으로 연주했는데 바이올린을 아버지를 통해 접하게 된 자신이 본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히스토리에 대해 설명했는데... 아~ 정말 영어공부를 해야한다! ㅠ.ㅠ 띄엄띄엄 알아들으니 완전 감질난다.
어쨌든 음악적 자질은 타고나는가 보다. 피아노에 바이올린까지 그렇게 수준급으로 연주하려면 단순히 노력만으로는 힘들었을 것 같다. 아마도 classic 연주만 하기엔 그는 너무 다양한 재능을 가진 것 같다. 아마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그저 한 곡만 듣고 돌아오려했는데 가만히 서서 끝까지 보고오게 할 정도로 그는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가지 빠진 공연은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고 안내가 되어 사진이 없다. 하기야 찍어라 했어도 너무 아름다워서 정신없이 쳐다보고 있었을 것 같지만 말이다. 그건 지난번 체코에서 봤던 일종의 그림자 연극이다. 화려한 색채가 아바타를 떠올리게도 한다(색채만).

<마지막날 크루즈 엔터테인먼트 멤버들의 인사>

크루즈에서는 1번의 공연을 제외하고는 모든 공연을 보고 돌아왔다. 그 한번은 멀미인지, 감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증상으로 인해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크루즈 여행은 장기여행이니 한번에 올인하게 되면 그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기기도 한다. 패턴의 조절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는 잘 선택해야 후한이 남지 않는다. 물론 그 날의 휴식이 있어 다음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으니 그리 후회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함께 한 시간동안 관객인 우리가 덕분에 즐거웠다고 인사해야 할 텐데 오히려 멤버들이 나와서 인사를 한다. 여행 잘 마무리하고 돌아가라고. 한명, 한명 만나보지 못했어도 괜스레 고마운 마음과 함께 옷깃을 스친 인연으로 오래 기억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형식이든 마음이 담겨있든, 열심히 연기해주고 우리의 시간을 알차게 만들어 준 그들이 고맙다.

<객실쪽 이동 계단과 엘리베이터>

긴 하루가 지났다. 나는 단지 오늘 오후 이 배에 탔을 뿐인데 한참을 이 배에서 생활을 한 것처럼 벌써부터 익숙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적응도가 빠르다니... 난 정말 완전한 여행체질인 것 같다. ㅎㅎ 배의 선두와 선미를 찾는 방향에서는 조금 헷갈리기도 했지만... 이 계단을 얼마나 오르내렸는지 모른다.

<선상신문(Cruise Compass)>

방으로 돌아오니 내일의 일정을 담은 선상신문이 도착해 있다. 크루즈 생활을 알차게 해나가려면 선상신문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모든 날들의 주요일정(식사 복장부터 공연설명, 기항지 관광)에 대해서, 체험 포인트(게임 할인행사)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면세점의 할인 행사까지 소개해줘 잘만 이용한다면 아주 멋진 체험과 쇼핑 모두를 즐길 수 있다. 단, 한 객실에 한부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안내 데스크에서 다시 받으면 된다. 나 역시 안내 데스크에서 다시 받아왔다.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첫날의 놀랍고도 환상적인 일정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아직 좀 얼떨떨하기도 하고, 어색한 것들도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적응해나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인 것 같다. 밤이 될 수록 높아지는 파도로 흔들림이 느껴지지만 그리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그것 또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난 참, 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사히 잘 살아야겠다. 이런 것들을 모두 다 보답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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