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를 찾은 많은 여행자들은 구시가지를 둘러보고 카를교를 지나 프라하성으로 향한다. 갈 곳이 정해져있다는 것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지만 반면에 많은 인파에 시달리게 하기도 한다. 조금 쉬어가고 싶을 때, 북적이는 관광객을 피하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을 곳이 바로 캄파(Kampa)지구이다.
캄파지구(Kampa)캄파지구로 향하기 위해서는 구시가지에서 카를교를 건너 거의 끝에 다다랐을 즈음 작은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
카를교 아래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면 생기넘치는 녹음이 가득한 작은 공원을 만나게 된다. 또 캄파미술관, 카프카 박물관, 존레논벽 등 소소하지만 인상깊은 볼거리가 펼쳐진다.
어딜가나 인파가 넘쳐나는 프라하에서 캄파지구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를 띤다. 그래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프라하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최근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곳들에 비해 한가한 편이다.
캄파지구의 작은 공원에서의 쉼이 지루해질 즈음 카프카 박물관이나 캄파 미술관을 찾아도 좋다. 특히 캄파 미술관은 미술관 내부에 들어가지 않아도 마당과 입구에 설치된 작품들이 많아 재미나게 둘러볼 수 있다. 특히 다비드 체르니의 조각들은 익살스럽기도 하고, 때론 기괴하기도 해 한 눈에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아 버린다.
다비드 체르니의 대표작인 아기(Baby)... 더 재미난 것은 프라하 TV탑에 이 아기가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단다.
[hanging out]이라는 이름으로 프라하 구시가지 골목 어딘가에 달려 있는 조각상이다.
6년전 정말 희안하다 생각하며 찍은 사진인데 그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로이드(Sigmund Freud)'라는데 어떤 면을 보고 이렇게 표현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캄파미술관에서 존레논벽으로 향하다 보면 작은 철조망에 빼곡하게 채워진 자물쇠 뭉치를 볼 수 있다. '생뚱맞게 왜 여기?'라고 생각했는데 살며시 들여다보니 밉상스럽게 생긴 인형 하나가 난간에 걸터앉아 있다.
옛날 옛날, 이 곳에서 살았다는 작은 악마다. 그래서 프라하의 이 수로를 '악마의 수로(Certovka)'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베니스를 떠올리며 걸었던 이곳에서 악마가 왠 말이냐 싶지만 프라하 시민들은 이 악마의 존재를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물쇠로 꼭꼭 잠궈놓고 그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려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라하의 또 하나의 명소가 된 존레논의 벽((John Lennon Wall).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비틀즈(The Beatles)의 멤버로 사망한지 30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그에게 팬들의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사랑한 팬의 총 끝에 피살당했다는 그의 얼굴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가득채운다.
매일매일 새로운 메시지와 그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글과 그림이 다시 채워진다. 다들 아티스트인 것 처럼 솜씨가 대단하다.
어쩌면 매일 밤, 도시와 사람들이 모두 잠든 깊은 시각, 존 레논이 이 벽을 보러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음악가를 향한 애정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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