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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장 자크 상페 전시회티켓을 구입하고 가기 전 한번은 보고 가야겠단 생각이 들어 집어 들었다. 대학시절 읽었다 생각했는데 읽는 내내 그때의 느낌이 떠오르지 않는걸 보면 읽어도 아주 건성으로 읽었거나 아님 안읽은게 분명하다. 하지만 다시 이 책을 집어든 지금에야 그런게 뭐그리 중요하겠는가.
사실 책을 든 이유는 상페때문인데 그림보다는 글에 더 빠져들었으니 이것도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라는 이름 엄청 귀에 익다생각했는데 향수의 저자란다. 향수는 영화로만 봤지만 내게 적잖은 충격을 던져주었던 이야기였다. 그런 영화의 원작을 쓴 사람과 좀머아저씨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동일인물이라는게 넘겼던 책장을 다시한번 뒤돌아보게 만든다.
자전거 타는 것에 공포감을 가진 이름도 알 수 없는 꼬마가 키가 크고 자전거를 멋들어지게 탈 수 있는 큰 아이가 될 때까지 이 책에서 좀머씨는 몇번 등장하지도 않는데 제목은 좀머씨 이야기다. 그 꼬마 녀석은 이야기의 시작부터 자신에 대해 섬세하게 설명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어 나도 거기에 빠져들었다 생각했는데 한편에서는 좀머씨를 기다리게 된다. 나는 아직 그를 모르는데도 말이다. 참 묘한 일이다. 그저 세상의 언저리에서 살고자 했던 그 아저씨는 왜 자꾸 내 머리 속 중심으로 파고드는 것일까. 그가 내버려두라고 하면 할 수록 더욱 그렇게...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상의 일들을 단순하게 풀어주는 꼬마녀석 덕분에 나는 찬찬히 책장만 넘기면 된다. 하지만 마지막의 허를 찌르는 그 반전! 아~~ 세상은 그리 복잡하지 않는데 우리가 복잡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제, 오늘 세상 밖으로 내던져진 아니 스스로를 내던진 한 사람이야기로 떠들썩하다. 그는 좀머씨의 마음을 알라나? 좀머씨의 굵고 짧은 한마디는 관심있는듯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하지만 당사자는 결코 원하지 않는 그런 눈으로 내가 보는 것이 전부라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던지는 마지막 화두가 되어버렸다.
"그러니 나를 제발 그냥 놔두시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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