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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독일(Germany)

독보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쾰른대성당(Kölner 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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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행자들이 쾰른(Köln)에 대해 가지는 인상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되는 것 같다.

쾰른은 대성당 하나 밖에 볼 것이 없으니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도시, 또는 쾰른대성당 하나만 보더라도 충분히 가볼만한 도시!

이 상반되는 두 가지 인상 속에서 쾰른대성당이 흔들림없이 자기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 성당 중앙 출입구

 

 

쾰른대성당은 한 도시의 상징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

이름부터도 그렇지만 쾰른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서슴없이 성당의 자태를 내보인다.

쾰른시내 어디에서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쾰른 중앙역 바로 옆에 위치해있어 다른 지역으로 가는 여행자들도 잠깐 들렀다가 떠날 수도 있다. 여행자에게친절한 곳이다.

 

 

 

 

▲ 바이에른창(위: Beweinungsfenster, 1847 /아래: Pfingstfenster, 1848)

 

 

 

 

 

성당 안에 들어섰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스테인드글라스다.

여전히 담고 있는 의미보다는 여전히 화려한 색채에 홀려 넋을 놓고 바라보지만 언제봐도 황홀함에 빠지게 만드는 최고의 볼거리다.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성당의 규모만큼 큰 크기로 압도하고, 다른 특색을 가진 창의 그림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바이에른창은 바이에른왕이었던 루트비히 1세가 기증한 창이라 전해진다.

 

이 외에도 많은 보물들이 성당 내에 산재해있다.

 

 

 

 

 

 

1248년 부터 건설하기 시작한 쾰른대성당의 기원을 찾는다면 바로 동방박사의 유골함에서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1164년 쾰른의 대주교가 밀라노에서 동방박사의 유골함을 가지고 오면서 쾰른은 유럽에서 인기있는 순례지가 되었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순례자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구성당을 두고 건설하기 시작한 쾰른 성당... 완공되기까지 600년이 넘게 걸렸다. 당시 사람들은 예상했을까?

 

동방박사의 유골함은 중앙제대에 있어 가까이에서 볼 수 없었고, 이것으로 대신...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것이 이렇게 화려한 걸로 봐서 동방박사 유골함은 어마어마할 듯 하다. 유골함이 금세공술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가이드북의 설명! T.T

 

 

 

 

성당 군데군데에 이런 부서진 돌기둥이 어울리지 않게 세워져 있다. 성당 내부에도 그렇지만 성당 외부에서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아마도 훼손되고 있는 구조물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인 것 같다. 기부함도 함께... 정말로 쾰른성당의 외곽이 빠른 속도로 부식되고 있어 끊임없는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 크리스토포러스 조각상

 

 

 

 

▲ 바닥 모자이크 장식

 

 

 

▲ 게로 십자가

 

 

 

 

▲ 글라라 제대

 

 

 

 

천정, 바닥, 그리고 많은 제대들...

성당의 규모가 거대하다는 것이 그리 와닿지 않았는데 성당에 빼곡히 박혀 있는 성물들을 보면서 조금씩 실감이 난다.

어쩌면 눈길한번 주지 않을 수도 있는 바닥 모자이크 마저도 놀라우리만큼 세부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976년 게로주교가 기증했다는 십자가는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잘 보존된 것 같다.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십자가로 게로 십자가 이후 십자가상에 못박힌 예수님의 모습이 흔한 십자가상의 형태가 되었단다. 굳게 닫힌 글라라 제대 앞에서는 약간의 아쉬움도 든다(클라라 제대는 글라라 축일에 오픈된다).

 

여행자의 수호성인인 크리스토포러스상 앞에서는 이번 여행도 끝까지 함께해주길 바란다.

 

 

 

 

 

 

무지 넓은 성당...

가만히 앉아 마지막 기도를 바치고 슬쩍 물어본다.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쾰른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성당의 돔.

사람은 망각의 동물임이 틀림없다. 다시 오르지 않겠다는 다짐은 온데간데 없이 계단을 오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심지어 이곳은 약간의 엘리베이터도 없었다.

 

 

 

 

 

그래도 천정까지 오르고 나니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쾰른대성당의 돔을 오르는 이유는 쾰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성당 종의 울림을 가장 가까이에서 전해들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성 베드로 종

 

 

 

 

시계가 없었던 그 옛날엔 시간을 알려주는 소중한 역할을 했겠지만 지금은 박람회, 축제 등의 행사를 알려주는 역할이 더 크겠다.

가운데 있는 가장 큰 종인 성 베드로의 종(24톤)은 1차 세계대전 후 황제의 종과 교체된 것이다. 작은 종들 중 4개는 중세부터 사용되던 것들이다.

 

"깨어있어라!"

종이 곧 울린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넋놓고 있다가 울리는 종소리에 까무러치는 줄 알았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임산부는 들어오지 말라는 친절한 표지판도 있었다. ^^

 

 

 

 

 

 

돔 전망대는 피렌체 두오모와 같은 낭만은 없었지만 사방으로 성당 아래를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성당의 주변은 주로 낮은 건물들로 채워졌다. 여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쾰른시는 시가지 개발계획을 세우면서 성당주변으로 높은 빌딩들을 세우려 했다. 그러다가 유네스코로 부터 세계문화유산에서 제외하겠다는 엄청난 소리를 듣고 개발계획을 수정했다고 한다. 오래된 것들을 잘 보존해온 유럽에서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조금 놀랍긴 하다. 아마도 독일이 가진 특수성 때문이었으리라.

 

 

 

▲ 로마시대 유적

 

몇몇 여행자들에겐 매력없는 곳으로 다가오는 쾰른이지만 이래뵈도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도시다. 로마시대 식민지였던 탓에 어렵지 않게 로마시대 유적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쾰른이라는 이름도 식민지에서 유래되었단다. 제대로 형태를 유지하지 못했지만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유리로 둘러싸여 보존되고 있다.

 

 

 

 

▲ 성당의 남쪽

 

 

얼룩덜룩한 성당의 외관.

본래 건설되었을 때엔 밝은 하얀색이었다는데 세계대전을 치르며 폭격당하고, 매연을 접하면서 검은색으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복원 중인 상태. 다시 쾰론성당을 만나게 되는 날, 새하얀 성당의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쾰른대성당이 조금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톨릭성당임에도 개신교의 예배와 이슬람교의 예배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개신교와 가톨릭은 어찌됐건 같은 줄기로 볼 수 있으니 그렇다치고, 이슬람의 예배는 상당히 놀라운 사건이다. 터키에서 건너온 이슬람교 노동자들을 위해 공간을 배려했다는 점은 요즘도 귀감이 될 수 있는 일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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