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캠핑의 계절.
여름은 너무 뜨겁고, 겨울은 얼음장이니 캠핑을 하기에 가을은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 동안 꼭 한번은 경험해보고 싶었던 카라반 캠핑을 시도했다.
캠핑장의 첫 인상?!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어 캠핑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곳에 빠져버릴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카라반 간의 거리는 사생활을 보호해줄 만큼 적당히 떨어져있었지만 원한다면 하루 저녁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조금 먼저 도착한 동생 부부.
한국이 좋다고 늘 말하던 다니엘 제부도 한번씩 가족이 있는 미국이 그리워진다는데 이곳에서의 하루로 향수병을 잠시나마 처방할 수 있을 듯 하다. 꼭 미국에 와 있는 것 같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조카가 생기고 첫번째 가족여행으로 이곳을 선택했는데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 함께하시지 못한 엄마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조금 늦게 출발한 탓에 도착하자마자 저녁식사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래도 공기좋은 곳에 함께 모였으니 축배는 해야 한다며...
우리의 캠핑은 이렇듯 시원한 맥주 한모금으로 시작됐다.
우리가 찾아간 한맥카라반파크는 예천과 안동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 고즈넉한 언덕에서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고, 드문드문 오가는 기차는 여행의 풍취를 더한다. 그러나 이곳의 진풍경은 뭐니뭐니해도 해가 넘어가며 미처 챙겨가지 못한 햇살의 잔영이라 할 수 있다.
식사준비를 하다가 도저히 그냥 보낼 수 없어 카메라를 들고 마구 찍어대기 시작했다. 허접한 실력으로도 이정도의 노을을 담을 수 있었으니 실제 풍경은 말로 설명 불가하다. 근래에 본 노을 중 손에 꼽을만 하다.
우리의 만찬.
재료만 늘어놨을 뿐인데 제법 그럴싸 하다.
재료 준비는 안에서~ 식사는 밖에서~
(실내는 정말로 없는 것 없이 다 갖추고 있다!)
집집마다 숯불이 피어오르고, 코 끝을 스치는 맛있는 냄새에 뱃속이 요동친다.
이사하고 난 뒤 집에서도 몇번 바베큐를 해 먹었지만 분위기는 이곳과 사뭇 달랐다. 자연이 주는 힘이 아닐까.
푸짐한 고기와 소시지, 야채, 과일까지 한 자리에 모아두니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오늘의 행복한 기억을 각인시키며 또 다시 건배~
저녁식사가 끝나갈 즈음 캠프장 한 가운데서 불꽃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카라반 파크에서 방문객들을 위해 밤마다 캠프파이어를 열어준단다.
어린 아이들은 이미 불꽃 놀이에 빠졌고, 이내 캠핑장의 사람들이 모두 모닥불 앞으로 모여들었다.
우리 링컨이 첫 여행에서 캠프파이어 경험까지...
■ ■ ■ 카라반 실내 풍경
6명의 가족이 함께하는 것이었기에 프리미엄형(4인용) 1동, 커플형(2인용) 1동을 예약했다.
원래 우리가 프리미엄을 쓰고, 동생네가 커플형을 쓰려 했으나 엄마가 못오시는 바람에 넓은 프리미엄형을 동생네에 양보했다.
▶ 커플형
프리미엄형이나 커플형이나 기본 구조는 같았다. 다만 프리미엄형이 2평 정도 큰 만큼 침실 1개와 응접세트가 1개 더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커플형은 원룸식으로 되어 있고, 프리미엄형은 간략하게나마 파티션이 되어 있다는 차이 정도?!
주방에는 사람 수만큼 그릇과 수저, 컵 등이 준비되어 있고, 오븐, 전자렌지, 가스렌지, 냉장고 등등등.... 집 주방을 그대로 옮겨 온 것 같다.
개수대가 조금 좁은게 흠이긴 하지만 작은 공간에 꽤나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음식 재료만 준비해가면 만사 OK~!
▶ 프리미엄형
여기가 바로 프리미엄형.
TV로 침실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고, 거실엔 2개의 응접세트가 있다. 아니, 식당과 거실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참참참...
무엇보다 중요한 것!
실내 모든 공간이 ★온돌★이 가능하다는 거다. 전기판넬인 것 같은데 따뜻하게 보일러가 들어오니 아침 저녁 쌀쌀함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4인용인 만큼 침실도 2개.
2층 침대로 된 곳도 있는데 넉넉하게 쓰려면 이곳은 조금 불편할 수 있겠다. 특히 2층은 구색갖추기 같은 느낌도 살짝 든다.
화장실과 욕실은 서로 분리되어 있고, 세면대와 욕실에선 따뜻한 물이 나온다.
다른 공간에 비해 가장 협소한 공간이다. 프리미엄형엔 욕조가 있었고, 커플형엔 샤워부스로 되어 있었는데 사용하기엔 샤워부스가 더 편하다. 사실 욕조는 일본호텔(료칸)에 있는 객실 욕조 같은 느낌으로 무지 작다.
⇒ 전반적으로 사용하는데 큰 불편은 없었지만 설거지와 샤워는 공간이 협소에 불편한 점이 있다. 하지만 하룻밤 보내는 특별한 경험에서 이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이다.
이른 아침의 캠프장 풍경은 저녁의 그것과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촉촉하게 내려앉은 이슬과 어스름하게 퍼져있는 아침 안개는 한껏 들떠 있던 마음은 가라앉힌다. 마음을 가다듬고, 자연이 뿜어내는 소리를 들어보란 신호인가 보다.
한맥 카라반 파크는 낙동강을 앞에 두고 있지만 오랜 가뭄 탓에 강줄기는 바싹 말라버렸다.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안타깝지만 그 보다 이 가뭄이 언제나 해갈될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단수가 된 지역도 있다고 들었는데 말로만 듣던 가뭄의 현실을 보니 더 걱정스럽다.
가볍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떠나기가 아쉬워 마지막 몸부림을 쳐본다.
그네도 한번 더 타보고, 1:1 농구도 해보고, 기념촬영까지 완료!
링컨이에게 오늘의 기억은 없겠지만 좋은 느낌으로 이 시간이 남길 바래본다. ^^
한맥 카라반 파크
행정구역상 예천에 있지만 안동과의 경계에 있어 예천과 안동을 두루 여행할 수 있는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가장 가까운 곳(20분 거리)에는 안동하회마을이 있다.
프리미엄 A, B형(4인용, 9평), 커플 A, B형(2인용, 7평), 이코노미(4인, 6평) 총 11개 객실 구비.
바베큐 그릴은 대여(유료)가능하며 대여시 숯이 포함된다(불도 붙여준다).
객실확인 및 인터넷 예약: http://reserve.dothome.co.kr/schedule/?links_number=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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