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교 (3) 썸네일형 리스트형 [루체른] 꽃다리 밟으며 백조의 호수를 지난다. 리기산에서 내려와 루체른에 도착하니 오후 6시이다. 아무래도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긴 아쉬워 루체른 시가지를 제대로 한번 둘러보자면서 구시가지를 향해 거닐기 시작했다. 걸어다니다가 적당한 곳이 있으면 저녁식사까지, 어제의 컵라면을 생각하면서 오늘은 근사하게 먹어보자면서 본토 퐁듀를 저녁식사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쿵짝이 잘 맞는지 한 친구가 이곳에서 유명한 퐁듀집을 하나 알아왔다면서 수첩을 펼친다. '오호~ 드디어 퐁듀를 먹어보는구나.' 기대가 가득하니 발걸음도 가벼워지는 듯 하다. 구시가지의 시작은 카펠교에서 부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열심히 카펠교로 가고 있는데 중학교 고학년? 아님 고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남학생 둘이 강 아래로 내려갔다 올라갔다 정신없다. 무슨 일인가 싶어 궁금하기도.. [루체른] 가벼운 저녁산책 나폴리에서 아침 7시에 탄 기차로 루체른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다되었다. 12시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서 가볍게 한국에서 가져 간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오늘 내가 한 행동은 고작 짐을 들고 기차를 오르내리는 것이 다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 한끼도 걸러선 안된다는 굳은 신념때문에 밥은 먹었지만 아직 내 정신은 루체른까지 오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그 정신을 찾아 내가 먼저 나섰다. 민박집에서 나와 3분이면 호수에 닿는다. 간단히 집 주변 호수에서 산책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나왔는데 내 마음은 호수에 빠져버렸나 보다. 자꾸 호수를 따라 집과는 먼 방향으로 나도 모르게 걸어가게 된다. 그냥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나와 ..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가는 길 아침 7시, 늦지 않게 기차를 타기 위해 6시 30분이 조금 넘어 숙소를 나왔다. 원래 아침식사가 7시였는데, 일찍 떠나는 나를 위해 더 일찍 식사를 준비해주셨다. 감사하게도 맛난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역으로 향했다. 전날 저녁 만났던 청년들과 간단히 인사하고 길을 떠났다. 아~ 떠남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옷깃이 스쳐도 인연이란 말 가슴깊이 푹~ 박혔다. 일단 밀라노까지 한번 가고, 밀라노에서 다시 스위스로, 스위스 어딘가에서 다시 한번 더 갈아타야 루체른에 도착할 수 있다. 이 일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결국 하루를 기차에서 보내기로 했다(사실 다른 방도가 없었다). 여행경험의 부족으로 이런 실수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다음엔 반드시 더 깊게 생각하리라. 그래도 그리 나쁜 선택인 것 같진 않..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