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영국(United kingdom)

장안의 화제, <공부하는 인간(Homo Academicus)>에 등장한 옥스포드 대학의 풍경

728x90

 

 

 

최근 관심있게 보고 있는 TV프로그램 <공부하는 인간(Homo Academicus)>은 여러가지 이유로 내 눈길을 끈다. 입소문을 듣고 다시보기를 통해 1, 2편을 보고(KBS프라임팀이 Daum TV팟에 풀영상을 공개하고 있다)난 뒤 4편은 본방을 사수했다. 반갑게도 4편의 시작에선 지난 여름 다녀온 옥스포드 대학의 모습들을 담고 있어 내용에 대한 기대에 옥스포드에 대한 추억까지 겹쳐버렸다.

 

2012년 '바스'를 다녀오는 길목에서 옥스포드를 만나게 되었고, 동생과 나는 망설임 없이 기차에서 내렸다.

 

 

 

 

'옥스포드'가 가진 명성에 비하면 작아뵈는 기차역이었지만 그래도 갖출건 다 갖춘 알찬 기차역이다. 학생들의 도시임을 증명하듯 역의 한켠에 가득한 자전거 무리는 런던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소박한 학생들의 생활을 대변해주는 듯해서 슬쩍 웃음이 났다. 그래서인지 영국의 다른 도시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특별한 느낌이 나를 사로잡는다. 옥스포드가 대학의 도시라는 고정관념이 한 몫을 했겠지만 온 몸을 통해 전해지는 학생들의 학구열로 인해 시작부터 가슴이 뛰는 여정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역을 벗어나 처음 만나게 된 것이 전면 유리로 마감된 도서관이었다. 집중에는 별 도움이 안되어 보이는 유리벽이 여행자에겐 조금이나마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창이 되어 주었다.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면 옥스포드의 중심을 가르는 세인트 올데이츠 거리(St. Aldate's St.)를 만나게 된다. 세인트 올데이츠 거리까지 가는 길에 만난 옥스포드 카운티홀(oxford county hall)과 옥스포드 박물관(museum of oxford, 이곳은 시청에서 운영 중, 나머진 옥스포드대학의 소유)은 옥스포드의 고풍스러움을 대변하는 듯 하다. 아쉽게도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중세의 도시 옥스포드를 유감없이 반영한다.

 

 

 

 

옥스포드의 첫 관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 카팍스 타워(Car Fax Tower)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옥스포드의 '만남의 광장' 정도 될 듯 싶다. 시계 밑에는 두 장정이 15분 마다 시간을 알려준다.

 

 

 

 

 

메인거리에 들어서면 우리네 대학가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즐겨찾는 여러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다. 먹거리를 비롯하여 병원, 여행사, 옷집, 학용품점 등 다양한 상점들이 학생들의 생활에 편의를 제공한다. 여느 때라면 옥스포드의 학생들과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이 한데섞여 부산스러운 곳이었겠지만 오후 늦은 시간이라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빠져나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스포드에선 옥스포드의 학생들과 배낭여행을 온 세계의 대학생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사실... 물론 확인해보진 않았음! ^^

 

 

 

 

 

옥스포드는 우리나라 대학처럼 종합대학(university)이 생기고 그 안에 단과대학(college)들이 생긴게 아니라 단과대학들이 먼저 생기고 그것을 하나로 묶어 옥스포드 대학이 되었다. 정확한 자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1096년부터 교육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이탈리아 볼로냐에 세계 최초의 대학이 생긴 뒤 프랑스 소르본대학이 생겼고, 다음으로 생기게 된 곳이 이곳 옥스포드다. 그렇기에 영어권에서는 최초로 생긴 대학, 최고의 역사를 지닌 대학으로 자부심이 강하지만 사실은 프랑스의 앙리2세가 소르본대학에 영어권 학생들의 입학을 금지시키면서 조금씩 커나가기 시작했고, 1167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oxford라는 명칭은 12세기에 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단다.

