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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f All/All Review

보르도 와인과 함께하는 우리만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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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없이 신청했던 RevU의 와인 시음 기회가 주어져 뜻밖의 기쁜 모임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 모임이야 원래 계획된 것이었지만 와인이 우리 모임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덕분에 큰소리 치며 생색낼 기회도 가지고... ^^
어디를 가면 와인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집 가까운 곳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엄마 생신 때도 이모들 모시고 와인으로 식사를 했었던 곳인데 여름에 찾으면 더 없이 좋은 장소라 두 번 생각 않고 내 마음대로 결정해 버렸다.


<레스토랑 아셀>


우리 모임은 만나면 이상하게 길~어지는 특성을 가진 모임이라 되도록이면 '빨리 만나서 빨리 끝내자!'라는 생각으로 이른 시간에 약속을 잡는다. 물론 '빨리 만나자'는 가능하지만 '빨리 끝내자'는 언제나 불가능했다. 하지만 오늘도 변함없이 이른 시간에 이곳을 찾았다. 그래서인지 외부 테이블에는 우리가 첫번째 손님이다.


일단 레스토랑 측과 이야기해서 코르크 차지(corkage charge, 콜키지; 개인이 가져간 와인을 오픈하고 서빙해주는 비용)를 지불하기로 하고 셋팅을 부탁했다. 와인하면 양식이라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한식과도 잘 어울리고, 조율만 잘 한다면 환상적인 맛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엄마 생신때도 만족도 120%였는데, 이번에도 역시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 ㅎㅎ

<오늘의 와인: Château Le Pey(샤또 르 뻬이) 2007>


우리가 맛볼 오늘의 와인은 보르도 와인으로 샤또 르 뻬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사실 와인을 좋아하고 즐기기도 하지만 와인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 같은 그런 전문적인 이해는 말하지도 못하고,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다수였다. 이탈리아 여행때 간간히 들었던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지식이 모두였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있나? 우리가 즐기고 맛있으면 되고, 흥을 돋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샤또 르 뻬이(2007)

프랑스 보르도 와인으로 깊고 진한 붉은 자주빛을 띄며 잘 익은 포도와 오크향, 스파이시한 향을 복합적으로 가졌다. 훌륭한 밸런스와 탄탄한 구조가 잘 갖추어진 와인으로 평가된다.

품종: 까베르네 쏘비뇽 55%, 메를로 45%
원산지: 메독(Medoc)


- 까베르네 쏘비뇽(Cabernet Sauvignon)은 레드와인의 황제라고도 불리는 품종으로 자갈이 많은 포도밭에서 성장한다. 포도알은 작지만 껍질이 두껍고 진해 탄닌이 풍부하고 복잡미묘한 향미가 많고 힘이 가득한 품종이다.
- 메를로(Merlot)는 진흙과 석회질의 토양에서 성장하며 섬세하고 우아한 맛을 지녔다. 아로마향과 탄닌이 만나 색은 짙지만 맛은 부드러움을 가진다.
- 어울리는 음식: 육류요리 및 치즈



 

<보르도 와인>



보르도("물가(지롱드강)"라는 뜻에서 유래)
는 레드와인 품종의 제왕이라 부르는 카베르네 쇼비뇽의 주요 산지이다. 만생종이라 완숙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벌레에 강하고 놀라운 숙성력을 가지고 있어 제왕이라는 칭호까지 받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메독은 보르도 지방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유명산지로 최상품의 프랑스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보르도 지역에서 나오는 와인들 내에서도 등급을 나누지만 일단 '보르도'라는 말이 있다면 믿어도 된다. 풍부한 수량을 간직해서인지 이 지역에서 나는 와인도 풍만한 느낌과 함께 골격이 탄탄한 느낌을 준단다. 사실 보르도와 메독, 부르고뉴~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는데 우리의 박사님께서 한마디로 정의해 주셨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산에서 와인을 많이 생산하니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고... 보르도는 경상도, 메독은 경산!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ㅎㅎ

덩달아 나도 조금 아는체 해보면
vintage와인의 생산연도를 의미한다. 고로 본 와인은 2007년산이다.
그림에서 하얗게 그려진 메독보르도 지방 중에서도 메독지방에서 생산한 것이라는 표시이며, 붉은 표시가 되어있는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와인의 원산지를 의미한다. 보통 O자리에 원산지를 표기하게 된다. 또한 AOC가 표기된 와인은 프랑스 와인 중에서도 최고 등급에 해당되어 와인의 여러 가지 조건(생산지역, 품종, 알코올 도수, 수확량, 양조법, 숙성조건, 시음검사, 가지치기 등)이 맞아야지만 지역 명칭을 붙일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메독지역에서는 카베르네 쇼비뇽의 비율에 따라 맛이 많이 정해진다는데 많이 들어갈 수록 오랫동안 숙성시켜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생산량의 55%가 수출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와인이다.



