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of All/All Review

추억의 필름과 세개의 눈이 만났다-Three렌즈 카메라(삼식이)

728x90


디지털 카메라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필름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디카보다 필카가 나와 함께한 시간이 더 오래였는데도 매정한 배신자처럼 뒤도 안돌아보고 구석 어딘가에 쳐박아두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된 삼식이 카메라. 디지털 카메라가 못하는 것이 없다하지만 아날로그의 참맛은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 어설픈듯 하면서도 익살스럽게 생긴, 장난감 같으면서도 카메라로서 제 몫은 다하는 삼식이 카메라 덕분에 재밌는 봄날을 보냈다.


꼭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세 눈의 로봇처럼 보이기도 하고, TV 속에서 웃고 있는 녀석처럼 보이기도 한다. ㅎㅎ 생긴건 딱 장난감인데 이것이 정말 사진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궁금해 진다. 일단 한 손에 딱 잡히는 그립감이 심히 기분 좋다. 한 장의 사진 컷에 3가지 다른 모습이 찍힌다는 것도 엄청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아하~ 개봉박두!


셔터도 있고, 뷰파인더도 있고, 렌즈도 있고, 필름을 감을 수도 있고, 몇 장을 찍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정말이지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다. 일단 필름을 사야겠지? 예전에 사둔 필름이 한 통 있었는데 쓸일이 없을 것 같아 쭉~ 뽑아 편지지로 썼는데(지금 생각해보니 한통에 쓰는 편지치고는 상당히 비싼 편지지가 됐구나) 괜히 그랬다 싶다. ㅎㅎ 사진관에 가서 필름을 한통 사들고 삼식이 앞에 앉았다.

 


예전엔 주로 코닥 필름을 썼는데 이번엔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 후지필름 24매짜리로 낙찰! 오랜만에 필름을 만나니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좋다. 오랫동안 쓰지 않았더니만 필름을 어떻게 끼웠는지도 기억이 안나 삼식이만 만지작, 만지작... 아~ 뚜껑을 열어보니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친절히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단 카메라 뒷면을 바라보면 왼쪽에 오픈버튼이 있다. 그걸 살짝 눌러 열어둔 뒤 노란 필름감기 버튼을 위로 살짝 올린다. 그리고는 필름을 딱 들어맞게 넣고 앞쪽을 여유있게 살짝 뺀다. 카메라를 바로 들고 있다는 필름은 거꾸로 들어가야 한다. 필름이 꼭 맞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걸림대에 필름 홈을 맞추고 필름이 잘 걸려있는 것을 확인한 후 뚜껑을 닫으면 된다. 옛날에 있던 카메라는 이렇게 닫으면 자동으로 딱 맞춰줬는데 삼식이는 내 손을 좀 더 필요로 한다.


별이 둘러싸고 있는 저 버튼을 살짝 돌려주면 드디어 필름이 돌아가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촉감적으로도 필름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회용 카메라의 느낌도 든다. 일회용 카메라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겠다. 이제부터 촬영모드~


나는 동생을 찍고, 동생은 나를 찍고... 서로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한다. 언제나 찍고나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카에 익숙해져 있던 나머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사라진 것 같다. 찍고 나선 계속 궁금해서 습관적으로 카메라 뒷면을 바라보게 된다. ㅎㅎ 이래서 사람의 습관은 무섭다.


봄인 만큼 얼마전 꽃을 틔운 다육이도 한번 찍어보고, 몇 년만에 꽃을 틔운 난도 한번 찍어본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에 이렇게 많은 꽃이 있는 줄 몰랐네. 삼식이를 들고 찍어대니 내 눈도 3개가 됐나보다. 안보이던게 자꾸 보이니 말이다. ^^


어느새 24장의 필름을 다 찍었다. 순식간에... 완전 기대된다. 기대감 100%%%%
다 찍은 뒤에는 필름을 넣을 때 썼던 롤러를 다시 세워 시계방향으로 돌린다. 역시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와 감촉을 느끼며 내가 만든 작품을 기대한다.


어느새 다 감긴 필름 한통! 꺼내자마자 필름을 들고 사진관으로 고고씽~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디카 사진에 밀려 아날로그가 설자리를 잃었지만 아날로그의 맛이 그리워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그만큼 더 독특함을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의 세계로... 오늘 하루는 따뜻한 봄햇살과 함께 과거의 향수를 일으키는 필름세상으로 돌아가보았다. 요 카메라 눈독 들이는 사람이 많아져서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았던 하루다. 내일이면 사진도 나오는데 이 참에 전시회라도 한번 할까보다.


제 삼식이 작품들은 내일이면 제손에 들어옵니다. ^^ 그때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지 보여드리지요.
저도 엄청 기대되네요. ㅎㅎㅎ

★ 삼식이로 만들어낸 사진 이야기: http://moreworld.tistory.com/495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반응형

인스타그램 구독 facebook구독 트위터 구독 email보내기 브런치 구독

colorful png from pngtree.com/

DNS server, DNS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