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길, 끝없는 사막이 이어졌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다. 사막이라면 오직 하나의 이미지만 간직했던 내게 이번 여행은 수없이 많은 얼굴을 보여주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은 "붉은 보석"이라고도 불리는 네바다의 주립공원인 레드락 캐년(red rock canyon)이다.
느긋하게 사막을 바라보고 있는 내 시야에 갑자기 훅~! 하고 나타난 풍경...
왜 사람들이 라스베가스를 환상의 오아시스라 부르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사막에서 죽음과 사투를 벌인 후 도달한 이 도시가 그들에겐 새 삶과 다름없었을테니 말이다. 이 길을 가는 나에게 조차 세상에 없는 별천지로 느껴지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세계의 어떤 도시도 이렇게 거대한 호텔들을 사로잡진 못했을 것 같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호텔들이 매력을 뽐내며 줄지어 서 있다. 라스베가스에 있는 호텔들은 나름의 상징성을 내걸고 여행자들의 시선을 끈다. 혹여나 자신이 우유부단하다 생각된다면 이 도시에 도착해서 숙소를 잡겠다는 생각은 마시길... 이 매력 넘치는 호텔들을 두고 고민하느라 밤을 새울수도 있으니 말이다.
라스베가스에 왔다면 이곳은 꼭 들러야 한다며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화려한 도시의 상징 "라스베가스 네온사인"이었다. 건물도 아니고, 조각상도 아니고 네온사인이 상징이란 말에 웃음을 터뜨렸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라스베가스다운 곳이란 생각이 든다. 이 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면 줄까서 서면서 기다려야 하니 진정 라스베가스의 상징이다 싶다.
우리 역시 이 도시의 상징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
줄이 길다면 사진 한번 찍고, 다시 줄을 서서 찍으면 된다. 한번에 여러번은 안되지만 여러번 줄을 서는 것은 누구도 막지 않는다.
다시 라스베가스 스트립(Las Vegas Strip) 지역으로 향했다.
라스베가스에서 허락된 시간은 오직 하루! 이 짧은 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더 즐기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피드" 뿐이었다. ㅠㅠ
라스베가스 역시 중국 관광객들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중국풍 장식이 한가득이었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겨울의 끝자락이라는 사실은 잊은채 이 멋진 거리를 몇 번을 왔다갔다했는지 모른다. 한 동안 사막에서만 움직였더니 도시에 처음 온 시골쥐 마냥 모든 것이 새롭다.
우리 모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곳이 있었으니 "Goorin Bros" 모자 전문점이다. 100년을 넘게 유지해오면서 지금은 4대손이 운영하고 있단다.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찾는 곳이라고도 한다.
모자의 디자인도 멋있었지만 점원 아저씨의 감각 또한 최고였다.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피부색, 얼굴형을 보고 모자를 고른 후 모자의 띠, 장식을 모두 구매자에게 딱 맞도록 다시 매치해 준다. 이곳에선 어떤 모자를 살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점원이 추천해주는 모자면 만사 OK다!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또 하나의 포인트는 아이스크림 자판기였다.
일명 "CUPCAKE ATM" 케익에 ATM이라니... 이곳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한 나머지 이용자가 되어보기로 했다.
한참을 뭔가 만드는 듯 시끌시끌하더니 진짜 앙증맞은 초코 컵케익이 뚝딱하고 만들어졌다. 케익의 종류도 선택할 수 있다.
아~ 이거 선물하기에도 매력 만점인데 한국까지 가져올 방법이 없다. 미안하지만 우리끼리 맛보는 수 밖에...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맛난 케익이 만들어진다니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다.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다.
후다닥 둘러본 탓에 많은 것들을 볼 수 없었지만 분명 흥미로운 거리였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눈으로 보고 그냥 지나쳐야 했던 몇 곳을 꼭 둘러보리라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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