일반적으로 레드와인은 육류와 잘 어울린다하여 신선한 육류(돼지고기, 오리고기, 소시지)를 안주로 선택했다. 학부때 교양수업으로 들은 식품관련 수업에서 사람의 궁합도 중요하지만 음식도 궁합을 맞춰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음식 궁합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잘 모르지만 오늘은 꽤 궁합이 맞는 음식을 선택한 셈이다. 오늘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보약을 먹은 듯한 기분이다.


그렇다고 육류만 먹을 순 없으니 싱싱한 채소까지 곁들였다. 아셀을 좋아하는 이유는 고기도 맛있지만 싱싱한 채소를 끝도 없이 리필해준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채소가 금값이 되어도 아셀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드디어 부탁한 와인세팅이 완료되고 지글지글 굽히고 있는 고기와 향긋한 와인이 만났다. 탄성이... 와~~
모임에서 와인을 자주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바뀌어서인지 우리 모두 마음이 상당히 들떠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들뜨게 만들었을까?


콸콸~콸콸~ 쏟아지는 소리도 경쾌하다. 너무 경쾌해 잔 가득 부어담는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을 만큼 넉넉한 마음이 됐다.


드디어 첫 잔으로 우리의 만남을 축하한다. 근래엔 여러가지 이유로 자주 만나지 못했던 터라 더 큰 반가움이 첫 잔에 담겼다.
사실 우리 모임은 (특정 주제의)스터디 모임이지만 지금은 여행, 교육, 사회, 책 등 다양한 주제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본래의 목적이 조금 퇴색되긴 했으나 모두 인생공부(사실 내 여행은 이 모임을 통해 더욱 더 풍성해진다)라 할 수 있지 않겠나. 첫 만남부터 거창한 이름을 내걸고 몇 개의 목표를 정했지만 하나를 달성하고 나서는 당체 다음 목표로 향하질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목표는 점점 옅어져 갔고, 지금은 그저 얼굴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곧 다시 목표로 회귀할 수 있겠지?


갑자기 다시 찾아온 여름 때문에 땀이 삐질삐질 했는데 얼음에 몸을 푹~ 담그고 있는 것만 봐도 시원스러움을 느낀다. 와인은 마시는 온도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보통은 화이트 와인을 시원스럽게 마시지만 레드 와인는 일상온도(18~20℃))를 즐기지만 오늘은 조금 시원하게 즐겨보기로 했다. 레드와인을 시원하게 할 경우는 떫은 맛이 강해지고 탄닌의 쓴맛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우리 멤버 가운데 한 분이 유럽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신 분이시라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워낙에 많은 부분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계시는 박사님이시라 오늘 모임도 풍성한 모임이 되었다.



우리의 안주도 완성이 되었다. 목으로 자연스레 넘어가는 맛도 즐기고 씹으면서 느낄 수 있는 맛도 즐기고...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치즈까지. 이 모든 것이 최상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와인을 맛본 느낌을 한 마디씩 이야기해 보라는 말에 "어두운 밤하늘의 별들이 다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라고 말씀하신다. 아~ 말씀마저도 어찌 이런... 잘 모르는 우리는 이론서에 나오듯이 깊고 풍부하다, 무거운 느낌이 난다, 맛이 거칠다 등 어줍잖은 말들을 가져다 붙이는데 역시 고수는 다르구나.  


우리 모임도 한창 무르익어 웃음이 가실줄 모른다. 미처 일찍 도착하지 못한 모든 멤버가 모여 드디어 우리의 본격적인 미션이 시작되었다. 사실, 함께 얼굴을 보자는 의도도 있었지만 몇 일전 한 분이 좋은 일이 있어 축하하기 위한 모임이기도 했다. 이에 축하의 선물까지 드리고, 선물 개봉까지... 오랜만에 모이니 이렇게 좋은 일들도 쌓이게 되는 구나. 


안타깝게도 사진을 찍느라 내 얼굴이 담긴 사진이 없지만 그래도 그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은 감사하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주는 것보다 너무 많은 것들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또한 남의 좋은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세상에 좋은 일을 내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이런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영원히 이런 관계가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모임의 주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새롭게 달려야겠지.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역시나 모두들 내일 있을 일에 대한 걱정을 한 가득 늘어놓았지만 결국은 늦은 시간에 헤어지게 된다. 이미 알고 있던 일이 아닌가. 언제일지 알 수 없는 다음을 기약하며, 즐거웠던 와인파티도 이렇게 마무리한다.

 


나만의 와인창고에는 새로운 코르크가 식구로 오게 되어 반갑게 맞이한다. 어느날 문득 이것들을 모아봐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어느 정도 모이게 되면 나만의 작품을 만들 셈이다. 이것도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완성이 된다면 기꺼이 소개해 드리리라...

올 추석 가족과의 모임을 멋지게 만들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샤또 르 뻬이'를 추천해 드립니다. 한식과도 무지하게 잘 어울려 명절음식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네요. 소소한 준비로 특별한 자리를 만들어주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을 찾으신다면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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