 

이렇게 오래된 역사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옥스포드이기에 고풍스러움 부터 현대적이기까지 다양한 문화를 담고 있으며 그렇기에 이곳에서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기에 아쉬움이 없을 듯 하다. 옥스포드 학생스타일을 보여주는 후드티와 자켓을 파는 oxford blue는 그들의 자부심을 드러내주는 곳이기도 하다.

 

 

 

 

요즘도 사용되는 듯이 보이는 POSTING BOX마저도 나름의 분위기를 풍긴다.

 

 

 

 

 

옥스포드를 걷다 만난 풍경, 아마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 듯 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옥스포드의 석학 중 한 사람이 아닐까 싶은데... 그들은 이 길을 몇 번이나 오갔는지 모른다. ^^

 

 

 

 

 

 

39개의 college가 모여 옥스포드 대학을 구성하고 있지만 우리네 대학과는 달리 단과대학들의 독립성이 인정되고 있어 학생선발과 운영에도 조금씩 차이를 가지고 있다. 토마스 모어, 존 로크를 비롯하여 간디, 리처드 도킨스, 토니 블레어, 빌 클린턴도 이곳을 거쳐갔다. 무수한 노벨상 수상자들과  영국 수상들의 반이상이 옥스포드대를 졸업했다고 하니 그 명성은 두말하면 입만 아프겠다. 타임지에서 발표한 2013년 영국대학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고, 가디언 랭킹에서는 캠브리지에 이어 2위를 차지하였다. 캠브리지와 옥스포드는 뗄 수 없는 경쟁대학이다.

 

참고로 런던에서 봤던 Imperial college London(영국의 MIT라는 닉네임을 가졌다)은 타임즈 랭킹에서 4위에 올랐다.

 

 

<Imperial college London 입구>

 

 

 

 

 

 

많은 college들 중에서 가장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이곳은 Christ Church College이다. 웅장하고 큰 규모가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곳의 인기는 해리포터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안뜰이 큰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던데 이미 입장시간을 넘겨버린지라 미련없이 패스해야만 했다. 존 로크가 다닌 학교가 바로 이곳이다. 이곳에서 보유하고 있는 예술작품들과 도서들이 대단하다는데 보지 못하고 돌아온게 못내 아쉽다.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는 세이트폴 대성당을 지은 크리스토퍼 렌이 지었다.

 

  ▶ 세인트폴 대성당: http://kimminsoo.org/781

 

 

 

 

 

전형적인 대학가의 풍경들은 이곳에서의 발걸음을 부여잡는다. "딱 1년만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가득 채웠는데 동생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단지 이곳의 풍경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정한 교육은 암기력의 향상이 아닌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리라.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함께하는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세계를 창출해낼 수 있는 지식을 길러내는 것, 그것이 대학이 가진 존재의 이유일 것이다. 자본의 힘에 절대로 굴하지 않으며 편향적이지 않은 교육을 할 수 있는 곳, 결과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 과정 자체를 즐기며 공유할 수 있는 곳. 그런 철학을 가진 대학이 아쉬운 요즘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그 가치와 철학을 지켜냈기에 오늘의 옥스포드가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이유있는 고집이 부럽다.

 

 

 

 

 

정신없이 옥스포드 대학들을 둘러본 뒤 코츠월즈로 돌아가기 위해 다다른 옥스포드역에서 의외로 값싼 먹거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렇지... 이곳은 대학가였어.' 가난한 대학생들의 주머니사정을 고려해서인지 다른 지역보다 먹거리도 풍부했으며 가격도 꽤 저렴했다. 시골에 유일하게 있었던 작은 구멍가게와는 달리 많은 먹거리들에 혹~해버린 우리는 두 손 가득 먹거리들을 챙겨왔다. 덕분에 이 음식들로 환상적인 이틀을 보낼 수 있었다.

 

 

반응형

인스타그램 구독 facebook구독 트위터 구독 email보내기 브런치 구독

colorful png from pngtree.com/

DNS server, DNS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