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낭만 방랑자가 되게 만드는 곳, 체코 프라하!
이곳에서 단 하루만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추억을 곱씹어보고 싶은 마음과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한 동경 사이에서 고민들 하던 중 적당히 절충안을 마련해 보기로 했다.
그 여정의 시작점은 7년만에 만나는 카를교였다.
여전히 태양은 뜨거웠고, 카를교 위를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도 그 못지 않다.
프라하에서 카를교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다. 역사적으로도 그렇지만 예술적으로도 카를교를 능가하긴 어렵다. 사람의 손끝에서 이런 거대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나를 흥분시킨다. 그래서 무엇보다 나는 카를교를 자동차에 양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너무 맘에 든다.
예술가들의 열린 무대, 그들이 펼치는 공연은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나라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서로 처한 상황도 다른데 묘하게도 이곳에서 심적 동질감이 생겨난다. 우리의 마음은 어디에서 만난 것일까.
카를교 위에선 어떤 방향을 봐도 예술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이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야경 포인트로 꼽히기도 하지만 낮에 보는 풍경도 야경 못지 않다. 7년 전 사진을 찍었던 곳에서 똑같이 한번 더~
카를교 위에는 30개의 조각상이 있다. 가장 오래되 것은 160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것이고, 가장 최근의 것은 1900년대 초반의 것이다. 특별히 보호되어야 하는 것들은 박물관에 보관한 후 복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복제품도 100년이 넘은 것들이니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성 네포묵 조각상 앞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하다. 프라하의 수호자로 존경을 받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문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손길이 어루만졌는지 그 부분만 광택으로 반질거린다.
구시가지에서 프라하성으로 가기 위해서 꼭 건너야 하는 카를교는 단연코 자타공인 프라하의 랜드마크다.
하지만 이런 카를교도 블타바강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
처음 프라하에 왔을 때 본 블타바강은 퀴퀴한 냄새도 났고, 굉장히 지저분했다. 하지만 다시 만난 블타바강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각양각색의 유람선과 하얀 백조떼의 어울림은 내가 생각했던 블타바강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프라하 하면 떠오르는 장면으로 각인되어 버렸다. 사람들이 어디선가 먹을 것을 가져와 청둥오리와 백조에게 먹이를 준다. 그 때마다 펄럭이는 날개짓에 깜짝깜짝 놀랐지만 어쩌면 그들이 보일 수 있는 최대의 감사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그림 같은 풍경을 가진 블타바강!
프라하에서 단 한 곳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블타바강으로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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