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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강원도(Gangwondo)

동해의 길잡이, 묵호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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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인 우리동네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바다, 동해.
1시간이면 달려갈 수 있는 경상도의 바다와 3시간은 족히 걸리는 강원도의 바다는 같은 동해라도 내게 주는 느낌은 심히 다르다. 쉽게 닿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신비감과 익숙함이 주는 평가절하가 절묘하게 혼합되면서 가지게 된 일종의 고정관념일게다.


강원도를 여행하기 위해 찾은 것이 1차적 목적은 아니지만 무슨 상관 있으랴, 지금 내가 이곳에 서 있는 것을.


동해에 가게되는 길에 어디든 가보자 하고 휴대폰을 검색해보니 대부분 이곳을 소개하고 있었다.



흐린 날씨 탓인지, 늦은 오후인 탓인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쩜 그래서 더 이곳에서 머무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언덕배기에 묵호등대를 두고 바닷가로는 시와 그림, 사진, 조각 들이 늘어서 있다. 그래서 이름하야 해양문화공관이다.

...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

최남선의 시처럼 파도는 무섭게 바위를 내려치는데 등대는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방파제쪽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꽤 멋있는 풍경이 나올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등대 아래로 펼쳐진 작은 골목길을 따라 걸어보고 싶지만 기약된 시간이 있기에 그러지는 못하고, '다시 언제쯤 이곳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 가득하다.



바다를 향하고 있는 벽면에는 각종 등대의 모습이 가득하다. 이렇게 많은 친구들을 간직하고 있으니 묵호등대는 외롭진 않겠다. 아이들의 익살스러움도 보이고, 세상풍파가 깃든 등대도 보인다. 세상에 없을 갤러리가 되어버렸다.



쉰을 바라보는 묵호등대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영화를 시작으로 많은 영화들을 촬영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보진 못했지만 제목만으로도 너무나 유명한 영화기에 그 덕을 적잖게 봤을 것 같다. 그래서 이곳엔 <영화의 고향>이라는 기념비가 새워져 있다. 그러고 보니 <찬란한 유산>에서 이곳을 봤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한효주가 이곳에서 나왔던 것 같은데...



등대가 우뚝 선 자리는 묵호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하니 멀리까지 훤히 비춰주겠다. 등대지기는 어디에...


등대를 마주보고 있는 펜션이 그림같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아~ 저기가 우리 집이었다면... 아마도 바다건너를 그리며 살았겠지?


등대 바로 아래 있는 펜션도 예술이다. 하룻밤 묵어갈 수 없다면 잠시 쉬어가도 좋을 곳이다. 카페도 함께 있으니 말이다.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많은 생각에 잠기겠지?
등대야~ 이 넓은 바다가 부디 화내지 않도록 잘 다독여주렴. 배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잘 비추어주렴.

큰 기대를 가져가면 실망할 수도 있겠으나 그저 천천히 등대를 둘러보고, 주변 골목을 산책하기엔 더 없이 좋은 장소같다. 찍고 가는 여행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걷는 여행지로 더 어울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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