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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대구(Deagu)

전세대가 함께 떠나는 대구 향촌문화관의 근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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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가장 긴 연휴라는 2015년 설연휴. 설날은 지났지만 아직 남아있는 연휴 중 이틀은 말 그대로 휴일로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조금 싫어질법도 한 명절 음식 대신 외식도 하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거리가 가득한 대구 향촌문화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향촌문화관은 개관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역사박물관이다.

개관 초기 무료로 운영되다가 지난 달부터 유료로 전환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성인 1,000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 입장료라 크게 부담스럽진 않다.

 

 

 

 

 

대구를 가득 채운 '근대여행'의 정점이 될 것 같은 <향촌문화관>은 근대역사 골목투어 2코스와도 그리 멀지 않다. 골목투어 1코스 또는 2코스와 연계해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대구 최초의 대중교통인 부영버스가 1900년대 초반, 향촌동 거리로 우리를 휘리릭~ 날려버린다.

 

 

 

 

 

당시 대구의 중심지를 꼽으라면 중앙로, 북성로, 교동시장이 단연 으뜸이었다. 이 3곳이 연결된 지점이 향촌동이었고, 자연스레 사람들의 발길은 향촌동으로 향할 수 있었다. 기성복이 흔치않았던 시절의 양복점, 금은방이 가득했을 중앙로, 각종 공구들로 가득한 공구골목 북성로, 국산·수입품 할 것 없이 필요한 것은 모두 구할 수 있는 교동시장을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이렇듯 <향촌문화관>은 오래된 물건들을 모아 전시하는 형태가 아닌 직접 체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볼거리로 좀더 친숙한 박물관의 형태를 띄고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향촌문화관에서 빼놓아서는 안될 하이라이트 "도심은 살아있다" 영상쇼!

대구역 광장에서는 매시간 1950년대 대구의 모습을 5분짜리 영상으로 보여준다. 다이나믹한 영상은 과거와 현재를 정신없이 오가게 한다.

 

     ▶ 영상상영시간: 매시간 정각, 20분, 40분(오전 9시 부터 시작)

 

 

 

 

 

물론 많진 않지만 1900년대 초중반 사용했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인상적인 것은 복제품이 아니라 대부분이 사람들의 손때로 가득한 기증품으로 이루어져있단 사실. 꼬깃꼬깃 접혀있고, 찢어지기도 한 오래 묵은 신분증과 통장, 운전면허증은 당시를 살아보지 못한 나이지만 향수를 불러오는 듯 하다.

 

 

 

 

 

 

골목이 유일한 놀이터였을 그 때, 이곳에서 고무줄 놀이, 땅따먹기를 하고 놀았던 것처럼 아이들이 놀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놀이를 한번도 해보지 않았을 것 같은데 꽤 흥분하면서 아이들이 겨루고 있다.

 

벽 모퉁이에 붙어있는 산아제한 표어, 쥐잡기 표어에서 빵터져버렸다.

 

 

 

 

 

 

많은 재래시장들이 현대화를 거쳐 편리하게 변화되어 가고 있지만 교동시장엔 아직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곳들이 남아있다.

양키시장에선 구제옷, 먹거리 등 외국물건들이 넘쳐나고, 지금은 흔치 않은 소형 전자제품들도 간혹 만날 수 있다. 물론 시장 나들이의 핫스팟인 길거리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로 여행온 사람들이 꼭 찾는 납작만두, 따로국밥, 냉면 좌판이 재현되어 있다.

 

여름에만 문을 여는 부산안면옥이 이때부터 유명한 냉면집이었단 사실을 이곳에서 처음 알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말그대로 향촌동 골목골목을 만날 수 있다.

 

 

 

 

 

 

어쩜 저렇게 디테일한 장식품을 찾아냈는지...

담배갑에 있는 은박종이에 그림을 그려 유명해진 화가 이중섭처럼 은박종이에 작품을 남길 수 있다. 이중섭은 이곳에서 은박에 그린 그림을 술값으로 치르기도 했다고...

 

 

 

 

 

향촌동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한국전쟁이 나면서 남으로 내려온 피난 예술인들이 이곳에서 집결하면서 부터다. 화가, 음악가, 연기자, 시인들이 대구에 정착했고, 여유가 생기면 향촌동의 다방, 막걸리집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이 함께하는 시간이면 그곳이 미술관이 되고, 음악당이 되고, 시와 소설의 낭독회가 되었다.

 

 

 

 

 

 

지금과는 달리 페인트 그림으로 그려진 영화 포스터...

실제로 영화관으로 들어가면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특별한 놀거리가 없었기에 놀이기구가 동네로 찾아오는 날이면 동네 아이들에겐 축제가 열린 것처럼 신나는 날이었겠지? 

 

 

 

 

 

실제로 이곳에서 과거의 사진을 보시며 졸업기수를 헤아려보시는 어르신들도 찾을 수 있었다. 우리에겐 역사 속 이야기지만 그 분들에겐 추억 속 이야기이기에 서로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어느 지점에선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깜놀~한 사실, 예전엔 첨성대에 이렇게 올라갈 수 있었나 보다.

1935년 계성학교 졸업사진이다.

 

 

 

 

 

향촌문화관 3-4층은 대구문학관으로 운영된다.

대구에서 작품활동을 한 작가들을 비롯해 한국 초기 문학잡지 등을 소개한다.

 

 

 

 

 

 

 

가장 맘에 들었던 곳은 4층에 있는 [문학서재]

일종의 도서관이다.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문인들의 작품 뿐 아니라 세계적인 작가들의 문학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도서관처럼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개인좌석도 있고, 오픈된 넓은 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간단히 노트북을 연결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아, 대출은 안됨!

 

 

 

 

동화구연 스튜디오다.

원고를 보며 읽으며 동화구연을 실제로 해볼 수 있는 개별 공간이다. 할머니 한분이 너무 열심히 동화구연을 하고 계셨다. 밖에서는 분명하게 들리지 않지만 어쩌면 그 분께는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머릿 속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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